‘왜 2030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해답 찾아야 재집권 한다

성한용 기자 2026. 7. 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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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647
‘인국공-단일팀-조국-엘에이치’ 표심 이반
우리 사회 모든 문제 청년 고통으로 집약
8·17 전국당원대회 중심 의제로 떠오를 듯
이재명 대통령이 7월 2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1987년 민주화 이후 전국 선거는 지역 구도로 치러졌습니다. 12월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는 대구·경북, 김영삼 후보는 부산·경남, 김대중 후보는 광주·전남·전북, 김종필 후보는 충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습니다. 1988년 13대 총선도 그랬습니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한몸이 됐습니다. ‘영남은 보수, 호남은 민주’라는 지역 구도가 형성됐고, 모든 선거에서 지금까지도 가장 강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지역 구도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세대 구도가 출현하면서부터입니다. 2002년 노무현-이회창 후보가 맞붙은 대선에서 ‘세대 투표’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습니다. 노무현 후보는 20대와 30대에서 이겼고, 이회창 후보는 50대와 60대에서 이겼습니다. 40대는 비슷했습니다. 이후 선거는 지역 구도가 조금씩 약해지고 세대 구도가 조금씩 강해지는 흐름입니다.

2012년 박근혜-문재인 후보가 맞붙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20대, 30대, 40대에서 승리했지만, 50대와 60대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2017년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는 참패했지만, 60대와 70대 이상에서는 승리했습니다.

‘고연령층은 보수, 젊은층은 민주’라는 세대 구도가 형성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민주당에 우호적이던 젊은층 유권자들이 서서히 돌아서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때 몇 가지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2017년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논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논란,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논란, 2011년 엘에이치(LH) 사태 등입니다. 네 사건을 꿰뚫는 하나의 가치는 ‘공정’이었습니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과 맞서 싸우고 1987년 6월 항쟁을 겪은 4050 세대는 민주, 평화 등 거대 담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성장한 2030 세대는 기회와 공정에 훨씬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정의를 외치면서 실제 삶은 정의롭지 않은’ 4050 세대와 민주당 정치인들의 위선에 분노했습니다.

2030 유권자들의 분노는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2022년 대선에서 차례차례 표출됐습니다.

오세훈-박영선 후보가 맞붙은 2021년 4·7 서울시장 선거에서 20대와 30대 유권자들은 50대와 60대 이상 유권자들과 마찬가지로 오세훈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습니다. 국민의힘이 기획한 ‘세대 포위’가 작동한 것입니다.

윤석열-이재명 후보가 맞붙은 2022년 대선에서 20대와 30대 유권자들은 두 후보를 비슷하게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2030 남성은 윤석열 후보를, 여성은 이재명 후보를 많이 지지했습니다. 세대 구도에 이어 젠더 구도까지 등장한 것입니다. 어쨌든 2030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우호적이라는 가설은 급속히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2030 새로운 유권자들의 출현을 정치인들도 모르지 않았습니다. 청년 공약을 무더기로 쏟아냈습니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청년 원가주택 30만호와 역세권 첫 집 주택 20만호 공급, 청년 신혼부부 전세 대출 및 대출 상환 이자 지원, 병사 월급 200만원 보장 등 어마어마한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공약을 지키지 못하고 탄핵당했습니다.

2025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청년 미래 적금 도입, 가상자산 현물 이티에프(ETF) 도입 추진, 안전한 가상자산 투자환경 조성, 거래 수수료 인하 유도 등 모두 27개 청년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2030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2025년 대선 전체 득표율은 이재명 49.42%, 김문수 41.15%, 이준석 8.34%였습니다. 2030 표심은 달랐습니다. 방송사 출구 조사에서 20대는 이재명 41.3%, 김문수 30.9%, 이준석 24.3%를 지지했습니다. 30대는 이재명 47.6%, 김문수 32.7%, 이준석 17.7%였습니다.

