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림픽공원 시위 한달, 이제 그만 일상으로 복귀하길

국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위가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진입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5일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 두 개가 개표소인 핸드볼경기장으로 옮겨지고 ‘봉쇄 시위’가 시작된 지 27일 만이다.
이날 시위 참가자들이 핸드볼경기장 주변에서 특위 위원들의 진입을 막겠다며 고성을 지르고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 등 2000여명이 시위대를 출입구 바깥쪽으로 강제 분리시킨 후 위원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특위는 봉쇄 시위로 반출되지 못한 채 경기장 내 지하 사무실 두 곳에 나뉘어 보관 중인 투표함 380개와 투표지 247만장, 투·개표록 등을 점검했다. 선거 관련 자료·물품의 보관 실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CCTV가 없다는 점도 확인됐다.
일부 시위 참가자가 경기장 출입문을 봉쇄한 것은 지난달 5일이었다. 이로 인해 핸드볼·펜싱 등 9개 종목 단체의 상주 인원들이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해 업무가 마비됐다. 펜싱 선수들이 펜싱 칼과 신발을 꺼내지 못해 국제대회 참가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시위대 일부가 핸드볼 유소년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해 소지품 검사를 요구한 것을 비롯해 다수의 불법 행위들을 저질렀다. 시설을 대관했던 공연업체들이 일정을 취소하거나 장소를 급변경하는 등 피해를 봤다.
집회·시위는 대체로 차분하게 진행됐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계엄 정당’ ‘윤어게인’ 등 극단적 구호를 쏟아냈다. 그런데도 치안당국은 시위대와의 물리적 충돌을 꺼려 출입문을 강제 개방하지 않았다. 참정권 침해를 규탄하는 정당한 시위는 보호하되, 타인의 자유와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는 단속해 처벌하는 것이 맞다. 이날 이후 또다시 핸드볼경기장 출입 방해 등 불법 행위가 벌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당부한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 행정의 총체적 부실과 무능이 확인됐다.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구라는 방패막을 이용해 조직을 방만 운영해왔고, 각종 불법·비리도 만연해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여야는 45일간의 국회 국정조사에 이어 특검도 실시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참정권 훼손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치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선관위를 전면 개혁해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를 국민이 신뢰하도록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치권이 선관위에 대한 고강도 개혁 작업에 나서게 된 데는 참정권 침해에 항의하는 시위에 많은 국민이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위 참가자들도 이제 선관위 ‘바로 세우기’는 정치권에 맡기고 일상에 복귀할 때가 됐다. 다만, ‘전국 재선거’ ‘부정선거’ 같은 비현실적·음모론적 주장과는 단호히 결별하고, 정치권이 참정권 수호와 선관위 개혁을 위해 제 역할을 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주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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