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면 뇌도 스트레스 받아…미세먼지 침투율 높아져"

기온이 상승하면 뇌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우울증, 불안증, 치매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미세먼지의 영향도 심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유럽은 살인적인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40도가 넘는 전례 없는 기온으로 인명 피해가 늘고 있다. 호주도 50도에 가까운 기온을 기록했고 미국 전역의 도시들도 지난 며칠 동안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호우와 무더위가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나타나고 있다.
3일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열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다. 무더위는 단순히 짜증을 유발하는 정도가 아니라 뇌가 평소와 다르게 작동하도록 만들어 다양한 질환에 취약해지도록 유도한다.
부르신 이키즈 에코뉴로(기후·건강 연구기업) 설립자는 “뇌는 특정한 온도와 환경에서 잘 작동한다”며 “최적의 환경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뇌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폭염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짜증을 일으킬 수 있다. 시험 성적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 교육기관인 노스웨스트평가협회(NWEA)가 300만건의 시험과 날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2025년 연구에서 무더운 날 학생들의 수학 시험 성적이 떨어진다는 점이 확인됐다. 에어컨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빈곤율이 높은 지역에서 특히 상관관계가 두드러졌다.
미국 보건영향연구소(HEI)와 보건계측평가연구소(IHME)가 지난해 공동으로 발표한 ‘세계 대기 상태 보고서’에서는 미세먼지와 무더위의 관계를 다룬 글이 실렸다.
미세먼지 노출은 고령층의 치매 발병을 부추기고 젊은층에서는 불안증, 우울증을 유발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더운 날씨 환경에서 미세먼지가 뇌로 더 잘 침입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혈액-뇌장벽(BBB) 구조가 느슨해지면서 오염물질이 투과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와 홍콩중문대의 2024년 공동 연구에 따르면 중국이 대기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공격적인 노력을 시도한 2013년부터 중국 내 자살률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미세먼지가 줄자 정신 건강이 개선된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다만 대기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미세먼지는 건강에 해를 미치는 요인이지만 햇빛을 차단해 더운 날씨를 식히기도 한다. 공기를 정화하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질환 발생 위험은 낮출 수 있지만 열사병 환자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는 대기의 질을 개선하면서 폭염의 피해도 완화할 수 있는 절충안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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