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연수구청장, 인천시에 ‘현안 제안서’… 박찬대 시장 압박 모양새 [인천 정가 레이더]

박경호 2026. 7. 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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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구, 인천시에 8대 현안 제안서 전달
IPA 이전, 화물주차장 등 갈등 불씨 상존
복잡해진 정치 지형 속 주도권 싸움 전망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7일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아암물류2단지 화물차 주차장을 방문해 화물차 불법 주·정차 단속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2026.7.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민선 9기 인천 기초자치단체의 정치 지형이 ‘여대야소’로 전환된 가운데,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취임 첫날 박찬대 인천시장에게 지역 현안에 대한 제안서를 전달하는 등 민선 9기 출범 초기부터 ‘지역 정치 주도권’을 둘러싸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연수구는 지난 1일 ‘송도 분구 추진’ ‘인천항만공사(IPA) 사옥 제물포 이전 계획 철회’ ‘송도 9공구 화물차 주차장 개장 계획 재검토 및 대체부지 이전 추진’을 포함한 8개 지역 현안에 대한 ‘연수구 제1호 제안서’를 인천시에 전달했다. 이재호 구청장은 “8대 핵심 과제가 인천시 주요 정책과 연계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인천시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겠다고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찬대 시장과 소속 정당이 다른 이 구청장이 취임하자마자 지역 현안을 해결하라고 인천시를 압박하는 모양새로 해석하고 있기도 하다. 우선 이번 제안서는 기초단체장이 인천시장에게 현안을 전달할 때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건의’가 아닌 ‘제안서’라는 용어를 썼고, ‘제1호’라는 명칭을 달아 2호, 3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뉘앙스를 담았다. 지역 핵심 현안의 경우, 보통 기초단체장이 광역단체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직접 전달하지만, 연수구는 제안서를 담당 부서를 통해 인천시 비서실로 보냈다. 이외에도 민선 9기 출범 첫날부터 인천시와 연수구 간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연수구가 인천시에 전달한 제안서 속 8개 현안은 ‘광역교통망 신속 추진’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 등 상당수 박 시장의 공약을 포함하기도 했지만, 인천시와 연수구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는 과제도 있다.

박 시장과 이 구청장이 모두 공약한 ‘송도국제도시 분구 추진’은 행정 전문가 사이에서도 난도 높은 과제로 꼽힌다. 절차상 광역자치단체와 기초단체가 함께 주도해야 하는데, 손발이 맞지 않으면 광역단체와 기초단체가 책임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행정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연수구 신도시와 구도심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박 시장이 공약한 ‘인천항만공사 제물포구 이전 추진’은 연수구가 명확하게 반대하고 있다. 송도 화물차 주차장은 2021년 인천시가 입지 선정 용역을 통해 낙점한 부지에 조성됐지만, 연수구는 주민 정주 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재검토·대체부지 이전’을 요청하고 있는 현안이다.

특히 연수구 정치권에서는 202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6·3 지방선거로 재편된 이 지역 정치 지형도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연수구는 박 시장의 정치적 고향이다. 인천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 박찬대 시장이 연수구에서 승리했는데, 연수구청장은 국민의힘 소속 이 구청장이 당선됐다. 연수구의회는 14명 의원 중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7명으로 동수다.

국회의원은 연수구 지역구 갑(송영길)·을(정일영) 모두 민주당 국회의원이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른 연수구갑 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 ‘3파전’이었고 연수구을 또한 2028년 총선에서 ‘다자 구도’가 점쳐지고 있기도 하다.

연수구 지역 정치권의 흐름에 대해 능통한 한 정가 인사는 “재선에 성공한 이 구청장이 인천의 ‘여대야소’ 국면에서 초반부터 주요 현안에 대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며 “연수구의 정치 지형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박경호 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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