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 뛰어도 백발백중…"테러범 꼼짝 마" 경찰특공대 전술대회 가보니
거친 숨 몰아쉬며 권총·저격총 사격

"준비, 시작!"
출발 신호와 함께 20kg이 넘는 육중한 장비를 멘 경찰특공대원 두 명이 가파른 비탈길을 힘차게 뛰어 올라갔다. 산 중턱 사격장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30초. 대원들은 곧바로 권총을 꺼내 목표물을 조준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총구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탕! 탕! 탕!" 첫 번째 사격 임무를 마친 대원들은 여유 부릴 틈도 없이 두 번째 사격장을 향해 다시 언덕길을 내달렸다.
3일 서울 서초구 경찰특공대 훈련장에선 지난달 15일부터 열리고 있는 전국 경찰특공대 전술평가대회의 마지막 종목인 저격수 평가가 진행됐다. 지난해 저격 부문 우승을 거둔 서울팀을 제외하고 17개 시·도경찰청 특공대에서 2인 1조로 출전해 경쟁을 벌였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이번 대회 주제는 '도심지 인질 테러' 대응이었다. 지난해 12월 호주 시드니에서 발생한 본다이비치 총격 사건처럼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무차별 테러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테러 역량을 점검, 강화하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출전 팀들은 언덕길 200m 구간에 마련된 '권총 사격'과 '저격 사격'을 9분 안에 완수해야 했다. 첫 번째 권총 사격에선 대원 두 명이 각자 9㎜ 권총탄 7발(예비탄 2발 포함)로 지름 15㎝짜리 표적 5개씩 맞추는 임무가 주어졌다. 귀를 찢을 듯한 격발음과 함께 멀리서 잘 보이지도 않는 표적이 픽픽 쓰러졌다.
하이라이트는 저격 사격이었다. 저격 사격장은 대형 밴 차량을 배치하고 도심 테러 대응 상황과 유사한 환경으로 연출돼 한층 실감이 났다. 대원들은 각각 사수와 관측자로 역할을 나눠 사격을 진행했다. 차량 밖 관측자가 "검은 타이어 오른쪽", "방금 쏜 것 왼쪽으로 70m 지점"이라고 방향을 지시하자, 차량 안에 자리 잡은 사수가 "확인"이라고 답하며 조심스럽게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사람 상반신 모양 표적 중앙에 있는 지름 1.5㎝ 원에 명중했다.

평가를 마친 대원들마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체력과 집중력을 모두 요하는 과제라 다소 지치기도 했지만, 얼굴엔 뿌듯함이 가득했다. 몇몇 대원은 아깝게 놓친 표적을 떠올리며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다 맞출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경기북부경찰특공대 소속 조승범 대원은 "흐르는 땀에 스코프가 가려져 고생했다"면서 "훈련장에 맞춰 준비했지만 막상 저격을 해 보니 변수가 많았다. 그래도 최악의 환경에서 준비해야 실전에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격수 평가 1등은 전남경찰특공대가 차지했고, 세종경찰특공대와 대구경찰특공대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경찰은 매년 전술평가대회를 통해 우수한 특공대원을 선발·포상하고 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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