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교육감들에게 물었다…"드라마 '참교육' 보셨나요"

김희선 2026. 7. 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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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법도 '참교육' 들어가나요-⑤]
드라마 '참교육'이 화두로 던진 세 가지 질문
1일 취임한 신임 교육감들에게 똑같이 물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아이들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교육'을 의미하던 참교육이 응징과 폭력의 언어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드라마 '참교육'의 스틸컷. /사진=뉴시스, 제공=넷플릭스

[파이낸셜뉴스] # 드라마 '참교육'은 통쾌하다. 교권보호국 감독관들이 학내 폭력과 악성 민원을 단호하게 응징하고, 법의 빈틈을 노리는 가해자들을 일거에 제압한다. 그러나 드라마가 끝난 뒤 현실의 교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통쾌한 사이다 결말도, 강력한 교권보호국도 없다.

6·3 지방선거로 선출된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들이 지난 1일 일제히 교육행정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들은 드라마가 공론화한 교권침해와 학교 폭력의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촉법연령 악용, 아동학대 신고 남용과 진화하는 사이버폭력 등 드라마가 직격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있을까.

그 답을 듣기 위해 본지는 전국 시도 교육감에게 공통 질문지를 발송했다.

그리고 경기(안민석)·부산(김석준)·세종(강미애)·강원(강삼영)·충북(윤건영)·충남(이병도)·전북(천호성)·전남광주(김대중)·경남(권순기)·울산(조용식) 등 10개 시도 교육감의 답변을 받았다. 4년간 지역 교육을 이끌어갈 이들의 답을 두 차례에 걸쳐 들어보고자 한다.

질문은 "드라마 '참교육' 보셨나요"로 시작됐다.
드라마를 본 교육감들 이구동성 "현실과 닮았다, 그러나 해법은"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인기를 끌면서 교권 추락과 학교 폭력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지난 1일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한 민선 9기 교육감들에게 현안과 과제를 들었다. 사진 왼쪽부터 안민석 경기·김석준 부산·강미애 세종·강삼영 강원·윤건영 충북교육감. /사진=네이버 캡처

답변한 10명의 교육감은 모두 드라마를 시청했거나 내용을 숙지하고 있었다. 드라마가 한국 교육 현장의 문제를 공론화했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교권보호국'식 해결 방법을 두고는 한 목소리로 선을 그었다.

김석준 부산교육감은 "(드라마가) 교권 하락과 학교폭력의 잔혹함, 촉법소년 법망을 악용하는 가해 학생들, 학부모의 과도한 악성 민원 등 오늘날 교육 현장이 직면한 어두운 단면 상당 부분을 포착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동시에 "강압적이고 물리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설정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도 "많은 선생님들이 '누군가 내 편이 돼 주고 교사를 보호해 주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공감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울림"이라면서도 "중요한 건 통쾌한 응징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를 함께 보호하는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인기를 끌면서 교권 추락과 학교 폭력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지난 1일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한 민선 9기 교육감들에게 현안과 과제를 들었다. 사진 왼쪽부터 이병도 충남·천호성 전북·김대중 전남광주·권순기 경남·조용식 울산교육감. /사진=네이버 캡처

드라마의 한계를 지적하며 현실과 다른 점을 짚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피해와 가해의 경계를 선명하게 나눈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천호성 전북 교육감은 "실제 학교 안에는 상처 입은 학생과 방치된 어른, 얽히고설킨 무너진 관계들이 존재하는데 그 복잡성이 드라마에서는 너무 단순하게 처리됐다"라고 전했다. 전남광주의 김대중 교육감도 "교원을 일방적 피해자로, 학생·학부모를 가해자로 그리는 이분법적 구도는 현장의 복잡성을 단순화한 면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안민석 경기도 교육감은 드라마를 직접 언급하며 강도 높은 교육 정책 전환을 예고했다.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는 한국 교실과 학교의 붕괴를 전 세계에 드러냈다"며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 모두가 고통받는 불행의 트라이앵글 속에 갇힌 교육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선언했다.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계획을 밝힌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촉법인데요"…'연령 하향'보다 '실효적 대응'이 먼저

지난 4월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형사법제연구본부 연구위원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2차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 포럼에서 '연령 논의를 넘어선 형사미성년자 제도 보완'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교육감들은 촉법소년 문제에 대해 단순 연령 하향보다 교육적 대안과 제도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처벌을 강화하는 것보다 교육·교정·회복을 연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교육감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건 '촉법소년에 대한 학교의 실효적 조치 수단 부재'였다. 촉법소년이 학교 안에서 폭력을 저지르더라도 교사 등 학교가 취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없다는 게 교육감들의 생각이다.

