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의 ‘맨 끝줄 소년’, 왜 시청률 맨 앞줄 못섰나

김민정 기자 2026. 7. 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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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서스펜스 ‘맨 끝줄 소년’
최민식·허준호 등 연기파 활약에도
예측 쉬운 스토리에 긴장감 하락
‘맨 끝줄 소년’ 주인공 ‘허문오’(최민식·왼쪽)와 제자 ‘이강’(최현욱). 최민식은 “시간이 지나 보니 너무 나약한 허문오를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 했다. /넷플릭스

머리 희끗한 교수가 캠퍼스를 달린다. 제자를 위해 시험지 유출이라는 일생일대의 일탈 행위를 한 직후, 예상 밖 희열에 숨 넘어갈 듯 웃던 그가 말한다. “미쳤구나, 나 미쳤어!”

작가로서 평생 ‘특별한’ 이야기를 찾아 헤매다가, 결국 제자가 지어낸 한낱 꿈같은 이야기에 사로잡혀 몰락하는 인물. 지난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맨 끝줄 소년’(6부작)에서 배우 최민식이 주인공 ‘허문오’를 맡아 또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첫 넷플릭스 출연작이다.

허문오는 명문대 교수이지만 한때의 연적이자 경쟁자인 작가 ‘김수훈’(허준호)에 대한 열패감으로 가득하다. 언젠가는 자신만의 스토리로 김수훈을 꺾겠다는 욕망으로 이글거린다. 묘한 느낌을 풍기는 학생 ‘이강’(최현욱)이 써내는 글이 그의 갈증을 자극한다. 제자를 통해서라도 경쟁자를 누르고 싶었던 허문오는 되레 제자의 글에 현혹돼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인다.

최민식이 나섰음에도 다른 한국 넷플릭스 작품들과 비교해 공개 첫 주에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넷플릭스 주간 시청 순위(비영어 쇼 부문)는 국내 3위, 글로벌 8위. 최민식과 허준호를 포함해 김윤진·진경·최현욱 등 연기파 배우들이 자기 자리에서 역할을 해내지만 너무 일찍 김이 새버린 서스펜스가 아쉬움을 남긴다. 끝까지 진실을 단정할 수 없는 맛으로 보는 ‘서스펜스 장르’를 표방했음에도, 중요한 반전 요소가 중반부터 어느 정도 예상되면서 궁금증과 긴장감을 이어 가지 못했다는 평이 나오는 것이다.

이강은 허문오의 경쟁자 김수훈의 집에서 벌어지는 일을 작문 과제로 써내고, 허문오는 김수훈의 약점을 담은 이 글에 점점 집착한다. 많은 시청자가 일찌감치 이강의 의도에서 이상함을 감지하면서, ‘맨 끝줄 소년’은 아둔한 허문오의 ‘원맨쇼’ 심리극에 가까워진다.

제자에게 휘둘리는 순진한 허문오를 생생하게 표현한 최민식의 연기는 호평을 받고 있다. 2일 만난 최민식은 “열패감과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의 민낯을 발가벗겨 걸어 놓겠다는 마음으로 인물에 접근했다”며 “여름철 시원하게 나쁜 놈 응징하는 다른 드라마도 있는데, 불편한 구석도 있는 이 답답한 이야기를 택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대본을 읽고 너무 좋아 흥분 상태에서 작품을 택했다”며 “저도 연기를 할수록 허문오처럼 욕망이 더 끓는 것 같다. 인간을 탐구하고 파헤치는 작품을 더 다양하게 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드라마는 모두가 때로 걸려들 수 있는 덫을 보여주며 공감을 낳는다. 허문오는 현실을 던져 두고 꿈을 꾸는 인물이다. 그래서일까. 꿈속을 헤매다 깨어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보육원 아이의 사연도 글감으로 점수를 매기고, 아내보다 대학 시절의 첫사랑을 더 중시한다. 꿈속을 헤매던 이 남자는 현실의 것을 다 잃고 나서야 제대로 된 글을 시작한다. 원작은 후안 마요르가의 동명 스페인 희곡. 드라마 ‘트렁크’(넷플릭스), ‘우리들의 블루스’(tvN) 등을 만든 김규태 감독이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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