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기분…오피와 베네치아 골목을 걷다

권지혜 기자 2026. 7. 3.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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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줄리안 오피展 가보니
생생한 가상현실 체험 인기
첫날부터 관람객 발길 이어져
야외 미디어 작품 상영 연장
10월5일까지 울산시립미술관
▲ 2일부터 10월5일까지 줄리안 오피 작가의 개인전이 울산시립미술관 XR Lab과 야외 공간에서 진행된다. 사진은 야외 공간에 설치된 줄리안 오피 작가의 작품들.
"(줄리안 오피 작가의)가상현실 설치 작품을 체험하고 나니 여행을 다녀온 기분입니다."

사람과 도시의 풍경을 단순한 선과 색, 형태로 표현하며 현실의 장면을 자신만의 간결한 시각 언어로 재구성하는 영국 출신 세계적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68) 작가의 작품이 울산시립미술관의 미디어아트 기술력과 만났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골목길을 걷는 듯한 경험을 하고 100명의 모습이 담긴 초상화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소식에 전시 첫날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일 찾은 울산시립미술관. 야외 공간인 30m 규모의 미디어 스크린과 잔디마당에 설치된 4m 규모의 LED 파사드에 단순한 선과 색, 형태로 표현된 사람들의 얼굴이 담긴 영상이 가로(미디어스크린), 세로(4m LED 파사드)로 지나가고 있었다. 줄리안 오피의 작품은 초록빛의 잔디마당과 어우러져 울산시립미술관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후 내부에 있는 XR Lab에서 가상현실 설치 작품을 체험했다.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하고 영상 속 화살표를 따라가면 이탈리아 베네치아 골목길 곳곳을 경험할 수 있다. 강, 뛰는 형상의 조각, 나무 다리, 높은 건물은 물론 가까이 다가가면 얼굴 표정이 바뀌는 액자를 감상하다보면 어느덧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정취에 흠뻑 빠지게 된다. 마치 게임 속에 들어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모두의 동심을 불러일으킨다.

전은재(36·울산 울주군)씨는 "트위터에서 줄리안 오피 작가의 전시 소식을 보고 일부러 첫날 찾았다. XR Lab에서 가상현실 설치 작품을 체험했는데 몽환적인 분위기에 진짜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있는 느낌이었다"며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대리만족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피 작가는 이날 지역 언론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울산에 와서 느낀 감정과 본인의 작업 과정 등도 상세히 이야기했다.

그는 "울산의 고층 아파트들이 마음에 든다. 마치 공상과학의 장면 같은 모습이다. 울산 곳곳에 있는 수많은 표지판과 사이렌은 여러 정보를 제공해준다"며 "야외 공간에 있는 100명의 모습이 담긴 초상화 작품을 위해 아내와 딸이 섭외하는데 도움을 많이 줬다. 동양인을 그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과학자처럼 실험한 결과물을 공유하는 것이다. 드로잉은 하나의 언어다. 작품을 단순화하면 인물의 존재감이 더 강화된다"며 "예술은 기술과 만나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미디어아트 특화 전시관인 울산시립미술관이 기회를 줘 새로운 형태로 최신작들을 선보이게 됐다. 시민들이 즐겁게 경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줄리안 오피 전시는 이날부터 10월5일까지 XR Lab과 잔디마당에서 진행된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에 관심이 이어지자 야외 영상 작품 상영 시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미디어 스크린 작품은 오후 8시까지, LED 파사드는 오후 12시까지 상영한다. 글·사진=권지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