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옛 남성 왕족 입적’ 법안 제출에…“여성 왕위 배제” 비판 [플랫]

플랫팀 기자 2026. 7. 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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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남성 중심의 왕위 계승 원칙을 유지하기 위해 옛 왕족 출신 남성을 양자로 들여 그 아들에게 왕위 계승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야권은 정부와 여당의 일방적 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성 왕족의 왕위 계승 문제를 사실상 배제한 개정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일 마이니치·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임시 각의에서 ‘황실전범’ 개정안을 의결해 중의원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옛 왕족 출신 남성의 양자 입적과 여성 왕족이 결혼 이후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지난 3월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호주 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경기를 관람하는 나루히토 일본 국왕(왼쪽에서부터)과 아이코 공주, 마사코 왕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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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남계 남성 중심의 왕위 계승 원칙을 유지하기 위해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가 추진해 온 구상이다. 현행 왕실전범은 왕족인 아버지에게서(남계) 태어난 아들(남성)에게만 왕위 계승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는 왕위 계승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현재 왕위 계승권을 가진 젊은 남성 왕족도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인 히사히토 친왕 한 명뿐이어서 안정적인 왕위 계승 체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개정안 통과 시 왕실은 1947년 왕족 신분을 잃은 옛 11궁가의 남계 남성을 양자로 맞아들일 수 있게 된다. 단 양자 자격은 15세 이상이면서 배우자와 자녀가 없는 남계 남성으로 한정된다. 양자가 되는 즉시 왕족 신분을 취득하며 이후 본인의 의사로 왕족 신분을 포기할 수는 없다. 왕위 계승권은 양자 본인에게는 부여되지 않고, 양자의 친아들부터 인정된다.

개정안에는 향후 왕족 수 확보 상황 등을 고려해 필요 시 30년마다 제도를 재검토하도록 하는 부칙도 담겼다.

정부는 회기 종료일인 다음 달 17일까지 법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야권은 반발하고 있다. 의원 정수 감축 법안 등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충분한 논의 없이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 야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황실전범 개정은 정파 대립을 넘어 차분한 환경에서 논의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정부·여당이 그런 환경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2026년 1월 2일 일본 도쿄의 황궁에서 열린 일본 황실의 신년 행사에 나루히토 일본 국왕의 딸인 아이코 공주가 참석해 있다. 게티이미지

특히 양자의 자녀에게 왕위 계승권을 부여하는 규정을 둘러싸고 입법부 논의를 넘어선 정부의 독자적 입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황실전범 개정과 관련한 입법부 총회 이후 정부가 공개한 개정안 요강에는 양자의 자녀에게 왕위 계승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다. 정부안 마련에 앞서 여야가 10차례 진행한 협의에서도 왕족 수 확보 방안이 주된 의제였을 뿐 왕위 계승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마이니치는 지적했다. 입헌민주당의 다나베 마사요 간사장은 “입법부 총의와는 거리가 멀다”며 “절차가 매우 일방적”이라고 비판했다.

여성·여계 왕족의 왕위 계승 논의가 배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남계 남성에 의한 왕위 계승을 고수하는 자민당의 입장이 짙게 반영된 개정안”이라고 평가했다. 마이니치는 이날 사설에서 “안정적인 왕위 계승을 실현하려면 여성에게 왕위 계승권을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피할 수 없다”며 “정부가 남계 남성 원칙을 고집한 나머지 합의 형성 과정을 경시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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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여성의 왕위 계승권 논의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달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여성·여계 일왕 모두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40%, 여성 일왕에는 찬성하지만, 여계 일왕에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33%로 나타났다. 여성 일왕 자체에는 약 73%가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 최경윤 기자 cky@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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