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드득 세안은 금물, 각질 제거할수록 피부장벽 무너진다”

김지영 기자 2026. 7. 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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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건강학] 성현철 전문의가 밝힌 ‘가성비 갑 저속노화 피부관리법’

● 2030은 ‘철저한 방어’, 4050은 ‘진피층 사수’ 핵심
● 젠틀 클렌징, 자외선 차단, ‘금보다 은’ 입꼬리 올리기
● 저속노화 도움 되는 레티놀, 비타민C, 판테놀
● 세정제는 최소화, 물기 마르기 전 보습제 바르기
● 주름, 노화에 강박 버려야 건강한 피부 유지 가능

피부과 전문의 성현철 원장은 “자외선 차단제를 매일 바르는 습관과 가벼운 항산화 케어만으로도 10년 뒤 피부 운명이 바뀐다”고 말했다. 홍태식 객원기자 
햇살이 따사로워지면서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이 돌아왔다.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노출이 늘어나면 우리 시선이 먼저 향하는 곳은 단연 피부다. 강렬한 자외선과 높은 기온은 피부장벽을 위협하고, 노화의 시계를 한층 빠르게 돌린다. 여름철이면 많은 이들이 거울 속 자신의 얼굴에 늘어난 잡티와 잔주름을 보며 깊은 고민에 빠지는 이유다. 최근 건강 트렌드는 단순히 노화를 거부하는 '안티에이징(anti-aging·노화방지)'을 넘어, 늙어가는 속도를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늦추는 '저속노화(slow-aging)'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일상 속 노화의 가속페달을 떼기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명쾌한 해답을 찾기 위해, 19년 차 피부과 전문의이자 뷰티 유튜버인 성현철 닥터스피부과 대표원장을 만났다. 성 원장은 의학적 전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홈 케어 노하우를 대중에 알리고 있다. 피부 관리를 꾸준히 해온 덕분일까. 1978년생임에도 그 또래 남성들에 비해 한층 어려 보였다. "편안한 마음이 가장 좋은 항산화제"라고 말하는 그에게 집에서도 큰돈 들이지 않고 도전해볼 만한 '가성비 갑 저속노화 피부관리법'과 그가 매일 실천하는 건강 루틴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2030은 노화 예방, 4050은 항산화에 힘써야 

최근 '저속노화'가 세대를 관통하는 건강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피부과 전문의 관점에서 '피부의 저속노화'란 어떤 상태를 의미하나.

"피부의 '장벽 기능(barrier function)'과 진피층의 콜라겐 밀도가 나이에 비해 건강하게 유지돼, 세포와 세포 간의 '턴 오버(재생 주기)'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단순히 주름이 하나도 없는 인위적 상태가 아니라, 피부 스스로 외부 자극과 자외선으로부터 방어 능력을 유지하며 늙어가는 속도를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늦추는 것을 말한다." 

과거 피부 관리 트렌드인 '안티에이징'과 최근 '저속노화' 접근 방식은 어떤 차이가 있나.

"안티에이징은 노화 자체를 '거부하고 싸워야 할 대상'으로 봤다. 이미 생긴 주름을 억지로 지우거나 강력한 시술로 시간을 되돌리려는 일방적이고 다소 공격적인 접근이었다. 반면 저속노화는 노화라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인정하되, 그 속도를 완만하게 관리하겠다는 예방적이고 수용적인 철학이다. 피부 생리학적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일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습관을 통해 노화의 가속페달을 밟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웰빙 중심의 접근이다."

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인 2030세대와 이미 진행 중인 4050세대가 각각 집중해야 할 저속노화의 포인트는 무엇인가.

"2030세대는 방어와 예방이 중요하다. 이 시기에는 아직 콜라겐 소실이 심하지 않으므로, 노화를 가속화하는 주범인 자외선과 활성산소 차단에 집중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매일 바르는 습관과 가벼운 항산화 케어만으로도 10년 뒤의 피부 운명이 바뀐다. 4050세대는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항산화에 힘써야 한다. 40대 이후부터는 여성호르몬이 줄어들고, 피부를 탱탱하게 지탱하는 단백질 성분인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급격히 소실된다. 따라서 단순히 피부 표면을 촉촉하게 하는 수준으로는 노화를 늦출 수 없다. 진피층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레티놀과 함께 피부 장벽을 이루는 지질 성분(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을 채워주는 보습에 집중해야 한다." 

젠틀 클렌징, 자외선 차단, '금보다 은' 입꼬리 올리기

병원 시술 없이, 오직 집에서 하는 일상 루틴만으로도 피부 노화를 늦출 수 있나. 

