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퇴하더니 "3일 쉴게요" 통보…400만원 날린 회사 '분통' [곽용희의 인사노무노트]

곽용희 2026. 7. 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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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퇴 뒤 "내일부터 연차"…카톡 일방 통보
상급자 승인 거부에도…사흘간 결근
대체인력 투입했지만 고객사 생산라인 멈춰
법원 "승인 없는 연차 사용은 무단결근"
청구액 400만원 중 240만원 배상 판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근로자가 상급자의 승인 없이 카카오톡으로 연차 사용을 전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결근한 것은 '무단결근'이며, 이로 인해 대체 인력이 투입되면서 업무가 지연되고 고객사 라인이 정지됐다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조퇴하더니 "3일동안 연차쓴다" 일방적 통보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제3-3민사부는 최근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가 전 근로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B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B씨는 회사에 24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1심을 유지하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2023년 1월 입사한 B씨는 출근시간 문제로 회사와 갈등을 빚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23년 5월 어느날 B씨는 조퇴한 후 상급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다음 날부터 총 3일간 연차를 사용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였다. 상급자 C씨는 "연차 신청을 승인할 수 없다"고 분명히 거절 의사를 밝혔으나 B씨는 그대로 출근하지 않았다.

B씨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회사에는 비상이 걸렸다. B씨가 담당하던 '출하검사' 업무를 위해 다른 직원들이 급하게 대체 투입되었으나, 업무 미숙으로 인해 출하성적서 발행이 1시간 이상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여파로 원고 회사의 핵심 고객사의 생산라인이 3일동안 총 4시간 동안 정지되는 사고로 이어졌다. 결국 고객사는 회사에 400만 원 상당의 '클레임'을 청구했고  회사는 물품 매입처리 방식으로 이 손해를 고스란히 배상해 줘 했다. 이후 회사는 B씨를 해고했고, 무단결근으로 인한 손해를 물어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전날 카톡 통보는 정상적 절차 아냐"

재판부는 B씨가 전날 결근을 통지했더라도 사용자의 승낙이 없었다면 법적으로 '무단결근'이 맞다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사용자에게 부담하는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된 경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선 사용자의 사전 또는 사후의 승인을 요하고, 근로자의 일방적 통지로 근로제공의무의 불이행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대법원 법리를 적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법원은 "조퇴 후 정상적 절차가 아니라 카카오톡으로 연차를 사용한다고 일방적으로 알렸다"며 "상급자가 연차신청을 승인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음에도 결근을 단행한 것은 근로제공의무 불이행을 정당화할 수 없는 무단결근"이라고 꼬집었다. 

B씨는 "출하검사는 내 주 업무가 아니었다"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B씨가 결근 직전 3일 연속으로 해당 출하성적서를 작성했던 점을 들어 업무 연관성을 인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판부는 손해와 무단 결근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했따. 

다만 법원은 손해배상 액수를 400만 원 전액이 아닌 240만 원(60%)으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결근 전 출근시간을 둘러싼 분쟁이 있었던 점, B씨가 전날이나마 결근 의사를 표시해 회사가 돌발 상황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참작해 회사의 책임도 40%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근로자의 연차 사용에 대해 손해배상을 인정한 흔치 않은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근로자의 무단 퇴사나 결근으로 회사에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론적으로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사업주가 입은 손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간혹 매출 감소액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일이 있지만 인정되는 일은 드문 편이다. 

정 변호사는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는 무단 결근이나 퇴사로 간과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배상 관련 규정이 담긴 근로계약서·취업규칙, 대체인력 투입 계약서나 고객사의 위약금 청구서 등 피해 자료 등 구체적 증거를 확보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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