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추기경 "교황, 한반도 평화 관심…北에 사제 상주했으면"

고미혜 2026. 7. 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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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차 방한해 기자간담회…"교황 방북 실현은 북한에 달려"
"한국 추기경 추가 임명 이뤄지길…세계청년대회, 청년 변화 이끌어"
활짝 웃는 유흥식 추기경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3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은 3일 "레오 14세 교황이 한반도 평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교황의 방북 실현 등을 위해 북한에 상주 사제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여름 휴가차 방한한 유 추기경은 이날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레오 14세 교황의 방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북한의 자세에 달렸다"며 "북미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에도 굉장히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그만 문이라도 열려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린다"며 "한국인이고, 교황청 장관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교황 방북이 실현돼) 저에게 임무가 주어지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달 바티칸에서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 내년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당시 회동에선 교황의 방북 가능성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 레오 14세 교황 면담 (바티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교황청 사도궁에서 레오 14세 교황과 단독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6.6.15 [바티칸 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xyz@yna.co.kr

가까운 거리에서 교황과 소통하는 유 추기경은 이날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만큼이나 레오 14세 교황도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되셨을 때 교황님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뭔가 하실 것 같은 영감을 강하게 받아 놀란 적이 있다"며 "이 같은 바람을 말씀드리니 교황님께서 '나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답하셨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말씀"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개신교 목사, 불교 스님, 러시아 정교회 신부는 계시는데 가톨릭 주교, 신부, 수녀님은 한 분도 안 계신다"며 "북한에도 가톨릭 신자가 있고, 북한 주재 외교관 중에도 신자가 있기 때문에 평양 장충성당에 1∼2명 정도의 상주 사제가 있으면 (방북 실현) 분위기를 만드는 데 좋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 추기경은 또 새로운 한국인 추기경 임명 가능성에 대해선 "교황 취임 후 아직 추기경 임명을 안 하셔서 곧 발표하실 것 같다"고 짐작하며 "내년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한국 추기경 임명이 꼭 이뤄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지난달 이 대통령과 교황 면담 당시 이 대통령은 국내 교구에 현직 추기경을 임명해 달라는 한국 천주교계의 염원을 전달했고, 이에 교황은 "새로 추기경을 임명하게 된다면 한국의 사정을 각별히 고려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유흥식 추기경 방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3 scape@yna.co.kr

이날 유 추기경은 1년 1개월 앞으로 다가온 세계청년대회와 관련해 "(교황청과 한국 천주교회가) 차근차근 대화하면서 잘 준비해나가고 있다"며 청년들을 이끌고 예전 대회에 참가했던 기억을 돌아보면서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한국에서 큰 사랑을 느끼고 떠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대회를 통해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이 변하고 열리는 것을 보게 된다"고 대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비자 발급 기준 완화 등을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청년들의 탈종교화에 대해 유 추기경은 "전 세계 가톨릭 전체의 고민"이라며 "젊은이들을 위해 우선 잘 들으려고 노력하며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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