"확언하건대, 유의미하게 늦출 수 있다. 병원 시술은 홈케어라는 탄탄한 기초 위에 올라가는 보너스 같은 것이다."

가성비 좋은 핵심 루틴 3가지만 꼽는다면.

"첫 번째, '젠틀 클렌징'이다. 씻을 때 최소한의 힘을 사용해 피부 마찰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부드러운 방식의 세안을 말한다. 비비는 동작 자체가 피부장벽을 약하게 만든다. 그래서 피부 시술 후에는 물을 던지듯이 세안해 최대한 자극을 줄이도록 한다. 두 번째는 정량(손가락 한 마디 반 정도)의 자외선 차단제 바르기다. 자외선 차단제는 가장 저렴하고 확실하게 노화를 막아준다. 외출하지 않더라도 실내 창가를 통해 자외선이 들어오므로 매일 발라야 한다. 세 번째, 입꼬리를 올리는 습관이다. 평소에 입 모양을 의식하며 '금보다는 은'이라고 말하면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런 습관은 피부 처짐을 완화해 준다." 

성현철 원장은 “얼굴 각질은 피부를 보호하는 천연 장벽이므로 과도하게 제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태식 객원기자 
시중에 비싼 안티에이징 화장품이 정말 많다. 성분표에서 '이것만 챙겨 발라도 본전은 찾는다' 하는 성분은 무엇인가. 

"의학적으로 노화 완화 효과가 가장 명확하게 입증된 성분은 레티놀, 혹은 그 계열의 비타민A 유도체다. 세포재생을 촉진하고 콜라겐 합성을 유도하는 데 이만큼 가성비가 좋은 성분이 없다. 비타민C 성분도 피부 항산화는 물론이고 미백에 도움이 된다. 또 하나를 꼽자면 상처 치유와 피부 재생, 장벽 회복에 탁월한 효과를 시너지로 내는 판테놀 성분이다. 이런 성분이 적절히 배합된 화장품이라면 수십만 원짜리 수입 크림 부럽지 않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마트나 약국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대체재가 있을까. 

"저가형 생활용품점에서 판매하는 레티놀 크림이면 가능하다. 처음부터 고농도 제품을 사용하지 말고 단계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저농도부터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타민C 제품도 있다. 동결 건조한 비타민C 파우더를 이용해 안정도를 높였다. 이런 제품으로 사용감을 익히면서 효과가 좋은지 저렴하게 테스트해 볼 수 있다. 해당 성분이 자신에게 잘 맞으면 그때 가서 농도나 효율이 높은 제품으로 바꿔도 늦지 않다."

잘못된 홈 케어로 피부 노화를 앞당기는 경우도 많을 것 같다. 흔히 하는 '피부를 늙게 만드는 홈 케어 실수'는 뭔가.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실수는 스크럽이나 필링 같은 과도한 각질 제거와 1일 1팩 오남용이다. 때를 밀듯 얼굴 각질을 밀어내면 일시적으로 피부가 매끈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피부를 보호하는 1차 방어선인 천연 장벽을 파괴하는 행위다. 장벽이 깨지면 수분이 증발하고 만성 염증이 생겨 피부가 오히려 급격히 늙게 된다."

1일 1팩이 피부에 좋지 않다는 건 의외다.

"붙이는 팩에는 유화제나 방부제가 함유된 것이 있다. 이걸 매일 붙이면 피부가 그런 성분을 과도하게 흡수하게 되므로 일주일에 한두 번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점토 팩이나 집에서 만들어 사용하는 팩도 촉촉한 상태에서 씻어내는 것이 좋다. 바싹 마를 때까지 두면 피부의 수분을 도리어 뺏기게 된다." 

좋은 성분을 바르는 것만큼 잘 씻어내는 것도 중요할 듯하다. 세안 시 주의 사항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닦지 않는 것이다. 뽀드득 소리가 난다는 것은 피부에 필요한 필수 지질막까지 전부 녹아내렸다는 뜻이다. 세안제의 거품을 풍성하게 내어 손끝으로 부드럽게 롤링(rolling)해야 하며, 우리 체온보다 살짝 낮은 미온수로 씻어내야 한다. 너무 뜨거운 물은 피부의 유분을 지나치게 앗아가고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탄력을 떨어뜨린다."

세정제는 최소한으로, 물기 마르기 전 보습제 바르기 

최근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까지 뷰티 디바이스(고주파·초음파 등을 이용한 피부 관리기기)를 많이 쓴다. 피부과 시술과 비교했을 때 가성비나 효과를 평가한다면. 

