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출전 정지 징계로 일단락? 배재고 사태, 더 무겁게 다뤄져야할 어른의 책임은 어디로[스경X이슈]

김하진 기자 2026. 7. 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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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고와 청룡기 야구 경기 도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지역 비하 및 5·18민주화운동 폄하 의미로 구호를 외쳐 공분을 산 서울 강동구 배재고 정문에 로고가 붙어 있있다. 2026.07.01 한수빈 기자

최근 고교 야구계는 물론 사회 전체를 발칵 뒤집어놓은 배재고의 ‘스타벅스 야유 사태’에 대해 6개월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 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징계 내용을 결정했다. 징계가 바로 적용됐고 다음날인 2일 청룡기 2회전에서부터 예정된 배재고 경기는 모두 몰수패 처리됐다. 배재고는 7월 대통령배, 8월 봉황대기, 10월 전국체전까지 올 시즌 굵직한 대회를 모두 나설 수 없다.

고교 운동선수들은 9월초 입학을 원하는 대학에 경기실적증명서를 제출한다. 그래서 선수들은 8월 중순 또는 하순까지 대회에 출전한다. 배재고는 지금부터 대회 출전이 금지되면서 팀 성적도, 개인 성적도 끌어올릴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했다.

청룡기는 9월 열리는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프로팀 스카우트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마지막 무대다. 프로 진출을 꾀하는 3학년 선수들에게는 대회에서 기량을 선보일 기회를 잃었다. 배재고는 자주 전국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낸 팀이 아니다. 그래서 한 대회, 한 경기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 징계로 프로행도 쉽지 않다. 여론에 민감한 프로 구단들이 배재고 선수들을 지명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BO 규약상으로는 신인드래프트 참가 제한 기준은 ‘학교 폭력’으로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논란 속에서 배재고 선수를 뽑을 구단이 나올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이 이번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지만 대학 입학, 프로 진출 길목에서 치명적일 수도 있는 불이익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한 야구계 종사자는 “선수들이 잘못한 것은 100% 맞지만 정말 이런 징계밖에 내릴 수 없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선수들이 진정성 있게 반성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혼도 내고 따끔하게 가르쳐줘야하는데 여론무마용 징계만 내리고 진정성 있는 교육은 뒷전으로 밀린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한탄했다.

현장 지도자와 심판들에 대한 징계가 유보된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선수들이 선을 넘는 야유를 보낼 때 현장에서 가장 먼저 제어하고 교육했어야 할 사람은 지도자다. 그런데 배재고 야구부 지도자들은 이를 하지 못했고 상대팀 지도자의 어필이 나온 뒤 심각성을 깨달았다. 만일 배재고 지도자가 미리 이런 응원을 하지 못하게 했다면 아무런 사태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야구계 관계자는 “과도한 응원이 나오면 이를 경고하고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심판에 있다”며 “심판조차 상대팀 지도자의 어필을 받은 뒤 사태 심각성을 깨달았으니 징계를 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KBSA는 “지도자 및 선수에 대한 징계는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출전제한 기간 중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 대상자를 특정하여 해당 기간 내 스포츠공정위원회를 다시 개최하여 심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어린 선수들의 과도한 일탈을 방조한 어른에 대한 징계는 유보되고 선수들에게 직접적 피해가 가는 징계를 먼저 내린 데 대해 KBSA가 여론재판과 함께 제 식구 감싸기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배재고에는 적잖은 근조 화환이 배달됐다. 야구선수들에 대한 신상털기도 온라인에서 급속하게 퍼졌다. 사회 지도층에서는 야구부 해체를 너무 쉽게 운운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선수들은 미성년자들이다. 어떻게 벌을 주고 어떻게 교육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며 비슷한 사태를 확실하게 막을 수 있는 길인지 지금부터라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새로운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일고를 향해 5·18민주화운동 폄하 의미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된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2일 근조 및 경조 화환이 놓여 있다. 2026.07.02 한수빈 기자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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