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인도와 손잡고 ‘탈중국 공급망’ 속도…방산 협력도 확대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에 맞서 일본이 인도와 손잡고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중(對中) 강경 노선을 펴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베트남과 주요 7개국(G7)에 이어 이번에는 인도를 핵심 파트너로 끌어들이며 ‘탈(脫)중국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전날 인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반도체와 핵심 광물 등 전략 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경제안보와 에너지 안보, 인공지능(AI)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은 2조 엔(약 19조 원) 규모의 대인도 민간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 견제 성격의 안보협의체 쿼드(Quad) 핵심 회원국인 일본과 인도가 경제안보 협력을 확대하면서 인태 지역 공급망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회담은 최근 다카이치 총리가 밀어붙이고 있는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경제안보상을 지낸 다카이치 총리는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꼽힌다. 그는 지난 5월 베트남과 핵심 광물 협력을 확대했고, 지난달 G7 정상회의에서는 희토류 공동 비축 구상을 제안하는 등 특정 국가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일본이 이처럼 공급망 재편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이 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며 채굴된 광물을 산업용 소재로 가공하는 정련 분야에서는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일본은 2010년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분쟁 당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을 경험한 뒤 공급망 다변화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해 왔다. 인도 역시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 중국을 대체할 제조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핵심 광물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편 모디 총리는 이날 양국이 첫 국방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일본이 개발한 해군 무선 안테나 ‘유니콘’ 관련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이를 계기로 방산 기술 협력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양국은 연내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열어 해양안보와 방산 협력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다카이치 정부가 지난 4월 무기 수출 규제를 대폭 완화한 이후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일본은 전후 오랫동안 유지해온 방산 수출 제한을 풀고 방위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성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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