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3,000%·국민배당까지”… AI 반도체 호황, 누구 몫인가
김영훈 장관 “사회적 논의 필요”… 기업 성과 vs.사회 기반 위 성장

AI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막대한 이익을 예고하면서, 성장의 과실을 누가 가져가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습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운 기술 경쟁력은 기업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렸고, 임직원들에게는 대규모 성과급 기대감을 안기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지원과 사회적 기반 위에서 성장한 만큼 초과이익을 더 넓게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기업이 투자 위험을 감수해 만든 성과를 재분배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시장 원칙을 흔들 수 있다는 반론도 맞서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한국의 AI 반도체 호황을 조명하며, 기술 발전으로 만들어진 막대한 부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한국 사회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 AI가 키운 반도체 호황… 커지는 배분 논쟁
AI 산업 경쟁은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 확대에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메모리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HBM 수요가 급증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실적 기대감은 주식시장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도체 관련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서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자산도 함께 늘었습니다.
가디언은 AI 반도체 호황이 기업 실적을 넘어 개인 자산과 소비 시장까지 변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성과급 3,000%까지… 반도체 호황의 또 다른 얼굴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은 직원 보상 확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디언은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일부 직원들이 주식 보상 등을 포함해 큰 규모의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초 직원들에게 월 급여의 약 3,0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고, 향후 실적에 따라 추가 보상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기 이천 등 주요 반도체 거점에서는 고가 제품 소비 증가와 자산 시장 변화가 나타나며 AI 호황 효과가 지역 경제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같은 산업 안에서도 기업 규모와 직무에 따른 보상 차이가 발생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호황의 과실을 어디까지 공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커지고 있습니다.

■ “기업이 만든 성과” vs. “사회 기반 위 성장”
핵심은 반도체 이익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입니다.
기업 경쟁력을 중시하는 쪽에서는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과 설비 투자, 글로벌 경쟁을 이겨낸 결과인 만큼 성과는 기업과 구성원에게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주장합니다.
반도체 산업은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고 기술 변화에 따른 실패 위험도 큰 분야입니다.
호황기의 이익만 사회적 배분 대상으로 삼으면 향후 투자와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다른 시각에서는 지금의 반도체 경쟁력이 기업 노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과 산업 육성 정책, 인재 양성, 기반 시설 구축이 장기간 이어졌고 이런 환경 위에서 기업 성장이 가능했다는 주장입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산업이 오랜 기간 정부 투자와 산업 정책의 영향을 받아 성장했다며, 기업 역시 이러한 사회적 기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 국민배당까지 등장… 초과이익 어디까지 나눌까
논의는 기업 내부 보상 문제를 넘어 사회적 배분 문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AI 산업이 만들어내는 생산성과 이익 증가분을 특정 기업의 성과로 볼 것인지, 사회 전체와 공유할 새로운 가치로 바라볼 것인지가 쟁점입니다.
국내에서도 AI 산업 성장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를 어떻게 활용할지, 국민 환원 방안이나 산업 기금 조성 등 다양한 의견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관련 논의는 정부 차원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정부가 개입할 권한은 없다”면서도 “기존 문법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의 초과이익이 발생했다면 이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정부는 AI와 반도체 산업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 공유와 노동 전환 문제 등을 사회적 논의 과제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업 이익을 사회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기업의 투자 판단과 위험 부담으로 만들어낸 성과에 정부나 사회가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재산권 침해 논란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가디언은 한국이 주거비 부담과 소득 격차, 고용 변화 같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AI 반도체 호황이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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