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방치한 성폭력 긴급안전망 '1366', 떠나는 상담사들
가정폭력·성폭력·스토킹·교제폭력 등 젠더 폭력 피해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번호가 있습니다. 여성긴급전화 '1366'입니다. 1366번은 1년 365일에 하루를 더해, 단 한 순간도 빠짐없이 피해자를 지원하겠다는 뜻의 국가 긴급 상담망입니다.
성평등가족부(전 여성가족부)가 2001년부터 운영을 맡아 현재 전국 17개 시·도 19개 센터가 24시간 돌아가고 있습니다. 1366 상담사는 피해자 전화를 받고, 경찰·병원·보호시설을 연결하고, 긴급 피신을 돕습니다. 젠더폭력 피해자들의 '사회적 응급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226명의 상담사가 최전선에서 24시간 전화를 지킵니다.
그런데 이 응급실을 지키는 상담사들이 떠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237명이 1366센터를 떠났습니다. 상담사가 떠나면, 피해자 긴급 대응에도 공백이 생깁니다. 왜 상담사가 떠나는 걸까요? 뉴스타파가 전국 19개 1366센터의 자료를 확보해 노동 환경과 고용 구조를 들여다봤습니다.

피해 상담은 늘고, 상담사는 줄었다
1366에 걸려오는 상담전화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국 1366센터에 접수된 상담은 모두 30만 3527건.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발표한 ‘여성긴급전화 1366연감에 따르면, 2022년 28만 건에서 2025년 30만 건으로 5.2% 늘었습니다.
가정폭력이 15만 5027건으로(51.1%) 가장 많았고, 디지털성범죄와 스토킹 등 새로운 유형의 폭력 상담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디지털성범죄 상담은 7,262건으로 전년 대비 42.3% 증가했고 스토킹 상담도 1만 9,223건으로 전년 대비 32.1% 늘었습니다. 또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6%가량 피해 상담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성범죄 피해가 복잡한 형태로 진화하면서 1366센터 상담사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뜻입니다.

특히 1366 상담의 3분의 1 이상은 야간에 이뤄집니다. 지난해 접수된 야간 상담만 10만 2,433건. 밤에도 누군가는 맞고, 누군가는 도망치고, 누군가는 살기 위해 전화를 겁니다.
저희는 정말 극한 상황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많이 받아요. 새벽에 자살할 거라며 한강 다리 위에서 전화하는 분도 있고, 남편에게 맞다가 방문 잠그고 전화하는 경우도 있고, 폭력 피해 트라우마로 자해를 시도하는 현장에 저희가 긴급지원을 나가기도 해요. 새로운 유형의 피해 상담도 점점 많이 들어오고요. 폭력 피해 사실을 온전히 듣고 나면, 저희도 마음이 힘든데 나중에 덕분에 나아졌다, 해결했다는 소식 들으면 뿌듯하죠. 이 일을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 박은영 / 1366서울센터 상담사
지난 4월 27일, 성평등가족부는 2025년도 1366센터의 늘어난 상담 통계를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급변하는 폭력 양상에 맞춰 대응 역량을 개선하고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 김가로 / 성평등가족부 안전인권정책관
그럴 수 있을까요?
전국 19개 센터 중 절반 이상이 '정원 미달'
전국 1366센터의 현실은 상담사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뉴스타파가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실을 통해 성평등가족부 자료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전국 19개 1366센터 가운데 10곳이 정원미달 상태였습니다.(2026년 3월 14일 기준)
전체 정원 247명 가운데 21명이 공석입니다. 21명, 언뜻 보면 많지 않아 보이지만 3교대 근무 특성상 1명의 공백도 남은 상담사들의 업무강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센터장들과 상담사들의 설명입니다.
사실 1366센터 근무는 한 사람이 빠지게 되면 다른 사람이 그 공백을 메워야 되는 구조거든요. 다른 회사처럼 상근에서 모두 함께 근무하면 누군가 대처하기가 쉽잖아요. 여기는 근무 패턴이 딱딱 짜여져 몇 명이 일하는 상황이라서 한 사람이 펑크를 내면 그 업무 강도가 다른 사람한테 너무나 세게 가는 거죠.
- -A지역 1366센터장
4년 간 237명의 상담사가 떠났다
인력공백이 발생하는 이유는 1366센터에 계속 사람이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2년부터 2025년 지난 4년 동안 전국 1366센터에서 퇴사한 상담사는 모두 237명. 정년퇴직자는 제외한 수치입니다. 한 해 정원(247명)에 맞먹는 인원이 떠난 셈입니다. 해마다 59명씩, 4명 중 1명 꼴로 퇴사합니다. 인력이 충원되는 속도보다 퇴사하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각 센터는 해마다 만성적인 인력공백에 시달리게 되고요.

