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실습하며 옷 이미지 만들었어요” 지역 초·중등생 AI 교육하는 대학들

최인준 기자 2026. 7. 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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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 AI 교육 격차 심각해지자
지역 대학 앞장서 무료로 수업 진행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디지스트) 김수필 선임연구원이 대구창업허브 강의실에서 대구·경북 지역 중학생들에게 인공 지능(AI) 강의를 하는 모습. /김동환 기자

최근 대구 동구에 있는 대구창업허브 강의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디지스트) ‘AX혁신본부’ 김수필 선임연구원이 대형 화면에 인공지능(AI)이 시각 이미지를 인식하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합성곱 신경망(CNN) 구조도를 띄웠다. 김 연구원의 설명을 듣는 건 대학생이 아닌 교복 입은 대구·경북 지역 중학생 11명이었다. 디지스트가 올 1학기부터 초등학생·중학생 30명을 대상으로 1년 과정으로 개설한 AI 교육 프로그램인 ‘AI·소프트웨어(SW) 스쿨’의 수강생들이다.

이론 수업이 끝난 뒤엔 학생들이 노트북을 열고 딥러닝(심층학습) 모델을 활용해 옷과 신발 등의 이미지를 직접 생성하는 코딩 실습을 했다. 경주에서 KTX를 타고 수업을 들으러 온 화랑중 1학년 박가영(13) 양은 “디지스트 석·박사 과정 연구원들이 1대1로 설명해 주셔서 어려운 AI 원리도 대부분 이해가 됐다”며 “학교에서 친구들이 코딩에 대해 모르는 걸 나한테 물어볼 정도”라고 했다.

매주 수요일 방과 후에 진행하는 이 교육 과정은 전액 무료다. 원하면 4년간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일부 학생은 방학 때 해외 AI 기업 탐방도 보내준다. 디지스트 측은 “AI 시대에 중요한 수학적 논리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며 “실습 위주 수업이 많아 향후 AI 기업 취업이나 창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지역 대학들도 학생 대상 무료 AI 강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춘천교대 AI융합영재교육원은 올해부터 강원 지역 초·중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AI를 수학·과학·음악·미술 등과 접목한 융합 수업을 운영한다. 충남 논산의 건양대 AI·정보보호영재교육원도 올해 지역 학생 50명을 선발해 기초·심화·전문반으로 나눠 수준별 AI 수업을 진행 중이다.

이렇게 대학이 앞장서 초·중·고 학생 대상 AI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AI 교육 격차’가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공교육에서 AI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 학생들이 첨단 기술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대학이 소매를 걷어붙인 것이다. 지역 대학에는 해당 지역 인재들이 많이 진학하게 되는데, 입학 시점에는 이미 교육 격차가 너무 벌어져 늦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모든 학생을 위한 AI 교육’을 하겠다며 일반 학교보다 AI 수업 시간을 1.5~2배로 확대한 ‘AI 중점 학교’를 올해 1141곳 새로 지정했다. 그런데 수업 시수를 늘렸을 뿐 AI 교육을 위한 별도 커리큘럼을 만들지는 않았다. 지방의 경우 AI를 제대로 가르칠 교사도 부족하다. 예컨대, 전남·경북의 농어촌 지역에선 정보 교사 1명이 학교 3~4곳을 돌아다니면서 수업하는 곳도 많다.

실제 서울 등 수도권에는 코딩부터 AI 리터러시(문해력)까지 AI 관련 학원들이 성행하는 반면, 지방엔 부족한 실정이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컴퓨터·정보 학원 589곳 가운데 41%(244곳)가 서울과 경기도에 몰려 있다. 교육 기업 드림베이스가 중고교생 1만7381명을 설문한 결과 ‘AI 유료 결제 경험률’도 서울은 16.8%인데 비수도권은 10.3%에 그쳤다.

박형빈 서울교대 교수는 “앞으로는 AI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라며 “공교육뿐 아니라 대학, 연구 기관 등 다양한 지역 인프라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양질의 AI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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