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도 맛이다…접시 밖에서 더 기억되는 한식
[세계 1등 식당의 비결] 미국 뉴욕 레스토랑 ‘아토믹스’
![금눈돔·감자죽·홍합·김치 등을 한 접시에 담은 ‘한국의 바다와 강’. [사진 아토믹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4/joongangsunday/20260704003119227vdfy.jpg)
일상의 식사에서도 서비스가 이토록 중요한데, 특별한 경험을 기대하며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는 파인다이닝에서라면 서비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세계적인 미식 시상식에는 ‘환대(Hospitality)’ 부문 시상이 따로 있다.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이하 월드50베스트)’에선 ‘Art of Hospitality(환대의 미학)’, 미국 미식계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에선 ‘Outstanding Hospitality(탁월한 환대)’ 부문을 별도로 시상한다.
이번에는 ‘탁월한 환대’로 세계 미식계를 사로잡은 특별한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무대는 미국, 음식은 한식이다. 뉴욕 한복판에서 한식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아토믹스(Atomix)’가 그 주인공이다. 뉴욕타임스가 ‘반드시 경험해야 할 레스토랑’으로 꼽았고, ‘월드50베스트 2025’에선 북미 1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와 ‘월드50베스트’ 모두에서 최고의 환대를 인정받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레스토랑이다. 맛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곳은 많지만, 환대 부문까지 세계 정상에 오른 곳은 많지 않다.
![‘아토믹스’의 박정현 셰프·박정은 대표 부부. [사진 아토믹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4/joongangsunday/20260704003120516voox.jpg)
입구에서 코트를 맡기고 계단을 내려갈수록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토믹스 팀이다. 모두가 고개를 들어 계단을 내려오는 손님과 눈을 맞추며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넨다. 딱딱한 정장이 아니라 공간과 색을 맞춘, 편안해 보이는 짙은 회색빛 유니폼을 맞춰 입었다. “이 공간에서 유일하게 ‘색’을 가진 사람은 손님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계단 아래 공간에는 단 14명만을 위한 테이블 하나 뿐이다. 자리에 내 이름이 적힌 작은 환영 카드가 보인다. 그동안 아토믹스를 세 번 찾았는데, 그때마다 카드의 메시지와 이미지가 모두 달랐다. 아토믹스는 예약 과정에서의 질문들이나 이전 방문 기록을 바탕으로 손님을 세심하게 기억한다. 재방문 고객에게는 그 사람만의 이야기를 담은 환영 카드를 준비한다. 카드를 받아드는 순간, “우리는 당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들리는 듯하다.
박정현 셰프의 메뉴들은 한국인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미역국·전·게장·돌솥밥처럼 한국에선 너무 익숙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음식들을 파인다이닝 문법으로 표현해낸다. 익숙한 음식을 그대로 내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맛만 남긴 뒤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거나 고도의 테크닉으로 맛의 밀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식이다.
![‘아토믹스’의 요리는 여러 겹의 맛이 차례로 펼쳐진다. [사진 아토믹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4/joongangsunday/20260704003121819dpkw.jpg)
아토믹스에선 음식보다 이야기가 먼저 시작된다는 점이다. 각 코스가 나오기 직전, 손님은 음식보다 먼저 카드 한 장을 받는다. 카드 뒷면에는 시즌마다 선정된 한국 작가가 해당 요리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그려져 있고, 앞면에는 셰프의 의도와 음식에 담긴 한국 문화와 식재료와 조리 과정이 적혀 있다. 예를 들어 ‘Nuruk’ 카드에는 누룩이 무엇인지, 왜 아토믹스가 직접 몇 달에 걸쳐 누룩을 배양했는지, 요리 안에서 누룩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손님은 매 코스마다 하나의 이야기를 먼저 읽고, 그 이야기를 맛으로 확인한다.
흥미로운 점 또 하나. 아토믹스는 메뉴 이름을 모두 한국어 발음 그대로 병기한다. ‘Nuruk(누룩)’ ‘Jang(장)’ ‘Gamtae(감태)’ 등. 설명은 영어로 하지만 이름은 한국어로 남겨둔다. 여기에는 “한국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게 한다”는 박정현·박정은 부부 의도가 담겨있다.
![‘환대 카드’. [사진 아토믹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4/joongangsunday/20260704003123172sxwj.jpg)
사실 세계적인 레스토랑 중에는 한 번의 경험으로 충분한 곳들이 있다. 놀라웠고 감탄스러웠지만 굳이 다시 갈 이유는 없는. 반면 아토믹스는 세 번을 다녀온 지금도 다음 계절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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