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처럼… 그곳에선 누구나 완벽한 주인공이 된다

완주/박근희 여행기자 2026. 7. 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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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드라마 촬영지로 뜬
전북 완주 여름 여행
전북 완주 소양면 오성한옥마을 내 '아원'의 '만휴당' 대청마루에 앉으면 사방에서 시원한 바람이 문지방을 넘나든다. 눈 앞으로 종남산과 마주하고 초록으로 가득한 여름 한낮 정중동의 풍경을 즐긴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전북 완주 ‘오성한옥마을’이 요즘 K-드라마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2019년 방탄소년단(이하 BTS)이 화보(2019 SUMMER PACKAGE in KOREA)와 영상 촬영을 위해 일주일 동안 머물다 간 뒤 한동안 ‘완주 BTS 힐링 성지’ 코스로 유명세를 탔던 마을이다. 수년째 드라마와 영화, 광고 화보의 단골 촬영지로 사랑받고 있다는 건 그만큼 감성적인 풍경이 보장된 곳이라는 뜻. 오성한옥마을을 시작으로 여름이라서 더 좋은 완주의 숨은 명소들을 찾아 나섰다.

◇조연급에서 주연급 여행지로

“BTS가 다녀갔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드라마를 보고 왔다’는 관람객이 많고, 관람층도 기존 BTS 팬인 ‘아미’뿐 아니라 가족 단위부터 중년, 노년 세대들까지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오성한옥마을 내 ‘아원’에서 관람객을 안내하던 현장 직원의 얘기.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21세기 대군 부인’은 방영 기간 역사 왜곡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지만, 드라마 촬영지만큼은 흥행에 성공한 듯하다. 지난달 18·19일 이틀간 완주문화관광재단이 진행한 ‘2026 K-드라마 촬영지 스팟 투어’도 참가자 모집 단계에서 예약 개시와 동시에 매진을 기록했다.

완주는 대개 ‘전주 근교 여행지’ ‘전주 근처 가볼 만한 소도시’로 소개되곤 했다. 배우로 치면 화려한 주연보단 조연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금은 주연급 여행지로 주목받는다. ‘2025-2026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완주 오성한옥마을 내 주요 숙소의 경우 요즘 주말마다 만실을 이루고, 마을을 지나는 왕복 2차로는 평일에도 나들이 차량 행렬이 이어진다. 오성한옥마을은 한옥마다 능소화와 수국이 만발하는 지금이 일 년 중 가장 예쁠 때라고. 오성한옥마을 내 ‘소양고택’의 이문희(47) 대표는 “지금 오면 인기 드라마 속 배경과 똑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고택 품은 한옥 테마 마을

완주에서도 외곽에 속한 소양면 ‘오성한옥마을’은 집성촌이나 고택·한옥 밀집 마을에서 시작된 전통 한옥 마을과 달리 2010년쯤부터 주민들이 뜻을 모아 조성하기 시작한 ‘한옥 테마’ 마을이다. 당시 마을회관 하나 없던 위봉산 자락 시골 마을에 고택이 하나둘 이축(移築), 복원돼 자리 잡기 시작했고, ‘경관 개선 사업 지구’(농림축산식품부)에 지정되면서 마을 내 한옥 자원을 보존, 활용하는 방향으로 마을의 경관을 개선해 나갔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한옥 20여 채를 중심으로 카페와 갤러리, 체험 공간 등이 들어서 공동체 마을을 이루고 있다.

완주 '오성한옥마을'의 상부에 자리한 '소양고택'. 철거 위기에 처해 있던 한옥을 그대로 해체해 옮겨 복원해 놓았다. 위쪽으로는 또 다른 한옥 복합 문화 공간인 '아원'이 자리한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마을의 맨 위쪽에 자리한 ‘아원’과 그 아래 자리한 ‘소양고택’은 오성한옥마을의 중심축이다. 위치도, 무게감도 이 구역 터줏대감 같은 역할을 하는 집들이다. ‘나의 정원’이란 뜻의 아원(我園·관람료 일반 1만원)은 크게 갤러리인 ‘뮤지엄 아원’ 영역과 한옥인 ‘아원고택’ 영역으로 나뉜다. 산세를 살린 지형 위쪽에 아원고택이 자리하고, 아래쪽에 뮤지엄 아원이 있다. 사유의 정원이자 복합 문화 공간인 아원은 고택과 현대 건축이 적당히 어우러진 독특한 건축미가 느껴지는 공간. 건축가이자 갤러리스트인 전해갑 대표의 감각이 곳곳에 묻어난다.

