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변신한 다프네·먼로…비비안 그레벤 국내 첫 개인전

박의래 2026. 7. 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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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과 존재 탐구한 독일 작가…페로탕 서울서 '인 블룸'展
전시 전경 [페로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고대 조각과 디지털 매체 속 이상화된 신체 이미지를 바탕으로 인간의 몸과 존재를 탐구해온 독일 작가 비비안 그레벤(41)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렸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페로탕 서울에서 2일 개막한 '인 블룸'(In Bloom)에는 '변신'을 주제로 인간과 비인간, 현실과 환상, 생성과 소멸의 경계가 맞닿는 순간을 담은 신작 회화가 소개된다.

비비안 그레벤 작 '다프네의 손 1' [페로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레벤은 고전 조각을 떠올리게 하는 매끄러운 피부 표현과 절제된 색채를 사용한다. 얼굴이나 눈은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않거나 신체를 클로즈업하는 방식으로 이미지의 일부만 제시한다. 이를 통해 인물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규정하기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로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대표작 '다프네의 손 1'(Daphne's Hand I)은 그리스 신화 속 다프네가 아폴론을 피해 월계수 나무로 변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화면에는 창백한 손과 얼굴 일부가 붉은 꽃들 사이에 놓여 있다. 손은 서로 다른 존재를 잇고 변화를 감지하는 매개이고, 꽃은 생명의 시작과 소멸을 동시에 상징하는 존재다.

인간의 몸과 식물이 뒤섞이는 모습은 변신이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상태가 공존하며 이어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비비안 그레벤 작 '매릴린 2' [페로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매릴린 2'(Marilyn II)는 세계적 문화 아이콘인 매릴린 먼로의 흩날리는 드레스를 꽃이 피어나는 형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가는 대중문화가 소비해온 여성의 이미지를 꽃의 형태로 치환했다.

'운디네 1'(Undine I)은 독일 낭만주의 문학에 등장하는 물의 정령 운디네를 모티프로 한다. 고전 대리석 조각처럼 표현된 인물의 몸 위로 푸른 물방울이 맺혀 있고, 푸른빛이 신체를 감싼다. 물은 생명의 탄생과 소멸, 영원을 상징하며 존재의 순환을 암시한다.

페로탕 서울은 "절제된 화면 구성과 섬세한 색채를 통해 이미지의 아름다움과 모호함을 동시에 드러내는 전시"라며 "동시대 회화에서 존재와 이미지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안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비비안 그레벤 작 '운디네 1' [페로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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