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입고 출근하면 좀 어때”…폭염 덮친 유럽서 일본 ‘쿨비즈’ 주목

이휘빈 기자 2026. 7. 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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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와일드 월드]
일본 ‘쿨비즈’ 정책, 도쿄에선 반바지 출근 허용
업무복장 깐깐한 유럽, 기후 맞춰 변화 주장
2006년 시작한 한국, 공공기관서 반바지 캠페인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

올해 유럽에 닥친 폭염으로 현지 직장가에서 업무 복장을 바꾸자는 주장이 일고 있다. 서구 외신들은 일본 등 동아시아의  ‘쿨비즈’ 패션에 주목하며, ‘긴바지가 예의 있는 복장이라는 편견을 벗자’는 의견도 전했다. 이상기후와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반바지가 여름철 업무 복장의 새 기준이 될지 눈길이 모이고 있다.

일본에서 시작된 쿨비즈
일본 도쿄도 쿨비즈 포스터
‘쿨비즈’는 시원함을 뜻하는 영어 쿨(Cool)과 업무(비즈니스·Business)의 약자인 비즈(Biz)의 합성어로, 여름철 간편한 복장으로 냉방 에너지를 아끼자는 일본 정부의 캠페인이다. 2005년 당시 일본 고이즈미 정부의 고이케 유리코 환경성 장관이 도입을 주도했다. 당시 환경성은 6월부터 9월까지 공무원들에게 넥타이와 재킷 대신 반소매 셔츠 착용을 권장했으며 민간 기업의 동참도 유도했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전력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자 쿨비즈 캠페인은 더욱 장려됐다. 일본 정부는 그해 시행기간을 6월에서 5월로 앞당겼고, 2012년엔 ‘슈퍼 쿨비즈’ 정책으로 폴로셔츠나 알로하셔츠, 운동화 착용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2021년에는 각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기간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정했다.

올해 일본에 40℃ 이상 폭염이 이어지고 미국-이란 전쟁으로 원유 확보가 어려워지자 쿨비즈 정책 창시자인 고이케 유리코 현 도쿄도지사는 도쿄도청 소속 공무원들에게 반바지 출근을 허용했다. 또 조기출근제와 원격근무 확대도 시행 중이다.

긴 바지는 예의? 편견 벗자는 외신들
유럽에서는 근무 복장이 자유롭고, 그래서 반바지 착용도 허용될 것이라 여기기 쉽다. 하지만 유럽 사람들에게 반바지는 어린이용이거나 휴가철 해변에서 입는 가벼운 옷이다. 사무직에 종사하는 남성들은 더운 날씨에도 긴 바지를 입으며, 반바지가 허용되는 것은 일부 IT업계 등으로 제한적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폭염으로 인해 이제는 문화를 바꾸자는 의견도 높아지고 있다. 6월27일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즈’는 일본 도쿄도의 반바지 출근 정책을 소개했다.이어 “반바지 착용은 냉방기구 사용으로 생활비가 증가하는 ‘히트플레이션’의 완화책 중 하나”라며 “지금 같은 망설임은 반바지 착용이 단지 낯설어서 겪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도쿄 금융가 등 현장에서는 여전히 긴바지 차림이 다수라는 현실도 함께 짚었다. 

미국 매체 ‘포춘’도 5월5일 기사를 통해 “역사적으로 일본은 반바지 차림의 출근을 꺼렸지만, 이제는 변화를 적극 받아들이는 중”이라며 “미국과 유럽도 젊은 세대가 회사에 유입될수록 복장 규정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도 더위는 못참지…공공기관 적극 권장
서울시 시원차림 캠페인 포스터.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도 2006년부터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주도로 쿨비즈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2009년 대국민 공모로 ‘쿨맵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적극 장려하는 모습이다. 올해 한국전기안전공사는 5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반바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내근 업무 종사자에 한정되며, 임직원 자율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울시 역시 6월15일부터 ‘시원차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 수칙은 재킷 벗고 반바지 등 간편차림 입기, 넥타이 풀기, 통이 넓고 허리에 여유 있는 옷 입기, 옷깃 없는 상의 입기, 시원한 헤어스타일 등이다. 다만 공식 회의나 손님 접견 등에서는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2년부터 캠페인을 전개해 심리적 부담감 등이 많이 준 상황”이라며 “상황에 따라 남성도 샌들까지는 허용하고 있으며, 다만 최소한의 품위 유지를 위해 슬리퍼류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40℃가 넘는 극한 폭염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남성의 반바지도 당당한 근무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반바지를 현실적인 적응으로 보는 시각과 시기상조로 보는 시각이 엇갈리는 가운데, 기후가 바꾸는 옷차림의 기준이 어디까지 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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