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도 불공정엔 화낸다… 단, 손해 볼 때만! 

최성락 경영학 박사 2026. 7. 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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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심리] 평등 원한다는 인간, 사실은 ‘나만 잘사는 불평등’ 원할 수도

선사시대 인간 사회는 평등했다고 보는 해석이 많다. 구석기시대 수렵채집사회에서 구성원들은 잡은 고기와 딴 열매를 모두 함께 나눠 먹었다. 부를 축적하기 어려웠고, 유사한 생활수준을 영위했다. 그러다 농업사회가 되면서 재산을 모으는 것이 가능해졌고, 그에 따라 권력 구조가 생겼으며, 경제적 격차도 발생했다. 

현대 사회과학에서도 인간은 형평성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본다. 경제 실험에서 2명 중 1명에게 100달러를 줬을 때 혼자 가질 것인지, 일부를 나눠 가질 것인지를 물어보면 보통 후자를 선택한다. '인간은 이기적'이라고 하지만, 사람은 생각보다 관용적이고 다른 이들과의 형평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천성적으로 형평성을 추구하느냐는 상당히 중요하다. 인간이 나누는 걸 좋아한다면 현재의 불공평한 사회구조는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천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왜곡된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새로운 사회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인간이 천성적으로 형평성을 추구하느냐는 상당히 중요하다. 인간이 나누는 걸 좋아한다면 현재의 불공평한 사회구조는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GETTYIMAGES

동일 노동, 차등 임금 못 견디는 원숭이

인간의 본성을 알고자 할 때 침팬지 등 유인원을 살펴보는 것이 한 방법이다. 유인원과 인간이 같은 성향을 가졌다면 그것은 사회적으로 형성된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가진 본성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가령 원숭이 대상 연구에서 수컷은 자동차 장난감, 암컷은 인형을 선호하는 현상이 포착됐다. 이는 남성과 여성의 선호도 차이에 생물학적 요인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돈과 보상에 대한 유명한 유인원 실험으로는 2003년 미국 에머리대 세라 브로스넌, 프란스 드 발 연구팀의 실험이 있다. 해당 실험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에 'Monkey Reject Unequal Pay(원숭이는 불평등한 월급을 거절한다)'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당시 연구팀은 갈색 카푸친 원숭이를 대상으로 공정성에 대한 실험을 했다. 

원숭이들도 인간처럼 불공평함을 싫어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지를 살펴보고자 원숭이 2마리 사이에 투명 칸막이를 두고 상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서로 알 수 있게 했다. 이어 원숭이가 연구자에게 작은 돌을 건네면, 즉 일을 하면 그 보상으로 먹을거리를 줬다. 처음에는 오이를 줬다. 원숭이가 연구자들에게 돌을 건네고, 오이를 받아서 먹었다. 이때 원숭이가 연구자들에게 돌을 건네지 않은 비율은 약 4%, 오이를 받지 않은 비율은 약 0%였다. 즉 원숭이 대부분이 돌을 건네고 오이를 받았다.

이후 한쪽에 주는 보상을 오이보다 맛있는 포도로 바꿨다. 칸막이를 경계로 분리돼 있는 원숭이 2마리가 똑같이 돌을 건넸을 때 한쪽 원숭이에게는 오이를 주고, 다른 쪽 원숭이에게는 포도를 준 것이다. 그러자 오이를 받는 원숭이의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연구자들에게 돌을 건네지 않은 원숭이 비율이 약 15%가 됐다. 돌을 건네주고 오이 받기를 거부한 비율도 약 30%에 달했다. 일부 원숭이는 화를 내기도 했다. 같은 일을 했는데 누구는 오이를 받고, 누구는 포도를 받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한쪽 원숭이에게 돌을 주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포도를 줬다. 한쪽 원숭이는 돌을 건네줘야만 오이를 받았다. 그러자 오이를 받는 쪽에서 불만을 표시하는 원숭이 수가 크게 증가했다. 돌을 건네지 않은 원숭이 비율은 약 40%, 돌을 건넸지만 오이를 거부한 원숭이 비율은 약 41%로 늘어났다.

연구진은 한 가지 실험을 더 했다. 원숭이에게 오이와 포도를 다 보여주고, 보상으로는 오이만 줬다. 이때도 원숭이들은 불만을 표시했다. 포도가 눈앞에 있을 때 돌을 건네지 않은 원숭이가 약 25%, 그리고 오이를 거부한 원숭이가 약 25%였다.    

이 연구 결과는 원숭이도 형평성에 대한 감각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람은 유인원에서 진화했다. 원숭이가 형평성에 민감하다는 것은 인간도 본능적으로 형평성을 추구하는 존재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해당 논문은 이러한 점에서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이 원숭이 실험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정말로 원숭이가 형평성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2003년 네이처에 실린 ‘Monkey Reject Unequal Pay(원숭이는 불평등한 월급을 거절한다)’ 논문. 네이처 캡처

공평한 사회가 어려운 이유

원숭이는 자기만 오이를 받고 상대방이 포도를 받으면 화를 내면서 오이를 던졌다. 반대로 자기만 포도를 받고 상대방이 오이를 받을 때 화를 내면서 포도를 던진 원숭이는 없었다. 다른 원숭이보다 적게 받으면 화를 냈지만, 반대 상황에서는 저항이 관찰되지 않았다. 돌을 건네지 않아도 포도를 주는 실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왜 공평한 사회가 어려울까. 사람은 대부분 불공평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다른 이들보다 나쁜 대우를 받는 것을 싫어한다. 중요한 지점은 내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 것이지, 상대방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정말 불공평을 싫어한다면 내가 다른 사람보다 돈이 더 많은 상황에서도 언짢음을 느껴야 하지만, 문제가 되는 건 내가 다른 사람보다 돈을 적게 받을 때뿐이다. 어쩌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둘 다 오이를 받는 게 아니라 내가 포도를 받고, 상대방이 오이를 받는 게 아닐까. 평등하게 못사는 사회가 아니라, 불평등하지만 내가 잘사는 사회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선사시대 수렵채집사회가 평등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인간의 본능보다 당시 상황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음식물을 보관하기 힘든 여건에서는 사냥해 온 짐승과 따 온 열매를 혼자 먹기보다 함께 나누고 인심을 얻는 편이 더 중요했을 것이라는 설명이 타당해 보인다. 

최성락 박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양미래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투자로 50억 원 자산을 만든 뒤 퇴직해 파이어족으로 지내고 있다.

최성락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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