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넘어 AX ‘판’ 까는 원티드랩…이복기 대표 “우리 문제부터 AI로 풀었다”
현업이 직접 에이전트 제작·배포
AX 매출 103억원…올해 채용과 5대5 목표
![서울 송파구 원티드랩 본사에서 만난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원티드랩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3/ned/20260703094953836baba.jpg)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스스로 문제를 풀고 있는 회사가 진짜 인공지능 전환(AX) 회사입니다. 모두가 개발자가 되고 모두가 빌더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는 채용 플랫폼 회사가 AX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겉으로 보면 채용과 기업용 AI 솔루션은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원티드랩은 2015년부터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과 기업의 매칭 문제를 풀어왔다.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그동안 쌓은 데이터 활용 경험과 문제 해결 방식을 채용 밖의 기업 업무 전반으로 확장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2일 서울 송파구 원티드랩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원티드랩은 근본적으로 데이터를 다루고 이를 학습시켜 문제를 풀어온 회사”라며 “HR에서 데이터로 매칭 문제를 해결해본 경험을 더 넓은 고객 문제에 적용해보자는 데서 ‘AX beyond HR’이라는 방향이 나왔다”고 밝혔다.
원티드랩의 AX 사업은 새로운 시장을 겨냥해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생성형 AI가 확산한 2022년 말부터 직원들이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직접 에이전트와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태어났다. AI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수요는 실습 교육인 ‘AX 챔피언’으로 이어졌고, 안전하게 서비스를 제작·배포할 환경이 필요하다는 요구는 기업용 AI 에이전트 플랫폼 ‘엔노이아’가 됐다. 직접 만들어달라는 요청은 긱스 사업으로 확장됐다.
엔노이아는 현업 직원이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고 배포할 수 있도록 제작 환경과 보안·권한 관리 체계를 함께 제공한다. 자연어로 필요한 업무를 설명하면 검증된 기능 블록을 자동으로 조립하고, 기업 내부 서버에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민감한 데이터가 외부로 나가지 않도록 했다. 부서와 직급, 개인별로 데이터 접근 범위도 설정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완성된 도구를 주는 것이 아니라 현업이 직접 만들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라며 “기존에는 기능 변경을 요청하고 기다려야 했다면 이제는 오늘 바꿔야 할 것을 오늘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기술을 기준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1년 뒤 내놓으면 이미 옛날 기술이 될 수 있다”며 “현업이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스타트업의 속도를 이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티드랩은 이 같은 방식을 사내에서 먼저 검증했다. 현재 인사와 총무, 영업, 마케팅, 재무 등 전 부문에서 현업 직원들이 만든 15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가 작동하고 있다. 방문객 확인과 출입문 개방을 자동화하는 총무 에이전트, 책을 스캔하면 대여 처리하는 시스템, 사내 데이터를 자연어로 조회하는 서비스, 인사 관련 반복 문의에 답하는 에이전트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 송파구 원티드랩 본사에서 만난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원티드랩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3/ned/20260703094954090kznm.jpg)
현업 직원들은 AX 챔피언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업무를 가져와 2~4주간 직접 에이전트를 만든다. 이 대표는 “사내에서 가장 많이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 개발자보다 오히려 비개발자가 많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만든 서비스 가운데 외부 활용 가능성이 있는 제품은 ‘원티드 실험실’을 통해 공개한다. 이력서를 바탕으로 커리어 성향을 보여주거나 지도에서 주변 채용공고를 찾는 서비스 등이 여기서 나왔다.
제작 속도도 빨라졌다. 원티드랩에 따르면 과거 8명이 4~8주 동안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3명이 1~2주 만에 마치는 사례가 나타났다. 서비스 제작 속도가 빨라지면서 어떤 에이전트를 배포하고 누가 사내 데이터에 접근할지를 관리하는 거버넌스 체계도 함께 엔노이아에 반영됐다.
사내에서 검증한 엔노이아는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 외부 고객사로 공급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재 약 1만6000명을 대상으로 200여개의 에이전트가 작동하고 있으며, 한 대형 자동차 부품사에서는 1만2000명 이상의 직원이 약 30개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다.
해당 기업은 흩어진 설계·기술 지식을 검색 가능한 자산으로 만들어 상품 설계에 활용하고 있다. 부품 정보와 해외 견적 요청 데이터를 연결해 사업 기회를 찾거나 총무·컴플라이언스 등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도 적용했다.
AX 챔피언 누적 참가자는 약 3000명이다. 원티드랩은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등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업의 업무 문제를 발굴한 뒤 엔노이아 도입이나 긱스 사업으로 연결하고 있다.
원티드랩의 AX 신사업 매출은 2021년 23억원에서 2025년 103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7%에서 27%로 확대됐다. 회사는 올해 4분기 채용과 AX 사업의 매출 비중을 5대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AI라는 이름을 앞세우는 데 그치고 싶지는 않다. 실제 사업을 통해 성과를 내고, 이를 다시 투자로 연결하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결국 자기 조직의 문제를 AI로 직접 해결해본 회사가 앞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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