그런데 모든 센터에서 퇴사자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퇴사자의 대부분은 지자체가 민간에 위탁한 센터에 집중돼 있습니다.
1366센터는 크게 성평등가족부 산하기관인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운영하는 ‘중앙센터’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18개 센터로 나뉩니다. 여기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센터는 다시 지자체 직영(2곳)과 출연재단, 민간법인 위탁 센터(16곳)로 나뉩니다.
전체 퇴사자 237명 중 235명이 위탁센터에서 발생했습니다. 충남센터 33명, 인천센터 30명, 경북센터 25명, 서울센터 23명 순입니다. 가장 퇴사자가 많은 충남센터의 경우 작년에만 11명이 퇴사했습니다. 민간위탁 법인이 바뀌면서 기존 상담사들이 모두 퇴사한 것입니다. 센터 관계자는 “홍성과 공주간 거리가 차로 1시간이나 걸리다보니, 상담사들이 바뀐 센터로 출퇴근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지자체가 직영하는 대구·광주센터는 퇴사자가 없습니다.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직으로 고용하고, 호봉도 인정합니다. 다른 센터보다 처우가 나은 편입니다. 대부분의 위탁센터는 1년 또는 1년 미만의 계약직 구조입니다.

상담사 평균 근속연수도 차이가 컸습니다. 직영 센터 평균 근속연수는 9.3년, 위탁 센터는 4.6년으로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민간위탁은 직영보다 더 오래 일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이야깁니다.