"홈 케어 뷰티 디바이스는 출력(에너지)이 병원 장비의 약 10분의 1에서 100분의 1 수준이다. 병원 시술(써마지, 울세라 등)처럼 한두 번 만에 극적인 리프팅이나 탄력을 강력하게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사용법을 잘 익혀서 꾸준히 이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낙숫물로 바위를 뚫는 건 언뜻 불가능해 보여도, 수백 년 이어지면 구멍이 파이는 것처럼 말이다. 홈 디바이스는 가성비와 '유지' 측면에서 훌륭한 대안이다. 병원 시술의 효과를 훨씬 오래 유지해 주고 노화 속도를 완만하게 늦추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 즉 치료가 아니라 관리 및 유지 목적으로는 훌륭한 '가성비 템'이다."

또래 남성보다 젊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을 것 같다. 매일 빼놓지 않고 실천하는 피부 관리 루틴이 궁금하다. 

"의외로 간단하다. 아침에는 물로만 세안하거나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해 가볍게 세안한다. 세정제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다음 판테놀이 들어 있는 재생 크림을 가볍게 바른다. 야외 활동을 하기 전에는 귀찮더라도 자외선 차단제를 무조건 정량을 바른다. 저녁에는 세안을 하든, 샤워를 하든 물기가 마르기 전에 무조건 보습제를 바르고 레티놀 성분이 포함된 크림으로 마무리한다." 

피부는 '내부 장기의 거울'이라고도 표현한다. 피부와 신체 노화를 늦추기 위해 매일 섭취하는 음식이나 영양제가 있나.

"고용량 비타민C를 매일 4000~6000㎎ 먹는다. 종합비타민제, 비타민D, 오메가3도 매일 챙겨 먹는다. 하루에 2L 이상의 미온수를 조금씩 자주 마시는 습관이 있다."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은 피부의 적이다. 바쁜 병원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 것 같다. 

"언제 어디서든 운동화만 있으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러닝이다. 달리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달리고 나면 잠을 푹 잔다. 숙면을 위해 초저녁에 가벼운 조깅을 해서 몸을 일부러 고단하게 만들기도 한다." 

수중에 딱 10만 원밖에 없고, 이걸로 피부 관리를 해야 한다면 어디에 어떻게 지출하겠나. 

"피부를 극적으로 변화시키기에 적은 액수 같지만, 피부 생리학적으로는 차고 넘치는 돈이다. 나라면 이렇게 분배하겠다. 먼저, 2만~3만 원대 자외선 차단제 가운데 SPF 50+, PA++++ 이상인 차단 기능이 검증된 제품을 구매하겠다. 그런 다음 밤마다 피부 재생을 도울 레티놀 또는 레티날 성분이 함유된 기능성 화장품을 사는 데 3만~4만 원을 쓸 것이다. 마지막으로 피부 장벽을 지켜줄 2만 원대 대용량 보습제를 사겠다. 세라마이드나 마데카소사이드가 함유된, 기본에 충실한 보습제 말이다." 

성현철 원장은 ‘달리기’로 스트레스를 풀고 숙면도 취한다. Gettyimage

‘편안한 마음'이 가장 좋은 항산화제

피부 노화를 눈으로 확인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이가 적지 않다. 피부과 전문의로서 피부 노화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에 대해 조언할 것이 있나. 

"거울 앞에서 어제 없던 주름이나 기미를 발견했을 때 밀려오는 불안감은 누구나 갖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그 불안감 때문에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이는 오히려 피부장벽을 무너뜨리고 노화를 촉진하는 악순환을 야기한다. 노화는 결코 '실패'나 '질병'이 아니다. 삶의 깊이가 새겨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주름을 완벽하게 없애겠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오늘 내 나이에서 가장 건강하고 빛나는 피부를 유지하겠다'는 마음으로 매일 홈 케어 루틴을 즐기면 좋겠다. 편안한 마음이 가장 좋은 항산화제다." 

의사로서 평소 추구하는 '아름답고 건강하게 나이 드는 삶(well-aging)'은 어떤 것인가.  

"내가 추구하는 웰에이징의 궁극적 가치는 '외면의 건강함을 통한 내면의 자존감 회복'이다. 단순히 20대의 피부를 박제하듯 붙잡아 두는 것이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40대에는 40대의 우아함이, 60대에는 60대의 신뢰감과 평온함이 피부를 통해 뿜어져 나와야 한다. 의학적 시술과 올바른 홈 케어는 그저 그 과정을 돕는 러닝메이트일 뿐이다. 자신을 소중히 가꾸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더 사랑하게 만들고, 나이가 드는 것이 두려움이 아닌 또 다른 성숙의 기대감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의사로서 지키고자 하는 소신이다."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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