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 모인 김민석·정청래·송영길…보완수사권 두고 ‘간접 신경전’

“보완수사권 문제를 포함한 검찰개혁법 문제는 조기에 처리하면 좋겠다고 판단해 (지난 5월) 당에 전달했다. 5월에 처리됐더라면 좀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을 텐데…” (김민석 전 국무총리)
“분명히 말한다. 저는 (5월에) 그런 제안을 들어본 적 없고 그런 기억도 없다. 정부에서 법안도 제출하지 않았다. 법안을 안 만들어놨을 가능성이 있다. 만들었다면 제출 안 하는 이유가 뭐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보완수사권 여부를 정치 무기화시킬 문제는 아니다. 전당대회(국면)에 마치 정부를 상대로 무슨 싸움 하듯 쟁점화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
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민석 전 총리,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이 3일 한자리에 모여 검찰개혁의 일환인 ‘공소청 검사에 대한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는 ‘지난 5월 정부가 민주당에 보완수사권 폐지 방향이 담긴 형사소송법 개정을 마치자고 제안했는지’를 두고 서로 다른 말을 했고, 송 의원은 ‘전당대회 국면에 보완수사권 자체를 쟁점화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을 열었다.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 송 의원은 ‘지도부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이들은 서로 반갑게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지만, 행사 도중 각각 취재진을 만나서는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놓고 ‘간접 설전’을 벌였다.
포문은 정 전 대표가 열었다. 그는 “5월에 정부가 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한 적 없고, 법을 처리해달라고도 한 적 없고, 정부 쪽 인사가 제게 전화해 ‘5월에 처리해달라’고 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당·정이 공론화 과정을 한 번쯤은 거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는 (6·3 지방선거 전) 선거철이고 해 (제가) ‘조용하게 토론하자’고 해 토론회를 열었을 뿐”이라며 “그 토론이 ‘5월 중 법안 처리 요청’이 아니”라고 했다. ‘보완수사권 완전폐지’ 입장을 연일 강조해 온 정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을 폐지한다는 게 보완수사요구권만 준다는 뜻”이라며 “보완수사요구권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다. 긴급 보완수사요구권이란 말로 잘게 쪼갤 수도 있고, 기소 전 검사가 불분명하다 하면 가해자나 피해자를 불러서 확인할 수 있는 확인권을 주면 된다”, “‘보완수사권 완전폐지’해도 걱정하는 부분은 그렇게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반면 김 전 총리는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찰개혁법(형사소송법) 처리는 누차 말했듯 제가 조기에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판단해 정부와 여권 내부에 문제를 제기했고, 다양한 경로로 (지난 5월) 당에 전달됐다”며 맞받았다. “5월에 처리됐더라면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을 텐데, 비록 그것보단 늦어졌지만 좀 더 속도 내서 처리하면 오는 10월 공소청·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 데는 차질이 없으리라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이건 정부와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지, ‘정치 무기화’시킬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정부의 입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기 계신 분(민주당 의원들)이 입법권은 국회에 있다고 말하지 않는가”라며 “그러니까 이제 보완수사권 논의는 국회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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