왜 이렇게 지역마다 다를까요? 원인은 예산 구조에 있습니다. 성평등가족부는 각 지자체마다 상담사 정원에 맞춰 초임 수준의 기본금만 지원합니다. 호봉 상승에 대한 인건비와 각종 수당은 지자체가 자체 부담해야 합니다. 지자체 형편과 의지에 따라, 같은 일을 하는 상담사들의 노동조건이 달라지는 구조입니다.
현장의 센터장들과 전문가들은 주무부처인 성평등가족부가 분명한 기준을 정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지역별로) 임금조건이 달라요. 이거는 개인 센터나 지자체의 문제라기보다도, 중앙부처에서 일관된 지침을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죠. 중앙부처가 임금이나 고용형태, 휴무에 대한 지침을 내려보내면 지자체는 따라가게 되어 있어요. 여성 인권을 가장 신경쓴다는 부처이면서 25년 째 기준 없이 방치한다는 게 말이 되는 걸까요?
- B지역 1366센터 센터장(1년 미만 계약직 운영)
정부 부처가 지자체에게 사업을 맡겼다는 얘기는 ‘알아서 하라, 우리는 모르겠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알아서 해’가 아니라 국가로서 이 정도의 서비스를 어느 곳에 있든 제공해 주겠다는 약속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운영 방식은 다양할 수 있지만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킬 수 있을 정도의 어떤 수준 기본적인 수준을 정부 부처에서 마련해 주고 그것을 따르도록 지원해 주는 것, 이것이 지금 성평등가족부가 해야 될 일이죠.
- (허민숙 /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여성학 박사)
밤샘 근무, 고용불안…상담사들이 떠나는 이유
지금도 그만두고 싶어요. 매 분 매 초 소진되고 있거든요. 그래도 내가 퇴사하면 내 옆의 동료가 더 힘들겠지. 그래도 1366이 피해자들에게 꼭 필요한 기관이니까, 나도 당사자가 될 수 있으니까. 나에게도 필요한 곳이니까…그런 마음으로 버티고 있는데…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어요.
- "김채원(가명) / 1366서울센터 상담사
전국의 상담사와 센터장들은 대부분 여성 노동자입니다. 인터뷰를 해보면, 본인이 젠더 폭력의 피해자였거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1366에 입사했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상담사들이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퇴사의 이유는 △한달 7~8번의 밤샘노동 △3조 3교대 격무 △계약직의 고용불안 △낮은 임금 등 다양합니다. 결국은 처우의 문제입니다.
민간 위탁의 경우 책임 소재가 분명치 않아 좀처럼 노동환경이 개선되기 어렵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센터입니다. 1366서울센터의 경우 1년 계약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상담사들이 민간 위탁기간(5년)과 동일하게 근로계약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서울센터는 전국 상담의 약 10%, 연간 3만 건 안팎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상담사는 정원보다 3명 적은 12명입니다. 최근에는 1명의 공석이 더 발생해 11명이 모든 전화를 소화하고 있습니다. 인력 부족으로 연차도 자유롭게 쓰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서울센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연속 휴무가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데이-이브닝-나이트-오프(휴무)가 반복되는데, '오프'는 나이트(밤샘) 근무가 끝나는 아침 8시 퇴근 당일을 뜻합니다. 전날 밤 10시에 출근해 꼬박 밤을 샌 다음 날 8시에 퇴근하고, 하루 쉬는 것 외에는 사실상 쉬는 날이 없이 매일 출근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전국 19개 센터 중 연속 이틀 휴무가 아예 없는 곳은 서울이 유일합니다. 적은 인력으로 폭주하는 상담을 모두 소화하려다보니 연속 휴무 없이 일하는 구조를 수년 째 이어오고 있는 겁니다.
나이트(밤샘 근무) 다음에 오프가 있지만, 이 오프는 나이트 근무가 끝나는 아침 8시, 퇴근하는 당일의 오프를 말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온전히 쉬는 날이 전혀 없는 거죠. 제대로 쉬지 못하고 출근하는 날에는 상담도 충실히 하기 어렵다고 느껴요.
- 박은영 / 1366서울센터 상담사

전문가들은 이같은 근무 형태가 사람의 신체를 극도로 소진시킨다고 경고합니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대표(녹색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는 “서울센터의 근무표대로 생활하면, 야간 근무를 마치고 아침에 귀가해 잠을 청하더라도 신체 리듬 때문에 서너 시간 만에 깨어나게 된다”며 “의학적으로 수면 부채(빚)가 계속 누적되는 상태로, 장기화 되면 신체적 문제가 나타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장 상담사들의 몸은 이미 무너져 있었습니다. 박은영 1366서울센터 분회장은 “입사 후 1년 만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수면장애로 하혈을 반복하다 자궁내막증 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또다른 상담사 김채원 씨는 수면장애로 밤샘 근무 후 항상 수면제를 복용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일단은 수면장애가 생겼고 약을 먹고 있어요. 병원에서는 근무 스케줄을 바꾸지 않는 한 완치는 불가능하다고 하죠. 그렇다고 퇴사하라고 할 수도 없으니 약을 계속 처방해주죠. 약을 먹으면 그래도 5시간 정도는 잘 수 있어요. 약을 안 먹으면 두세 시간, 못 잘 때는 1시간...
- 김채원(가명) / 1366서울센터 상담사
'1년짜리 계약직'이라는 보이지 않는 족쇄
가혹한 노동 환경 속에서도 채용 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센터는 지난해부터 거의 매달 ‘긴급 전문상담원 채용공고’를 올렸지만 여전히 4명 공석입니다. 이유는 가혹한 3교대 때문만이 아닙니다.

