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 근절, 목숨 살리는 일…예방교육 중요”

정호원 2026. 7. 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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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금융사기예방단 동행 취재
베테랑 전직 경찰관 26명 영입·강연
피해액 ‘100억 이상’ 거점 14곳 활동
AI 활용·비행기 모드 등 대응법 전수
토스뱅크 금융사기예방관은 2인 1조(총 13개 조)로 팀을 이뤄 활동하며 지역 곳곳을 돌며 금융사기 유형을 안내하는 팸플릿 등을 나눠주는 예방활동을 한다. 사진은 정인태(왼쪽)금융사기예방관과 이흥신 예방관이 서울 영등포구 인근에서 활동하는 모습. [토스뱅크 제공]

“길거리에서 QR코드가 담긴 이벤트 전단지를 받았는데, 사기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서울 영등포구 시니어행복발전센터에서 열린 ‘금융사기예방’ 강연장. 조옥단(68) 씨가 질문하자, 강연자로 나선 토스뱅크 금융사기예방단의 정인태 예방관이 “링크를 열어보기 전, 카카오톡의 생성형 AI에 이 링크가 안전한지 먼저 물어보세요”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도화되는 링크 피싱 사기도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손쉽게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한 것이다.

토스뱅크가 지난달부터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과 손잡고 운영 중인 사회공헌 프로그램 ‘우리동네 금융사기예방관’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육자로 나선 26명의 예방관은 모두 ‘전직 경찰관’ 출신이다. 일선에서 금융사기범을 직접 검거하고 정통한 수법을 파헤쳐 온 베테랑 은퇴 경찰관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살려 시민들의 ‘금융사기 예방 교육자’로 변신한 것이다.

강연자로 나선 정 예방관도 23년간 수사부서에서 근무하며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 경찰수사대 팀장 등을 지낸 베테랑이다. 함께 활동에 나선 이흥신 예방관 역시 36년 넘게 재산·경제범죄·민원 상담 등 다양한 현장 상담을 경험했다.

금융사기예방관은 2인 1조(총 13개 조)로 팀을 이뤄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기준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00억원 이상 발생한 서울 시내 14개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밀착형 예방 교육과 현장 안내 활동을 펼친다. 토스뱅크는 내년 해당 활동을 서울 외 거점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강연에서는 정 예방관은 최근 가짜 홈페이지로 피해자를 유인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방식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정 예방관은 이런 의심스러운 링크 접속 요구를 받았을 때 취할 수 있는 세 가지 핵심 대처법을 공유했다. ▷도메인 등록 정보 확인 사이트인 ‘후이즈(WHO IS)’에 들어가 해당 사이트의 실제 등록 여부를 조회할 것 ▷카카오톡 등에서 무료로 쓸 수 있는 생성형 AI(ChatGPT 등)를 활용해 해당 사이트의 안전성을 검증할 것 ▷사기 링크를 눌렀거나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순간 즉시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전환할 것 등이다. 그는 “비행기 모드를 켜는 것은 사기범이 원격 제어로 핸드폰을 통제하는 상황을 차단하고, 경찰서로 이동해 신고하기 전 순간적으로 추가 접근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범죄 현장의 작동 원리를 꿰뚫고 있는 전직 경찰관들이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왜 이 수법에 속는지’, ‘어느 지점에서 멈춰야 하는지’를 짚어내다 보니 수강생들의 집중도와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이날 강연에는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 사기로 6000만원의 피해를 본 어머니를 대신해 딸 장미영(가명·45) 씨도 참석했다. 장 씨는 “어머니가 앞서 크고 작게 당한 사기 피해 금액만 합쳐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수준”이라며 “어떻게 사기에 빠져드는지 그 수법을 제대로 교육받아야 앞으로 추가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아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베테랑 수사관이었던 이들이 은퇴 후 다시 강단에 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수사 일선에서 다양한 사기 수법을 접하며 금융사기 근절이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죽이는’ 일이라는 걸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정 예방관은 과거 한 대기업 회계팀 직원이 금융사기에 연루돼 3억 원의 피해를 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피해자 사례를 회상하며 “깊은 죄책감에 시달리며 한동안 트라우마를 겪기도 했다”며 “사기를 당하기 전에 시민들을 제대로 교육해 막아내는 것이 그때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전직 경찰로서 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이라 생각했다”고 활동 지원 동기를 설명했다.

이흥신 예방관 역시 “최근 보이스피싱을 당한 피해자가 심적 고통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면서“금융사기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인 만큼,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상담의 영역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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