'아원'은 현대적 건축 동인 갤러리 '뮤지엄 아원' 구역과 한옥 단지인 '아원고택' 구역으로 나뉜다. 풍경 감상에 더해 수준 높은 미술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전시실 내부 천장 개폐구로는 햇볕이 스며 든다. 경치를 안으로 들이는 한옥의 '차경'의 미학을 현대 건축에도 적용했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뮤지엄 아원' 전시실 창문마다 산수화 같은 풍경이 걸린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미로처럼 난 좁다란 통로를 따라 전시실 안쪽으로 들어서면 풍경의 일부를 들인 차경(借景) 건축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차경은 한옥의 미학 중 하나. 여름 한낮의 햇볕이 천장의 네모난 개폐구를 통해 스미고 전시실 창문마다 소나무 한 그루가 ‘척’ 하고 걸리거나 맞은편 종남산의 능선이 슬며시 들어 앉는다. 뮤지엄 아원에서 나와 아원고택으로 향하는 길엔 ‘계란꽃’이란 별칭의 구절초(샤스타데이지) 군락부터 만난다.

'뮤지엄 아원'에서 '아원고택'으로 가는 대나무 숲길은 비밀 통로 같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고택으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지나야 하는 울창한 대나무 숲에서는 발걸음이 느려진다. 새소리와 풀벌레, 바람 소리뿐인 숲은 비밀 세계로 안내하는 통로 같다. ‘만사를 제쳐놓고 쉼을 얻는 곳’이란 뜻의 ‘만휴당(萬休堂)’은 아원고택의 ‘비주얼 담당’이다.

'아원'의 '만휴당'은 만사를 제쳐두고 쉬는 곳이라는 이름처럼 주변이 힐링 풍경으로 가득하다. 나들이 온 연인이 마치 영화 속 주인공 같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다수의 광고와 잡지 화보 촬영 장소로 쓰였다. 대청마루에 앉아 있노라면, 마주한 종남산에서 불어온 바람이 온몸을 훑고 만휴당 문지방을 넘어 위봉산 숲으로 스며든다. 이따금 한옥의 은은한 나무 향이 실려와 심신을 다독인다. 근경에서 원경으로 시선을 넓혀가니, 여름 한낮의 풍경이 느리게 지나간다. 눈앞으로는 네모난 ‘빗물 그릇’ 모양의 수경 공간이 펼쳐진다. 군더더기 없이 설계된 커다란 물 그릇엔 종남산이 그대로 비친다. 자연이 그려낸 정중동의 한 장면을 감상하기 좋은 자리다. 빗물 그릇은 뮤지엄 아원의 지붕이자 상층부에 있는 만휴당 마당의 연못 역할을 한다.

산세를 살려낸 '아원'은 하층부에 '뮤지엄 아원'이 상층부에 '아원고택'이 자리한다. 네모난 그릇 형태의 뮤지엄 아원의 지붕은 아원고택 '만휴당'의 연못 역할을 한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만휴당' 문을 열면 종남산이 방 안으로 성큼 들어온다. 채도가 높은 여름의 색들이 마치 유영국의 작품 같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능소화가 핀 한옥 담장은 여름 한옥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만휴당 소쇄문을 지나 걸어 나오면 옛날 선비들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풍류를 즐겼다는 사랑채 ‘연하당(煙霞堂)’을 포함해 안채인 설화당(設話堂), 서당이 이어진다. 연하당과 설화당은 경남 진주 지수면에 있던 250년 된 한옥을,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서당은 조선 시대 말 “이조판서가 공부했다”던 전남광주 함평에 있던 서당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아원고택의 담장마다 능소화가 활짝 폈다. 그 아래엔 수국이 운치를 거든다. 아원고택을 비롯해 뮤지엄 아원 등은 자정부터 투숙객이 입실하기 전인 오후 4시까지만 일반 관람 가능하다. 어둠 내린 저녁 풍경, 이른 아침에 안개 낀 풍경을 보고 싶다면 하룻밤 묵어가 볼 일(숙박료 2인 1실 평일 20만원부터)이다.

