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이진숙, 국회를 윤석열 방통위 시즌2로 생각 말라"
[인터뷰] 김현 전반기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1지망도, 2지망도, 3지망도 과방위… YTN과 TBS 정상화 과제 남아"
"후반기엔 방송 진흥과 미디어 균형발전 위해 여야가 머리 맞대야"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1지망도, 2지망도, 3지망도 과방위를 썼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반기 과방위 간사)은 22대 국회 후반기 희망 상임위에 과방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만 써냈다.
김현 의원은 노무현 정부 춘추관장을 역임하며 언론과 인연을 맺었다. 19대 국회 때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냈고, 2020년부터 3년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상임위원과 부위원장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방통위의 편법적 TV수신료 분리징수에 맞서 단식까지 했다. 2024년 재선에 성공해 22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TBS와 YTN 정상화 등 언론 문제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후반기 과방위에선 방송 정상화와 함께 미디어 산업 진흥, 균형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5일 국회에서 김현 의원을 만났다.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의 주역인 이진숙 전 위원장과 김태규 전 부위원장이 국회의원이 됐다. 그간 과방위 민주당 간사로서 이들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 강행 등을 규탄해왔는데, 그들의 국회 입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수의 여전사'라고 스스로 규정하고 방통위를 윤석열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킨 사람들에 대한 보은이다. 방통위원장일 때는 야당 주도로 이진숙 위원장이 마음껏 발언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줬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되면 발언 시간은 한정적이다. 방통위원장 때처럼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다 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크게 영향을 미치거나 역할을 하게 내버려 두지는 않겠다.”

-이진숙 의원은 과방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쟁을 만들려고 하지 않으면 좋겠다. 헌법에 부여된 국회의원의 사명이 있다. 'MBC를 어떻게 하겠다'는 식으로 국회의원이 된 거라면 국회의원의 사명감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이진숙 의원은 국가공무원법과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 송치돼있다.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고, 방송사들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만 이야기하는 건 조악하다. 과방위 활동을 윤석열 정부 방통위 시즌2로 생각하지 말라. 방통위원장 때의 앙갚음을 하기 위해 감정적으로 일하지 말기를 바란다. 보수의 여전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고 오는 자리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 때 방통위원을 시작해 윤석열 정부 초까지 일했다. 당시 TV수신료 분리징수 강행에 반발하며 단식을 하기도 했다. 당시 벌어진 문제 가운데 바로잡아야 하는 게 있다면?
“가장 대표적인 게 TBS다. TBS에 상업광고를 허용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윤석열 정권이 되면서 처리를 못하고 TBS가 사실상 폐지에 준하는 상황이 됐다. 제대로 방송도 못하고 있고, 종사자들은 월급도 못 받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 가슴 아프다. 제가 방통위에서 나오고 나서는 이진숙, 김태규 때 공영방송 이사를 졸속으로 바꾸려 했지만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YTN 문제도 있다. 우리 사회가 만든 값진 자산인 보도전문채널을 기업에 넘기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서울시의회는 민주당 의원이 다수가 됐다. TBS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까.
“서울시의회 구조가 여당이 다수당이 돼서 슬기롭게 풀 수 있는 기반은 있다. 오세훈 시장이 머리를 맞대서 처리하겠다고 했으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후반기 과방위가 구성되면 국회 차원에서도 논의할 것이다. 또 하나는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가 구성됐다. 경기도 인수위 차원에서도 논의돼야 하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TBS는 경기 서남부권도 청취권역을 두고 있어 경기도에도 청취자가 상당하다.”
-서울시가 MBC 보도를 문제 삼으며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게 행정을 담당하는 수장이 할 일인가. 언론을 대하는 태도가 이게 맞나. 공영방송은 공영방송으로서 보도 가치가 있으면 보도하는 것이고, 잘못됐으면 거기에 따라 대응하면 되는 것이다. 과거 윤석열 정부가 MBC가 '바이든 날리면' 보도했다고 탄압하고 전용기 안 태웠던 거랑 뭐가 다른가. 대응방식이 합리적인 것 같지 않다.”
-후반기 상임위 어느 곳에 지망했나.
“1지망도, 2지망도, 3지망도 과방위를 선택했다. 방통위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을 3년 간 했고, 현장에서 방송이 정권에 의해 장악됐을 때 어떻게 되는지 온몸으로 보고 느꼈기 때문이다. 공영방송 정상화, 방송통신 융합 발전이 제가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 어렵게 8년 만에 국회에 왔는데, 과방위를 통해 역할을 하려 했다. 하지만 아직 해소가 안 됐다. 특히 윤석열 정권 하에서 저질러졌던 방통위에 대한 탄압, TBS와 YTN 문제 등 정상화되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 과방위 영역인 우주항공청, AI(인공지능) 등의 분야도 중요하다.”

-법원도 법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YTN 민영화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국회가 후반기 상임위를 구성하는 시간 동안 답답하고 안갯속인 것 같지만 가야할 길은 명료하다. 불법행위로 진행된 건 바로잡는다. 유진그룹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제 위치에 가야 한다.”
- YTN 국정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는데?
“국정조사는 캐비넷 안에 있다. 여야가 합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정조사를 통으로 하기가 어렵다면,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한 법안을 내는 등의 활동도 했다.
“이번 월드컵은 JTBC뿐 아니라 KBS에서 함께 볼 수 있어서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이 어느 정도 해결됐다. 지난해 밀라노 코르티나 올림픽과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 불만이 해소됐다. 국회의원의 소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게 지난해 동계올림픽과 이번 월드컵이다. 넷플릭스가 중계한 BTS 광화문 컴백 공연 당시 방송사들이 제대로 취재도 할 수 없게 한 문제도 개선이 됐는데, 이런 부분도 국회가 역할을 할 수 있는 거다.”
-전반기 과방위에서 한 활동 중 가장 큰 성과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방미통위 설치법을 제정한 것이다. 박근혜 정권 때 유료방송 사업자 업무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미래창조과학부)로 가게 해서 방송업무를 여러 부처로 쪼개놨는데, 그걸 정상화한 게 가장 큰 성과다. 방송3법을 개정해서 권력에 의해 좌우되는 게 아니라 공영방송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AI 기본법 처리도 성과로 본다.”
-지난 과방위에서 많이 다루지 못해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공영방송이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전달하는지가 중요하다. 얼마 전 KBS에서 '인재 전쟁: 공대에 미친 중국, 의대에 미친 한국'을 방영했다. 우리 대한민국은 어떻게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지 심층적으로 다루면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언론이 어느 방향에서 상황을 보느냐에 따라서 사회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은 피지컬 AI분야에서 선도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역량이 있는데, 이런 걸 국민에게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공적 기능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KBS는 여전히 '파우치' 박장범이 사장으로 있다. 아직까지 윤석열 정권 인적 청산이 제대로 안 돼 생기는 문제들이 있다. 정부광고도 기준과 원칙이 모호하다. 정상화 되려면 올해까지는 그런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또 어떤 과제가 있을까?
“앞으로는 방송 진흥에 주안점을 두고 법 개정을 해야 한다. 이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가 KBS에 재원 조달 방법에 대한 법 개정을 내놨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을 발의했다. 방송미디어 분야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는 법 제도 개선을 후반기에 의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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