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가 된 33년 차 기자의 방탄소년단 고백록…'소우주'
한 세계의 문법 속으로 기꺼이 걸어 들어간 문화 르포르타주
![[서울=뉴시스] 한승주 '소우주'. (사진 = 메디치미디어 제공) 2026.07.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3/newsis/20260703173104456gnjh.jpg)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향한 무수한 찬사 속에서, 한승주 국민일보 논설위원의 신간 '소우주'(메디치미디어 펴냄)는 다소 결이 다른 자리에 놓인다. 33년 차 언론인으로서 평생 세상을 거리를 두고 '의심'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온 이가, 어떻게 기꺼이 한 세계의 문법 속으로 걸어 들어가 '이해'에 가닿았는지 보여주는 고백록이자 문화 르포르타주다.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를 자처하는 한 위원은 2018년 한 시상식 무대를 시작으로 방탄소년단을 따라 런던 파리, 로스앤젤레스, 부산을 횡단한다. 그 궤적은 단순한 팬심의 발로가 아니다. "우리도 우리를 믿지 못했다"는 투박한 고백 앞에서 무장해제된 한 인간이, 번아웃의 벼랑 끝에 선 자신의 삶을 재발견하는 과정이다. 실패와 좌절, 버티는 시간의 감각을 통과해 온 중년 기자는 방탄소년단의 서사 안에서 승자의 자기 확신이 아닌 불안과 회의, 그리고 그것을 견뎌낸 흉터의 기록을 읽어낸다.
책은 아티스트의 성취를 나열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거대한 산업 시스템과 자본의 논리의 경계 앞에서도 기자의 펜촉은 무뎌지지 않는다. 취재의 객관성이란 차가운 무관심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애정과 거리감을 동시에 잃지 않는 윤리적 태도에 있음을 짚어낸다.
"왜 사람들은 이토록 서로 연결돼 있는가."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을 수놓은 '아미밤'의 은하수 아래에서 한 위원이 품었던 이 질문은, 궁극적으로 현대인의 고립을 넘어선 연대의 가능성을 향한다. 방탄소년단과 팬덤 '아미'가 자발적 번역과 주석을 통해 장벽을 넘고 질서를 만들어가는 풍경은, 단순한 소비 집단을 넘어선 새로운 시민성의 발현으로 묘사된다.
![[런던=뉴시스] 방탄소년단 웸블리 공연.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2026.07.03. photo@newsis.com](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3/newsis/20260703173104621ngee.jpg)
어떤 대상을 진정으로 안다는 것은, 그 대상이 딛고 선 세계의 슬픔과 기쁨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소우주'는 우상화된 영웅의 서사가 아니라, 무대 뒤에서 서로의 에너지를 나누며 버텨온 '앙팡맨'들과 그 곁을 지킨 이들이 함께 빚어낸 거대한 생활세계에 대한 기록이다. 오랜 의심의 자리를 기꺼이 내어주고 그곳에 연대를 채워 넣은 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정성스러운 사랑의 풍경이 책에 담겼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는 "분명 BTS 이야기지만 그들의 이름을 왜 굳이 제목에서 앞세우지 않았는지, 책을 다 읽고 나면 자연스레 이해하게 된다. BTS로 인해 발견된 '소우주'들의 희로애락과 생로병사 모두가 이 안에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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