'오성한옥마을'의 '소양고택'은 '아원고택'과 비슷한 시기에 들어섰다. 전북 고창, 전남광주 무안에서 옮겨 온 한옥 2채에서 시작해 아담한 단지를 이루게 됐다. 처음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가장 마지막에 옮겨 지은 '여일루'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21세기 대군 부인' 촬영지로 자주 노출됐던 곳이다. 한옥 스테이로 운영하며 도슨트 해설을 예약하면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그 아래 소양고택도 아원고택과 비슷한 시기에 들어섰다. 아원고택이 웅장한 대가의 느낌이라면, 소양고택은 소담스럽게 꾸며 놓은 마당 덕분에 아기자기하고 섬세함이 느껴진다. 이곳 역시 한옥 스테이와 함께 카페·책방 등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이다. 건축주이자 미국 유학파 출신 전시기획 전공자인 이문희 대표가 전북 고창과 전남광주 무안에서 철거 위기에 놓여 있던 180여 년 된 고택 세 채를 해체해 이곳에 옮겨 심폐 소생해 놓았다. 맨 마지막에 완성했다는 ‘여일루(如日樓)’가 인기 드라마 촬영지로 ‘열연’하고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여일루는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시대를 거쳐, 광복의 화창한 봄날을 염원하며 지어졌던 고택”이었다. 주로 당대의 문화 예술가들이 머무르며 교류했던, 일종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됐던 곳이었단다. 이 대표는 “문고리 하나 허투루 두지 않고 원래 모습 그대로 90% 이상 되살려 낸 의미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100년이 넘는 나이테가 고스란히 드러난 멋스러운 기둥, 팔작지붕과 처마 장식 등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여일루를 완성하기 전 고택을 옮기기 위해 해체해보니 마룻바닥에 일련번호까지 적혀 있었다”고 했다. 집주인의 애정이 곳곳에 묻어난 여일루의 누각에 앉으면 종남산과 마주한다. 누각 안쪽 방엔 아담한 스파 시설이 들어서 있다.

"미국 유학 시절에 한옥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됐다"는 소양고택'의 이문희 대표<사진>는 "'여일루'의 경우 90% 이상 원형 그대로 복원한 고택"이라며 "나무기둥, 문고리 하나도 모두 살려냈다"고 했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여일루'의 내부에는 아담한 스파 시설을 갖췄다. 문을 열면 누마루와 종남산이 펼쳐진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조경이 아름다운 '소양고택'. 수국이 핀 수반 위로 떨어진 꽃 한송이가 감성을 자극한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제월당(霽月堂)’, 아침 햇살이 가장 먼저 들어오는 ‘가희당(佳熹堂)’ 등 공간마다 한옥의 장점을 살려냈다. 긴 시간 동안 한옥 장인들의 손을 거쳐 복원한 고택들은 원래부터 이 마을에 있었던 듯 자연스럽다. 다만 소양고택은 투숙객 전용 시설로 일반 탐방은 주말에 하루 두 차례 진행하는 도슨트 투어(네이버 예약제, 1인 1만원·자유 관람 및 사진 촬영 포함 약 30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아쉬운 대로 카페 ‘두베’ 야외석에 앉으면 소양고택의 마당과 눈높이를 나란히 한다. 북두칠성의 첫 번째 별 이름을 딴 두베의 진·출입로는 징검다리처럼 꾸며 오가는 길에 소소한 재미를 준다. 작품 전시 공간을 겸한 카페에선 때에 따라 문화 행사, 소규모 웨딩 등 대관 행사가 열리니 방문 전 운영 여부를 확인할 일이다.

'소양고택'과 나란히 있는 카페 '두베'. 수국이 제철을 알린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소양고택' 앞에 있는 '플리커' 책방. 한옥 책방인 플리커는 완주 1호 독립서점으로 예약제로 운영한다. / 이건송 영상미디거 기자
'플리커' 책방 내부.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소양고택 아래쪽 한옥은 투숙객들을 위한 체크인 센터이자 완주 1호 독립 책방 ‘플리커’가 들어서 있다. 일반 탐방객은 예약(063-243-5222) 후 이용(웰컴 드링크 1잔 포함 1만원) 가능하다. 두 고택을 시작으로 마을 길을 따라 한옥 스테이가 이어진다. 마을엔 대통밥 맛집, 유기농 부추 요리 전문점도 숨어 있다. 유기농 부추 요리 전문점 ‘기양초’의 대표 메뉴인 다슬기 부추 돌솥밥 정식은 예약해야 맛볼 수 있으니 방문 전 예약 필수다.

