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펀드 9조원대 성장… ‘진짜 친환경’ 검증은 숙제
지난 10년간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시장이 꾸준히 성장한 가운데 겉으로는 친환경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인 척하지만 실제로는 그와 정반대인 ‘그린워싱’(Greenwashing)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4일 기후솔루션 ‘ESG 펀드 그린워싱을 해결하는 방법’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ESG 펀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25년 6월 기준 국내 ESG 펀드(총 198개)의 순 가치(net value)는 전년 대비 37% 상승한 총 9조3800억원(약 63억 달러)을 기록했다.

기후솔루션이 재작년 12월 국내 금융사가 제공하는 ESG 펀드 상품 84개를 조사를 한 결과, ‘녹색’ 또는 ‘친환경’ 등 명칭을 사용해 홍보하는 국내 채권형 및 주식형 ESG 펀드 중 다수가 세계 석탄 퇴출 리스트(Global Coal Exit List 2024), 세계 석유·가스 퇴출(Global Oil &Gas Exit List 2024), 금융 배제 추적기(Financial Exclusions Tracker 2024)에 올라간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후솔루션은 “겉으로는 녹색, 친환경 요소를 앞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석탄화력발전, 천연가스, 철강 생산 등으로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들의 증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이 ESG 공시 기준을 도입했지만 현 체제는 정량화된 포트폴리오 정합성 요건이 없어 명확한 기준이 미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금융감독원이 공식적으로 ESG 펀드 그린워싱에 대한 제재를 한 사례는 보고된 바가 없다.
반면 전 세계 주요 국가는 ESG 펀드 그린워싱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하나둘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명칭 규제 및 단속 강화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일명 ‘명칭 규정’을 통해 투자회사 혹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가 특정 투자 분야를 중심으로 펀드명을 지을 때 펀드 보유 자산의 80%를 반드시 펀드명에 맞춰 투자할 것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유럽연합(EU)은 탄소 배출량이 높은 기업을 상대로 투자 배제 항목도 마련한 상황이다.
반면 한국은 ESG 펀드에 대한 포트폴리오 최소 구성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고, ESG 규제가 전반적으로 미비한 상황이다.
기후솔루션은 “금융감독원은 보다 일관성 있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 단순 공시를 넘어 실질적인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며 “엄격한 집행 조치를 바탕으로 ESG 펀드 그린워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은재 기자 a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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