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칼럼] AI 에이전트, 경제 전반으로 확산돼야

최근 우리나라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대전환 시대가 열렸다고 할 만한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이어 그룹의 AI 대전환 전략을 선언했다. 앤트로픽은 지난달 서울에 지사를 개설했으며, 네이버와 넥슨은 앤트로픽의 클로드 도입을 발표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연결해 보면 한마디로 우리나라에 올해 6월을 전환점으로 AI 에이전트 시대가 개막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25년 2월 앤트로픽의 클라우드 코드 발표를 시발점으로 다수의 획기적인 AI 에이전트들이 발표됨으로써 AI 활용의 중심은 ‘답변하는 AI’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AI’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기업의 업무 방식과 생산성에 획기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파일 시스템·코드 저장소·계정·메일·브라우저·업무 시스템과 직접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한편 기업 정보와 개인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을 안고 있다. 따라서 AI 에이전트 시스템의 도입은 본질적으로 효율성 제고와 보안 간의 상충과 선택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주목되는 사실은 한국과 중국은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도입에 대하여 상반된 정책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물론 삼성 등 대기업들과 네이버·카카오·당근 등 IT 기업들도 보안을 중시하여 외부 생성형 AI의 사내 사용을 금지해 왔다. 반면 중국에선 AI 생태계 조성을 우선하여 선전 등 지방정부들이 AI 에이전트 도입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여 보급을 촉진했다. 알리바바·텐센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고객들에게 경쟁적으로 원클릭 배포를 제공하여 AI 에이전트 생태계의 대중화를 촉진했다.
그 결과 AI 에이전트 생태계에 있어 중국은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미 중국의 문샷(MoonShot) AI, 텐센트 등 AI 기업들은 이미 독자적인 AI 에이전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 정부는 AI 에이전트가 디지털 경제화의 추진 엔진으로 부각됨에 따라 각 AI 에이전트들에게 ‘디지털 신분증’을 발급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상호인식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7개의 표준을 제시했다.
PWC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AI 주도 상거래 시장 규모는 현재 8000억위안(약 183조400억원)으로 추산된다. 매년 30% 이상 늘어나 2030년 5조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활용한 1인 기업의 창업 붐이 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AI 주도 상거래시장은 아직 존재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월 9일 이재용 회장은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꾸자”는 AI 대전환을 선언했다. 이어 13일 최태원 회장도 AI 대전환의 본질을 “우리가 하는 일을 정의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모든 과정”으로 규정하고 스스로 회장 아바타 수십 개를 만들어 각사들의 다른 에이전트들과 소통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구상을 보였다.
기업에서 AI 에이전트 시스템의 구축은 보안 문제뿐만 아니라 소위 ‘AI 적응’ 문제로 지칭되는 복잡한 문제들을 수반할 수 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AI 에이전트의 도입으로 작업 시간이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생산성 향상은 미약한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 이유는 ‘AI 적응’ 과정에 다양한 어려움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이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로부터 업무체계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AI 전환 로드맵과 추진전략이 필요하다.
AI 대전환은 삼성과 SK그룹은 물론 정부와 모든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시대적 과제다. 특히 AI 에이전트 생태계에 있어 우리나라는 이미 중국에 비해 상당한 격차로 뒤쳐져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격차를 줄이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AI 세계 3대 강국은 고사하고 중국의 AI 대전환과 경쟁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앞으로 전개될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시대에 후진국의 열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중국은 AI+ 정책을 추진하여 중국 경제의 총체적인 구조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마땅하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계는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변화들을 대한민국의 총체적 AI 대전환으로 가속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AI 생태계 혁신이 획기적으로 확산되도록 촉진하는 다각적이고 과감한 조치들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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