1366 상담사로 입사하려면 사회복지사 등 관련 자격증 외에도 1년 이상의 현장 경력이 필수적입니다. 높은 전문성과 고강도 감정노동을 요구하면서도 고용 형태는 '1년짜리 계약직', 신입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인 월 230만 원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계약직 구조는 상담사들이 가혹한 근무 조건에 이의제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 상담원들이 서울시를 찾아가 문제점들을 얘기했습니다. 당시 저를 제외하고는 모두 계약직이었는데, 마지막에 이들이 요청한 게 '저희가 계약직이라 잘릴 수 있으니 왔다는 거는 비공개로 해달라'는 것이었어요. 그때 이 사람들이 계약 만료를 가장 무서워한다는 걸 알았어요.
- 채인선 / 전 1366서울센터 근로자대표
서울센터 상담사들은 노조를 결성하고 작년 3월부터 위탁법인인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과 센터 측에 한 달에 한 번 연속 이틀 휴무 보장과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고용불안 구조를 해결하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1366서울센터 노동조합은 지난 6월 24일, 1년 넘는 교섭 끝에 한 달 1회 이상 연속 이틀 휴무 보장 약속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1년 계약직 구조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위탁법인은 센터운영과 근로계약 체결의 주체는 ‘센터장’이라며 책임을 넘겼고, 센터장은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관리감독기관인 서울시와 성평등가족부는 고용 안정과 휴무 보장을 권고하고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며 노사간에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무용지물’ 민간위탁 노동자 고용안정 지침
하지만 이런 단기 계약은 정부 지침 위반입니다. 2021년 만들어진 고용노동부의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은 위탁 기간(통상 3년~5년)과 동일한 기간으로 근로 계약을 체결하여 고용 안정을 보장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회 역시 2025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를 통해 1366센터의 불안정한 계약 관행과 노동 환경을 개선하라고 지적했으나 현장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고용이 불안한 3교대 상담사들이 임금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닙니다. 지자체 예산에 따라 조금씩 급여가 다르지만, 대부분 경력 1년을 보유하고 입사한 신입 급여의 경우, 220~240만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야간수당이 더해지면 250~260만 원 수준입니다.
지역의 한 1366센터 센터장은 “사회복지시설 급여가 다 비슷비슷하게 낮다. 같은 급여라면 누가 야간 교대근무를 선호하겠느냐”며 “교대 근무 특성을 반영한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자살예방전화 109는 정규직…왜 1366센터는 다를까?

