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세계 최대 정유소'…투자 새바람 일으킨 시멘트 왕

손주형 2026. 7. 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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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거부' 알리코 단고테
정부 지원 받아 생산라인 확대
석유제품·비료 등 전세계 수출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는 7~8년 전만 해도 석유 제품의 70~80%를 수입에 의존했다. 지금은 자국 수요를 충족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출까지 가능한 생산 능력을 갖췄다. ‘아프리카 시멘트의 왕’으로 불리는 알리코 단고테(사진)가 200억달러(약 31조원)를 들여 단일 정제라인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정유 공장을 세운 덕분이다.

1957년생인 단고테는 스무 살 무렵 제품 수입 및 유통에 나서며 사업에 손을 댔다. 소금과 밀가루, 쌀, 식용유 등 기초 식료품을 거래하고 가공하며 사업을 키워 나갔다. 시멘트 수입·유통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그는 2000년 국영 시멘트 회사를 인수하며 시멘트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행보는 생산량 530만t 규모의 시멘트 공장 신설로 이어졌다. 아프리카 최대 규모로 성장한 단고테의 시멘트 사업은 오는 11월 영국 런던증시에서 2차 상장을 앞뒀다.

정부와 거래하며 사업을 확장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단고테를 ‘정실 자본가’라고 불렀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액세스은행의 아이그보제 아이그이무쿠에데 회장은 “수입 허가권, 광산·유전 접근권을 팔아 이익을 얻는 지대 추구자와 달리 단고테는 제품을 생산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그를 옹호했다.

단고테가 아프리카에 산업 발전의 본보기를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민간 자본과 정부의 보호주의를 결합해 수입 의존을 없애고, 원자재를 완제품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내세운다. 단고테가 라고스에서 정유 공장 건설을 시작할 때만 해도 외국 은행에서 사업을 지원받기 어려웠다. 그는 현지 금융회사와 다른 계열사에서 나오는 현금 흐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단고테의 성공 신화로 아프리카 투자 시장에도 새바람이 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미겔 아제베두 씨티은행 투자은행가는 “성공 사례가 많아질수록 위험 프리미엄이 낮아지고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단고테의 비료 사업은 나이지리아 국채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는 데 성공했다.

단고테는 2030년까지 총 450억달러(약 69조원)를 투자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라고스 정유 공장의 하루 생산 능력은 2028년까지 지금의 두 배인 140만 배럴로 확대한다. 시멘트 생산 능력은 66.5%, 비료 생산량은 네 배 늘릴 예정이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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