2026년 6·3 서울시장 선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서울의 20대와 30대 유권자들은 오세훈 후보를 더 많이 찍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남성과 여성 표심은 달랐습니다. 2030 남성은 오세훈 후보를, 여성은 정원오 후보를 더 많이 찍었습니다. 2022년 대선에서 나타났던 젠더 구도가 다시 출현한 것입니다.

6·3 서울시장 선거 패배 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2030 유권자에 대해 바짝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7월1일 국회에서 민주당 박민규·김남준·김윤·김영배·김한규·남인순·박주민·진성준 의원 주최로 ‘왜 2030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라는 도발적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민주당은 기득권인데 우리는 여전히 그걸 부정하고 있다. 그것을 일단 인정해야 한다. 2012, 2017년까지 2030이 우리를 지지했던 것은 노무현 대통령을 잃어버린 경험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이제 대통령을 세 번째, 네 번째 배출하는 정도면 유능함으로 승부해야 한다. 상대방의 실책만 기대해서는 안 된다. 굉장히 다양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목소리들을 제대로 듣고 소화해야 한다. 부족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7월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왜 2030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월2일 이재명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추가 세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미래 세대를 위한 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조성하는 데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습니다. ‘청년예산 분석 및 청년정책 재구조화 방안’도 보고받았습니다.

7월3일 민주당의 모경종·박지원·장철민·김동아 의원은 “정년 연장을 노와 사의 문제로 주고받을 것이 아니라, 채용과 고용 유지, 은퇴까지 이어지는 일자리 제도 전반을 새로 설계하는 큰 틀 안에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청년 일자리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8월 17일 전국당원대회에 나서는 주자들도 청년 정책을 중심 의제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7월3일 엑스에 “총리 재직 시절, 가장 많이 고민한 과제가 청년의 첫 경력이었다”며 “‘첫 경력 보장 국가 책임제’를 민주당의 대표 정책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7월 중 연속 토론회의 두 번째 주제로 ‘2030 민주당, 청년 친화 민주당’을 예고했습니다.

송영길 의원은 7월3일 기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 공산당 창당 105주년을 맞이해서 제시했던 주제가 바로 청년이었다. 청년과 2030의 지지가 없는 정당은 미래가 없다. 민주당이 환골탈태해서 정말 2030 청년들에게 매력있게 다가가는 정당, 그들에게 꿈을 보여주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장보고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매년 만 명씩 전 세계에 파견해서 1년 동안 그 지역을 공부하고 문화를 공부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해 23조를 투자하는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청년 주거를 획기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7월3일 최고위원 출마 선언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청년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많이 선택했던 건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개혁신당도 아닌 기권이다. 투표장에 안 나왔다. 이분들은 민주당을 떠난 적이 없다. 우리가 찾으려고 한 적이 없을 뿐이다.”

“과거만 쳐다보고 리스크 관리에만 신경 쓰는 정당이 바로 기득권 정당이다. 그런 정당에 젊은 세대의 기대를 모아내는 건 쉽지 않다.”

“반드시 다시 젊은 세대들이 기대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민주당 지도부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7월3일 최고위원회에서 청년 문제를 전담하는 당내 기구를 구성하고 청년 세대의 소득-자산 양극화 완화, 주거, 일자리 등 정책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나섰습니다. 취임 후 첫 주말인 7월4일 서울 신촌 대학가 원룸 밀집 지역을 찾아 주거 환경을 살펴보고 서대문구 홍제동 행복기숙사에서 원룸·기숙사 거주 청년들과 간담회를 했습니다.

한성숙 총리는 “기숙사와 청년 주택의 공급을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국토부·교육부·총리실 등 관계 부처와 청년들의 토론을 통해 구체적인 확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부는 청년들의 첫 경력 형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청년인턴 등 일 경험 사업을 확대하는 데 더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부 당국자나 정치인들의 말은 화려합니다. 말로는 못할 것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천과 문제 해결 능력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2030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 시대 청년들이 겪는 고통은 소득과 자산 양극화, 불균형 성장, 세대 갈등, 수도권 집중 및 지방 소멸, 일자리 축소, 고령화 및 저출생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집약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2030 청년 문제 해결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2030 청년 문제를 해결하거나 완화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에서 패배할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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