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쿠팡 주식 18번 사고 팔아···‘이해충돌’ 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 주식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18차례에 걸쳐 운용사를 통해 사고판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백악관이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표적 수사를 주장하고 나서는 등 쿠팡 문제가 한·미 간 통상 갈등의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쿠팡 주식 거래는 ‘이해충돌’ 소지가 있어 보인다.
미 정부윤리청(OGE)이 최근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신고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부터 쿠팡 주식의 매도·매수를 반복한 끝에 현재 최대 13만달러어치(약 2억원)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5만1달러~10만달러어치, 1001달러~1만5000달러어치의 쿠팡 주식을 각각 매수했다. 이어 같은 달 16일에 1만5001~5만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도한 후, 다시 1001~1만5000달러어치를 사들였다.
그는 11월10일 두 차례에 걸쳐 1만5001~5만달러어치, 1001~1만5000달러어치의 주식을 각각 팔아치웠고, 17일에도 1001~1만5000달러를 추가로 매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매수를 시작한 시점은 한국에서의 ‘쿠팡 청문회’가 미국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하던 때였다. 그는 12월11일에 5만1~10만달러어치와 1001~1만5000달러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후 같은달 18일 1001~1만5000달러어치의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

올해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1월12일 5만1~10만달러 상당의 주식을 팔았고, 21일에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001~1만5000달러어치를 더 팔았다. 하지만 2월12일 다시 10만1~25만달러어치를 매수한 데 이어 23일에도 1001~1만5000달러 상당을 더 사들였다. 2월은 쿠팡에 대한 미 연방하원 법사위 비공개 증언이 이뤄진 시기다.
가장 최근 거래 기록은 지난 5월로, 18일에 1만5001~5만달러어치의 주식을 매도한 데 이어 22일에도 5만1~1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같은 주식의 매수 또는 매도가 여러 차례 나눠 이뤄진 것은 투자계좌 두 곳에서 각각 자금을 운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계좌에 남아 있는 쿠팡 주식은 최대 13만달러어치 정도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체 자산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보고서에는 투자 수익도 ‘없거나 201달러 이하’로 표시돼 있다.
그러나 투자 규모나 수익 여부와 관계없이, 현직 대통령의 주식 투자는 미국 내에서도 ‘이해 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운용사가 전적인 재량으로 투자를 결정하며, 자신이 어떤 종목을 사고팔지 지시하거나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들이 ‘백지 신탁’ 형태로 재산을 맡긴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쿠팡 문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쿠팡 주식 보유는 트럼프 행정부와 쿠팡의 관계가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쿠팡 문제의 소관 부처인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법률회사 킹&스폴딩 파트너로 재직하던 2024년 5월17일 1만달러의 강연·자문 사례금을 받은 것으로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리어 대표는 당시 현대차에서도 2만달러를 같은 명목으로 받았다.
미국 의회 공시에 따르면 쿠팡Inc는 올해 1~3월 복수의 로비 회사를 활용해 총 178만5000달러(약 26억4519만원)를 로비 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신고된 89만5000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로비접촉 대상은 미 연방 상·하원 외에 백악관과 부통령실, 상무부, 미국무역대표부, 재무부, 중소기업청 등 행정부 전반으로 확대됐다.
최근 백악관은 쿠팡 측의 일방적인 주장만 반영한 미 연방 하원의 ‘쿠팡 보고서’에 동조하면서 “어떤 합리적인 기준으로 보더라도 쿠팡은 이재명 정부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당국자 협의나 고위급 회담에서 쿠팡 관련 우려를 전달한 적은 있었지만, 백악관이 공개 성명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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