이에 조용식 울산교육감은 "촉법소년은 학교 차원의 생활지도만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교육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이 함께 작동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강미애 세종교육감도 "촉법소년 제도의 실효적 보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면서도 "다만 그 방향이 처벌 강화 일변도가 돼서는 안 된다. 교육적 회복과 책임을 함께 묻는 균형점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균형점에 맞는 관련 정책도 고민 중이다.

천호성 전북교육감은 "촉법소년 문제를 처벌 중심이 아닌 회복과 성장의 관점에서 접근해 대안교육과 전문상담, 보호 프로그램을 촘촘히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병도 충남교육감은 "촉법 연령 하향이 공론되는 것은 중대범죄 등 문제 상황을 바라보는 모두의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라며 "촉법소년에 의한 중대사안이 발생하면 학생과 교사를 먼저 보호하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아동학대로 신고?…"교사 홀로 싸우게 두지 않겠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파이낸셜뉴스

교육감들이 가장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은 분야는 아동학대 신고 남용 문제였다. 그러면서 반복적으로 나온 표현이 "교사가 혼자 감당하게 두지 않겠다"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기구를 교육감 내에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 기구들은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처럼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교육 활동을 위협하는 요소로부터 교사를 분리하고 교육청이 해결의 전면에 나선다는 게 특징이다.

천호성 전북교육감은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를 홀로 감당하며 무고함을 증명해야 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교육청 내에 '통합 민원 대응팀'을 신설하겠다"라며 "학교로 쏟아지는 민원을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떠안아 교사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속한 대응을 위해 교육감 직속 기관으로 신설하는 곳도 있다.

강삼영 강원교육감은 "취임 후 가장 먼저 교육감 직속 교권보호지원단을 설치하겠다. 교권 침해 사안이 발생했을 때 법률 지원, 심리 상담, 행정 지원이 즉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선생님 혼자 외롭게 두지 않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부산 김석준 교육감도 "이미 교육활동보호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에 있으며, 소송 심급별 최대 1000만원 보장을 포함해 교원보호공제를 확대했다"며 "교육지원청에 학교 '민원대응팀'을 구성해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악성 민원에 교사가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학교장과 교육청이 직접 대응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역시 "교육감 직속으로 신설할 예정"이라며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선생님들의 든든한 방패가 되겠다. 저는 하늘이 무너져도 선생님을 지키는 교육감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사이버폭력 '법도 학교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이버폭력 문제는 조금 더 복잡하게 바라봤다. 교육감들은 현실적으로 학교 단독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기관 간 협력 체계 구축을 공통 방안으로 제시했다.

조용식 울산교육감은 "사이버폭력은 학교 교육 뿐 아니라 가정, 관계기관, 지역사회 등이 참여해 예방과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디지털 시민교육과 회복적 생활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병도 충남교육감은 "사이버폭력 대응을 위해 전문기관 및 수사기관과 협력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교육적 디지털 시민교육을 확대해 심각성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방법으로 대응하겠다"라며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의무를 강제해 피해자를 최우선으로 구제하는 신속한 원스톱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세종의 강미애 교육감은 "교사 대상 온라인 명예훼손·불법촬영물 유포 등에 대해 증거 보전부터 대응까지 교육청이 함께 대응하는 통합 지원을 마련하겠다"라며 현재 교사 개인이 사이버 피해를 입어도 증거 수집 단계에서부터 사실상 혼자 싸워야 하는 구조적 공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짚었다.

현실적인 대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안민석 경기교육감은 취임 첫날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제한하는 '폰프리 스쿨 제도'를 1호 결재한 사실을 알렸다. 그는 "스마트폰에 오래 머문 아이들일수록 책과 멀어지고 친구의 눈보다 화면을 더 오래 바라본다. 세계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구 설치와 대응 방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교육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사회적 공감대와 법적 보호장치의 마련이 형성돼야 한다는 데도 생각을 같이 했다.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당선인들이 지난달 15일 세종시 대한민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 당선인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사진=파이낸셜뉴스 DB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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