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 캔도 부담되네” 이런 사람들 많아지자…美 맥주업계가 내놓은 ‘승부수’

임혜린 AX콘텐츠랩 기자 2026. 7. 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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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미국 대형 맥주업체들이 일반 제품의 절반 수준인 소용량 맥주를 앞다퉈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 등 GLP-1 계열 약물 확산으로 술 소비를 줄이려는 사람이 늘어난 데다 건강을 중시하는 음주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작은 용량의 맥주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래프트 맥주 업체 시에라 네바다 브루잉 컴퍼니와 코로나·모델로 브랜드를 보유한 콘스텔레이션 브랜즈 등 주요 맥주업체들은 이른바 ‘포니(Pony)’로 불리는 소용량 캔·병맥주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포니 맥주는 일반적인 미국 맥주 용량인 12~16온스(약 340~450㎖)보다 작은 7~9온스(약 198~255㎖) 수준이다. 한 번에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크기로 최근 소비자들의 음주 습관 변화와 맞물려 판매가 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는 미국 최대 맥주 소비 시즌인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를 최대 승부처로 보고 있다. 미국 맥주협회에 따르면 독립기념일이 포함된 주간의 맥주 판매량은 평소보다 평균 37% 많다.

크레이그 퍼서 전미맥주도매협회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포니 맥주가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비자들은 이제 12온스를 한 번에 마셔야 한다는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시에라 네바다는 지난해 가을 소용량 필스너 캔을 선보인 뒤 예상보다 높은 수요를 확인했다. 처음에는 8캔 묶음만 판매했지만 올해 가을부터 일부 지역에서는 16캔 묶음도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엘리 프레슬러 시에라 네바다 최고성장책임자(CGO)는 “작은 용량이 이렇게 폭넓은 소비자층의 선택을 받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특히 음주를 줄이려는 부모들이 아이를 돌본 뒤 저녁에 가볍게 맥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용량 맥주가 다시 주목받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확산이 꼽힌다. 위고비와 오젬픽, 젭바운드 등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음식뿐 아니라 술 소비도 함께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OC&C 스트래티지 컨설턴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GLP-1 약물이 최소 2031년까지 식음료 소비 패턴 변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인의 약 12%가 관련 약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향후 5년 안에 15~18%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GLP-1 약물을 1년간 사용한 소비자의 주류 지출은 평균 7%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 비영리단체 드링크어웨어의 조사에서도 GLP-1 이용자들은 술을 완전히 끊기보다 마시는 양을 줄이거나 작은 용량을 선택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러한 소비 습관은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절주 문화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맥주업체들은 이런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닉 핑크 콘스텔레이션 브랜즈 CEO는 “체중 감량 약물 사용 증가는 작은 맥주의 활용도를 넓히고 ‘작지만 만족스러운 보상’이라는 소비 문화와 연결될 수 있는 기회”라며 관련 제품 확대 계획을 밝혔다.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는 기존의 소용량 코로나 병맥주 ‘코로나리타(Coronita)’에 이어 퍼시피코 브랜드까지 소형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포니 맥주 자체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19세기 후반 처음 등장했으며 1950년대에는 쿠어스가 알루미늄 포니 캔을 출시했고 1980년대에는 롤링록의 소형 병맥주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다만 당시와 달리 지금은 건강과 절주 트렌드가 시장 확대를 이끄는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맥주업계의 고민도 적지 않다. 컨설팅업체 범프 윌리엄스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미국 맥주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다. 소용량 맥주의 판매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은 수준이다.

무더운 날씨 역시 소형 맥주의 장점으로 거론된다. 큰 용량의 맥주는 마시는 도중 금세 미지근해질 수 있지만 작은 용량은 짧은 시간 안에 비울 수 있어 시원한 상태를 유지하기 쉽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주 유통업체 페핀 디스트리뷰팅의 그레그 맥클라우드 대표는 “더운 지역에서는 소용량 맥주를 얼음에 잠깐 담갔다가 끝까지 차갑게 마실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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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린 AX콘텐츠랩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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