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법정서 "선관위에 계엄군 보낸 건 시스템 점검 위한 것" 주장
尹 측, '노상원 수첩'→'노상원 낙서장' 주장도…"계엄 지시, 선포 이틀 전"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을 보낸 것에 대해 "부정선거 수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서버 등 전산 관리 시스템 점검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2일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2-1부(고법판사 이승철 조진구 김민아)의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선관위에 계엄군을 보낸 것은 부정선거를 수사하고 조작하기 위한 것'이라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주장에 대해 "선거에 부정행위나 불법 행위를 수사하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한 정의를 하고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적어도 부정선거를 수사하려면 선거와 관련된 실물 증거자료를 확보해 수사해야 하는 것"이라며 "계엄법상 선관위의 전산 관리 시스템 보안을 점검할 수 있는 일이라 간 것이지, 그 자체가 어떤 부정선거를 수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관위 보안 시스템의 해킹 위험성을 점검하러 갔다는 건 계엄 선포가 독재 권력을 구축하기 위한 게 아니란 것을 보여준다"며 "독재를 하려면 차라리 선관위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실소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추가로 발언 기회를 얻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라고 해도 내란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헌·위법한 행위는 탄핵 등 조치가 이뤄지면 되는 것이고, 내란은 기본적으로 합법적 절차에 의하지 않고 국가 권력을 찬탈하는 것"이라며 "권력 찬탈을 위해 국회 해산이나 개헌 등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 존재하지 않았고, 계획한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검팀이) 1심에서 논거로 제시한 국헌 문란이라는 논리 구조는 관련 주장도, 입증도 없었고 심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을 가지고 '친위 쿠데타' 주장을 결심 단계에서 논고해 처음으로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특검법이 위헌이고, 위헌을 토대로 공소 유지 중"이라며 "이에 따라 특검팀은 항소제기 권한이 없으므로 항소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특검팀은 방어권 행사를 위한 자료 제출을 거부했고, 1심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을 명시적으로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팀은 1심에서 '매우 치밀한 계획이 있었고, 폭동을 직접 지휘했다'고 하지만, 계획 수립 자체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른바 '노상원 수첩'을 '노상원 낙서장'이라고도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 수첩을 근거로 이 사건을 비롯한 내란 관련 사건에서 비상계엄 모의 시기를 2023년 10월로 주장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수첩이라기에는 조잡하고, 받아적었다면 흘려 쓰는 정도도 달랐을 것"이라며 "만약 이 낙서장이 2023년 10월 이전에 기재됐다면 김흥준 전 육군본부 정책실장에 대한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상계엄 준비를 지시한 날로 계엄 선포 이틀 전인 2024년 12월 1일이라고도 주장했다. 1심 재판부도 이날을 계엄 준비 시점이라고 봤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특검팀은 2024년 8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지명한 점을 문제 삼고 있는데, 친위 쿠데타로 법리를 변경하면서 이를 보강할 증거로 문제 삼는 것"이라며 "특검팀이 주장하는 모의 내지 준비 모임도 계엄과 무관하고, 모임이라는 것은 대부분 술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술자리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두고 계엄과 엮어 주장하는 건 부당함을 넘어 불법적"이라고 덧붙였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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