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조선족 김명일 목사 석방… 트럼프가 習에 직접 문제 제기
의회, 초당적으로 석방 촉구하며 中압박
가족 “진정한 기적 목격… 가슴 벅차올라“

중국 당국이 지난해 10월 체포한 조선족 김명일(중국 이름 진밍르·57) 목사를 구금 9개월 만에 석방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김 목사는 복음주의 성향인 중국 최대 지하 교회를 이끌다 체포됐는데, 중국 정부는 당국의 공식 허가를 받은 교회를 제외하고 가정 등에서 설교·예배 등을 벌이는 종교 활동을 불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김 목사에 대한 석방을 요구했는데, 이번 조치는 2개월 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는 1기 때도 북한에 억류된 선교사들에 대한 석방을 요구해 이를 관철시켰다.
김 목사는 이날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LA)에 도착해 가족과 8년 만에 재회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장녀인 그레이스 진씨는 본지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기적(miracle)을 목격해 기쁨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overwhelmed with joy)”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보내주신 모든 분들의 응원과 기도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의 탁월한 리더십에 감사하다”고 했다. 진씨는 “시 주석의 직접적인 개입이 없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었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일이 중국 내 신앙인들과 양국 관계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헤이룽장성 출신으로 베이징대를 졸업한 김 목사는 1989년 천안문 사태를 계기로 입교(入敎)했고, 미국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중국으로 돌아와 복음주의 성향 시온교회를 이끌었다. 중국 내 40여 도시에서 주일 예배를 운영하고 5000명이 온라인에 접속해 설교를 듣고 예배에 참석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는데, 공산당의 활동 제약이 심해지면서 가족을 2018년 미국으로 이주시켰다. 배우자 류춘리씨는 지난해 본지 인터뷰에서 “(당국이) 예배당 1층에 카메라를 설치해 출입자를 파악하겠다는 것을 반대한 뒤 많이 힘들어졌다”고 했는데, 지난해 ‘불법 정보 유포’ 혐의를 받아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트럼프는 지난 5월 시 주석에게 김 목사 체포·구금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고 밝히며 “시 주석이 김 목사 석방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뿐만 아니라 미 조야(朝野)에선 상·하원이 미·중 회담을 앞두고 석방을 요구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허드슨연구소 같은 워싱턴 DC의 유력 외교·안보 싱크 탱크가 나서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며 중국 정부를 압박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신앙을 이유로 한 탄압은 종교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특히 김씨의 장녀인 진씨가 전국 곳곳을 누비며 부친 석방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는 목소리를 냈다. ‘김정아’란 한국 이름을 가진 진씨는 지난 5월 본지 통화에서 “우리 아버지는 미국 시민권자도 아니지만 억류된 시민을 잊지 않고 마치 개인의 일처럼 언급해 준 트럼프 대통령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었다.
김 목사는 중국 국적을 갖고 있는 조선족이지만, 고령의 모친은 현재 한국에 살고 있다고 한다. 진씨는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숨을 거두시기 전에 아버지를 한 번이라도 뵙게 해드리는 것 외에 바라는 게 없다”고 했다. 변호사조차 김 목사와 접견이 제한된 상황에서 우리 대사관 측에도 영사 조력을 문의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진씨가 마지막으로 부친을 본 것은 2018년이었다. 셋째를 임신해 곧 출산을 앞두고 있는 진씨는 “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와 우리와 함께 지낼 수 있기를 정말로 바라고 기도한다”며 “지난 8년 동안 못 했던 남편,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의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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