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 만에 모습 드러낸 백제 왕도 입구…부여서 '삼국 최대' 성곽 문지 발견

강은선 2026. 7. 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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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에서 삼국시대 최대 규모의 성곽 문지(門址)가 발견됐다. 

충남 부여군과 백제문화재단은 부여 나성(월함지) 정비사업부지 시굴 조사에서 백제 사비도성의 동문지(東門址)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문지는 성(城)이나 궁궐의 성벽을 따라 설치된 문(門)의 터이다. 

사비도성 동문지 발굴지. 부여군 제공
이번 조사는 부여 월함지의 성격과 동나성 성벽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진행됐다. 부여 나성은 백제가 사비로 천도하면서 축조한 사비도성의 외곽성으로 도성을 방어하고 왕도의 경계를 형성한 핵심 시설이다.  

사비도성의 동문지는 폭 약 10m에 이르는 규모로 삼국시대 성곽 문지 가운데 최대이다. 전면 발굴 조사가 이루어질 경우 문지의 길이는 15~20m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여군은 설명했다. 앞서 확인된 삼국시대 성곽 문지는 대부분 폭 4~5m 내외이며 기존 최대 사례인 풍납토성 서문지도 폭 약 7m 정도이다. 

처음으로 평지 구간 문지의 양쪽 성벽이 모두 확인됐다. 이는 문지의 전체 구조를 복원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문지 통로에서는 문루를 지탱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기둥 흔적이 뚜렷했는데 중앙부를 따라 기둥열이 일렬로 배치되고 좌우 두 개의 출입 통로를 갖춘 구조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사람과 수레가 효율적으로 통행할 수 있도록 계획된 백제 왕도의 출입 체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발굴조사 대상지 전경. 부여군 제공
동문지와 연결되는 성벽은 당시 축조 기술을 보여준다. 성벽은 기반층을 단단하게 다진 후 지대석을 설치하고 장방형 석재를 이용해 외벽을 세웠고 내부에는 뒤채움석과 다짐흙을 이용했다. 

문지에서는 구조를 일부 변경한 흔적도 보였는데 성문이 최소 두 차례 이상 수축했음을 보여준다.

부여군 관계자는 “이번 발굴은 사비도성의 방어체계와 도시계획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전면 발굴이 이루어진다면 대형 문지와 문루의 전체 구조는 물론 백제 왕도의 출입 체계와 방어시설, 도시계획을 종합적으로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여=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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