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글루’ 닮은 무더위 쉼터, 원래 한파 대피소였다 [서울N]
홍제폭포 한파 대피시설서 아이디어 얻어
“더 이상 그늘 찾아다니지 않아도 돼 좋아”
제작 및 운영비 개당 6000만원, 총 8억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이글루처럼 귀엽게 생겼네, 들어가 볼까?”
강한 햇볕은 없지만 장마가 시작되려는지 꿉꿉한 날씨의 2일 오후 1시, 직장인 이모씨는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광화문 광장을 걷다 세종문화회관 앞에 있는 반원의 큰 흰색 에어돔을 발견했다.
안내 직원의 안내에 따라 들어선 에어돔 안에는 60평형대 대형 에어컨이 시원한 바람을 ‘윙~윙~’거리며 내뿜고 있었다. 이씨는 “지나가다 우연히 들어 왔는데 생각보다 시원해서 매우 만족스럽다”며 “이름도 잘 지은 거 같다. 시내 곳곳에 여러 개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김 모(75) 씨는 “광화문을 자주 찾는데 더운 날에는 그늘을 찾아다녀야 했다”며 “더 이상 그늘을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돼 좋다. 올 때마다 자주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폭염 대책을 가동 중이다. 특히 지난 6월 10일부터 도입한 무더위 쉼터 ‘해피소’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광화문 광장 1곳에 설치된 해피소는 7월 중 서울 시내 총 14곳에 설치돼 8월 중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해피소는 ‘해를 피해 머무는 곳’이라는 뜻을 담은 서울형 야외 무더위쉼터다. 서울시가 올해 처음 도입한 폭염저감시설이다. 가로·세로 각각 8m에 높이 4m 크기로 공기를 주입해 만든 에어돔 형태다. 폴리에스터 소재 3겹으로 구성돼 있고 한 번에 26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내부엔 60평형대 에어컨 1대와 26개 의자, 5개 테이블이 있다. 시민 누구나 와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시설이다.

이날 오후 실외 온도는 28℃. 내부 에어컨에 나타난 현재 온도는 20℃였다. 무엇보다 습도가 높은 야외와 달리 해피소 내부는 꿉꿉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해피소 직원 A씨는 “지나가던 시민들께 더위를 잠시 식히고 가시라고 안내하고 있다”며 “대부분 반응이 긍정적이다. 이름처럼 ‘해피하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원래 해피소는 겨울철 사용하던 한파 대피시설에서 가져온 아이디어다. 서대문구가 2024년 겨울부터 홍제폭포 야외에 설치한 한파 대피시설이 시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홍제폭포에 설치된 시설을 보고 이걸 여름철 폭염 대피시설로 적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에어돔 전문 제작 업체를 수소문해 여름 환경에 알맞은 시설로 만들어달라고 주문해 제작했다”고 말했다. 해피소 제작 비용은 개당 1300만원 정도다. 상주 직원 2명의 인건비를 포함한 총운영비는 6000만원이다.
![홍제폭포에 설치된 한파 대피시설. [서대문구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5/ned/20260705081515239kjiy.jpg)
이렇게 제작된 해피소는 많은 시민이 방문하는 광화문광장 한글 분수 앞에 처음 설치됐다. 7월부터는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쪽으로 옮겨져 운영 중이다. 해피소에는 2명의 상주 인력이 배치돼 안전 및 시설 관리와 시민 요구 사항을 반영할 계획이다. 해피소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오는 8월 중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월 10일 문을 연 해피소는 21일간 총 1만1738명이 방문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559명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잠시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폭염저감시설 해피소를 도입하게 됐다”며 “8월까지 운영하면서 시민들이 건강하게 올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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