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다음 단계는 영상 이해 AI"
1520억원 시리즈B 투자 유치
엔비디아 이어 아마존도 참여
AI, 텍스트·이미지 중심서
영상 추론 '초지능'으로 진화
뉴욕·런던 등 해외거점 확대

"언어는 현실을 압축한 표현일 뿐입니다. 인공지능(AI)이 궁극적으로 이해해야 할 대상은 현실을 그대로 담은 영상입니다."
이재성 트웰브랩스 대표는 1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5년 전 우리는 기계지능의 기반이 언어가 아니라 현실을 담은 영상에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면서 "AI가 사람처럼 영상을 보고 기억하고 추론하는 '비디오 슈퍼인텔리전스'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트웰브랩스는 아마존과 네이버벤처스,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털(VC)인 NEA 등이 참여한 1억달러(약 152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트웰브랩스는 2023년 엔비디아에 이어 아마존의 투자까지 받으며 AI 반도체와 클라우드를 대표하는 양대 빅테크의 선택을 모두 받은 첫 한국 AI 스타트업이 됐다.
이 대표는 엔비디아의 투자가 3년 넘게 이어온 기술 협력의 연장선이었다면, 아마존의 투자는 영상 AI의 성장 가능성에 따른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덕분에 지금의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며 "아마존과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고객에게 우리 모델을 공급하며 관계를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텍스트는 언어모델이 이해하지만 영상은 개척되지 않은 영역"이라며 "아마존은 트웰브랩스가 AI의 영상 이해 시장을 열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가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승인을 거쳐 본사 차원에서 집행된 점도 전략적 성격을 보여준다. 트웰브랩스의 기술은 AI에 '영상을 보는 눈'과 '기억'을 달아주는 것이다. 기업이 보유한 수만 시간의 영상을 AI에 넣은 뒤 "특정 선수가 골을 넣는 장면을 찾아줘"라고 질문하면 AI가 영상의 의미를 이해해 해당 장면을 찾아낸다. 영상 검색 모델 '마렝고'와 영상 해석·분석 모델 '페가수스'가 영상을 인식해 저장하고, 질문이 들어오면 이를 바탕으로 추론한다.
이 기술은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GS샵은 트웰브랩스 모델을 활용해 제품 영상 추천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도입 이후 영상 클릭률은 2배, 구매 의향은 9배나 높아졌다. 미국 정부와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방·공공안전 분야에서 영상 이해 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매출의 상당 부분이 미국과 유럽 기업 고객에서 나오고 있으며 개발자 중심의 매출도 연 80~120%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웰브랩스는 이번 투자금을 연구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에 이어 뉴욕과 런던에 거점을 마련하고, 로스앤젤레스까지 사업망을 넓힌다. 지난달에는 첫 애플리케이션인 AI 영상 제작 도구 '로데오'의 시범 서비스도 시작했다.
트웰브랩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한국인 5명이 창업했고 핵심 연구개발은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창업 당시 10년 동안 시장의 의심을 견뎌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영상 이해가 AI의 다음 단계라는 확신이 강해졌다"며 "5년 전 세운 가설이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고 비디오 초지능 시대만큼은 한국이 만든 모델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투자자 구성이다. NEA와 네이버벤처스가 공동으로 라운드를 주도했는데, 한국 VC가 실리콘밸리 최상위 VC와 함께 대형 투자 라운드를 이끈 것은 이례적이다. 트웰브랩스는 지난해 설립된 네이버벤처스의 첫 투자기업이기도 하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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