◇‘방탄’ 저수지 둘레길, 산성길 산책…

오성한옥마을에서 왕복 2차로를 건너면 소양 오성제(이하 오성제),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위쪽으로 달리면 ‘위봉산성’과 만난다. 차로 1~5분 거리, 걸어서도 닿을 수 있는 거리여서 지나칠 이유가 없다. 농업용 저수지인 오성제는 평범한 제방 둑길인데 아원고택·위봉산성과 함께 ‘완주 BTS 힐링 성지’ 스탬프 투어 코스로 유명해졌다. 둑길에 홀로 서 있는 ‘BTS 소나무’란 애칭의 ‘나 홀로 소나무’가 명물로 꼽힌다. 녹음 가득한 계절엔 소나무를 곁에 두고 3㎞의 오성제 둘레길을 걸어볼 만하다. ‘소양문화생태숲’과 함께하는 둘레길은 천천히 걸으면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오성 옛길, 자생식물 정원, 한옥문화센터, 숲속 도서관, 오성 한글다리 등 아기자기한 포토존, 휴식 공간이 등장해 산책이 지루하지 않다. 산수국 등 야생화와 ‘너덜겅(돌이 많이 흩어져 덮인 비탈면)’ 관찰은 덤. ‘오도길’ 따라 수변에 갤러리나 전망 카페가 자리해 쉬어갈 만하다.

'BTS 소나무'라 불리는 '소양 오성제'와 '나 홀로 나무'. BTS 복귀와 함께 다시 찾는 이가 늘었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위봉산성'도 'BTS 힐링 성지' 코스 중 하나다. 커다란 나무와 어우러진 아치형 서문이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한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위봉산성군립공원에 속한 위봉산성은 조선 후기 숙종 때 쌓은 포곡식 산성이다. BTS 팬들에겐 ‘아치형 서문’이 있는 산성으로 잘 알려졌다. 이곳 역시 BTS 힐링 성지 스탬프 투어 코스 중 하나다. 평일에도 기념 사진 찍고 스탬프 찍고 가는 이들이 드문드문 발길한다. 위봉산성 장벽 둘레는 8500여m, 성벽 높이는 1.8~2.6m 정도로 유사시에 전주 경기전과 조경묘에 있던 태조의 초상화, 나무 패 등을 옮길 목적으로 쌓았다고 전해진다. 성 안에는 ‘위봉사’와 전주팔경 중 하나인 ‘위봉폭포’가 있다. 나무 탐방로를 따라 약 170m를 내려가면 가까이에서 비경을 볼 수 있는 위봉폭포를 지나치기에 아쉽다. 물줄기에 비해 우렁찬 소리에 귀의 소음은 물론이고 마음속 소란스러움까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다.

◇숨 쉴 자유, ‘상관 편백숲’으로

숲이 왕성한 호흡을 하는 여름엔 편백 숲도 코스에 넣어볼 일이다. ‘상관 편백숲’(공기마을 편백나무 숲, 입장료와 주차료 무료)은 특히 이른 아침이라면, 오후의 해가 느슨하게 스며드는 시간이라면 감성까지 몽글몽글해지는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마을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본 그 빽빽한 편백나무 숲이다. 오성한옥마을에선 차로 40분 거리지만, 전주한옥마을에선 차로 15분 거리로 가깝다.

상관면 '상관 편백 숲'에선 편백나무가 만들어주는 시원한 그늘 아래서 편히 쉬어갈 수 있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1976년에 조성된 86㏊ 규모의 상관 편백숲엔 10만여 그루의 편백나무와 함께 삼나무·낙엽송이 어우러져 자란다. ‘치유의 숲’이라 불리는 울창한 편백나무 숲 아래에서 선베드, 나무 덱, 벤치 등 원하는 자리에 앉거나 누워 마음껏 삼림욕을 즐기는 호사가 기다린다.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숲에선 벌레 대신 다람쥐가 더 많이 눈에 띈다. 숲길은 편도 3㎞ 정도인데 가볍게 걷기 좋다. 트리하우스 아래쪽에 ‘유황 편백탕’까지 있어 삼림욕, 트레킹, 족욕을 ‘풀 코스’로 즐길 수 있다.

'상관 편백숲' 산책은 '유황 족욕탕'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시원한 물에 남은 피로마저 사라지는 듯하다. /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숲길 사이에 이정표가 몇 개 없고, 일부 공사 등으로 진입로가 어수선해 ‘살짝’ 길을 잃기 쉬운데 가는 길에 민가의 개가 나타나 이따금 편백 숲 가는 길에 동행한다. 오가는 이들 사이에서 ‘길잡이 개’란 애칭이 붙은 시골 개는 숲이 어둑해져 빠져나올 무렵 다시 나와 무심한 표정으로 배웅했다. 자극이 없는 마침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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