그렇다면 모든 긴급전화가 이렇게 운영될까요? 비교 대상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번입니다. 109번을 운영하는 자살예방상담센터의 총 정원은 150명. 100명은 보건복지부 공무직으로, 50명은 산하 공공기관인 ‘생명존중희망재단’ 소속 직원(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합니다.
교대근무 방식도, 3조 3교대, 4조 3교대로 운영하는 1366센터와 달리 일괄 5조 3교대로 운영하며, 연속 이틀 휴무를 정기적으로 보장합니다. 교대근무자 임금은 2026년 기준, 신입 기본급 238만 2,560원으로 1366센터와 비슷합니다. 109 역시 현재 정원 150명 중 현원이 103명으로 인력 공백이 있습니다. 고용이 안정돼도 이 일이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상담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이유와 5조 3교대로 운영하는 이유를 상담사의 장기근속을통해 전문적인 상담역량을 쌓기 위해서라고 설명합니다
저희도 4조 3교대로 운영을 하다가 이제 퇴사율도 좀 높고 그래서 바꿨어요. 교대 근무는 5조 3교대가 가장 이상적인 교대 근무 방법이잖아요. 5조 3교대로 전환을 하면서 퇴사율도 낮아지고 직원 만족도도 높아졌고요. 그리고 상담 업무가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면서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라서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여기는 처음부터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 관계자
똑같은 긴급안전망인데 왜 이렇게 처우가 다른 걸까요?
이에 대해 성평등가족부는 상담원의 “고용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보건복지부처럼 “직접 고용하는 것은 민간의 전문성 활용이 어렵고, 서비스 질 저하의 우려가 있어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계약직 구조와 휴무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각 기관에 권고 하고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며 "상담원 장기 근속을 위해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공이 민간위탁 방식을 악용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가 공공의 일을 하는데 민간 위탁을 하는 경우는 민간에 맡겼을 때 서비스 질이 훨씬 좋아진다거나 경쟁력이 있다든가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든가 뭔가 장점이 있기 때문에 민간 위탁으로 운영을 하는 거거든요. 이 일이 귀찮아서 내지는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어서 민간 위탁하는 게 아니에요.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는 기관의 노동자들의 처우가 공공에서 직접 운영하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그 처우가 매우 나쁘다면, 민간 위탁의 사례를 악용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국가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고, 처우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 -임미애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전 국회 성평등가족위원)

숙련 상담사가 떠나간다…상담사 3명 중 1명은 '신규'
해마다 상담사들이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하면서, 1366센터는 숙련 상담사가 길러지기 어려운 구조가 됐습니다. 전국 3교대 상담사(현원 226명)중 2년 미만 종사한 상담사가 77명으로, 34%나 됩니다. 상담사 3명 중 1명이 근속 2년이 채 되지 않은 신규 상담사입니다.

숙련 상담사가 떠난 1366센터에선 남은 상담사도 힘들 뿐만 아니라, 폭력 피해자 상담의 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1366은 긴박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들을 상담하는 곳이잖아요. 가장 위기 상황일 때 빠르게 대처하려면 상담에 숙달되어 있어야 되고 정보력이 많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계속 상담원이 바뀌고, 제가 상담하기도 바쁜데 새로운 선생님들이 오시면 그분도 알려드려야 되고, 조금만 알려드렸는데 금방 퇴사하시고 이러시면 또 알려드려야 되고. 이런 것들이 반복이 돼요. 당연히 상담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죠.
- 박은영 / 1366서울센터 상담사

숙련된 상담사가 떠나고 그 자리를 계약직과 단기 근로자가 메우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여성 폭력 피해자를 향한 국가의 '구조 신호'는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내가 정말 도와준 그분들이 일상으로 돌아갔기를, 아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생존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의 희열과 기쁨과 안도감, 이런 걸로 인해서 일하시는 분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열악한 환경을 상쇄시키면서 일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그거를 언제까지 견뎌요? 그거를 한도 끝도 없이 견딜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제대로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서 '네가 마음이 착하니까, 네가 이 일을 자발적으로 선택했으니까, 앉아서 전화 받는 게 뭐 그렇게 힘들어?'라는 태도로 이 분들을 대한다면, ‘성폭력을 근절하겠다’, '여성폭력을 추방하겠다'는 외침은 공허할 수밖에 없는 거죠.
- 허민숙 /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여성학 박사)
제가 1366센터에 입사했던 건, 저도 이제 가족의 해체 경험이 있고. 가정 폭력 피해가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이 분야에 어떤 흥미나 사명감이 있으니까 그 직업을 선택을 한 건데…저는 일단 몸이 너무 힘들어서 지속할 수 없다라고 판단을 했어요. 저는 '돈 더 안 받아도 되니까 휴무 하루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이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저는 퇴사했지만, 1366은 피해자를 위해 꼭 필요한 기관이에요. 더 이상 사람들이 떠나지 않도록 처우 개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윤미소(가명) / 1366서울센터 전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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