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엄마 수천번 때려…빨리 이혼하고파” 조재복 아내 증언

2일 대구지법 형사13부(채희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재복 존속살해·시체유기 혐의 사건 공판에서 아내 최모(26)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씨는 증인신문 내내 남편인 조재복을 ‘남자’라고 지칭했다.
최씨는 “혼인신고를 한 뒤부터 (조재복이) 폭력을 행사하고 욕설하기 시작했다”며 “경산에서 살 때는 저만 때리고 엄마를 때리지는 않았는데 대구로 이사한 뒤부터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거나 밥을 흘렸다는 이유 등 일상적인 문제로 폭행했고 돈을 구해오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도망가지 못하게 집에 설치된 홈캠으로 감시했다”고 했다.
최씨는 지난 3월17일부터 장시간 이어진 조재복의 폭행으로 어머니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남자가 엄마를 때려 엄마가 혼자 걷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나빠졌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엄마를 화장실로 끌고 가 폭행했고 이후 엄마의 의식이 흐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숨을 쉬는지 확인했을 정도로 걱정됐지만 (조재복이) 병원에 가면 누가 때렸는지 물어볼까 봐 신고하지 않았다”며 “평소보다 훨씬 오래, 심하게 수천 번 때렸다”고 주장했다.
재판장이 “성인 남성이 상대방을 강하게 때리는 정도로 수천 번 폭행했다는 말이냐”고 되묻자 최씨는 “그렇다. 정말 세게 때렸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피해자의 부검 감정 결과와 피고인이 피해자와 아내 명의 계좌를 사용한 정황, 대출 및 휴대전화 개통 내용 등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검사는 “피고인은 장모에게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오라고 강요했다”며 “범행 동기가 경제적 이유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재복은 “장모님과 아내의 통장을 허락받고 사용했다”며 “장모님 명의 휴대전화도 사용하라고 해 개통한 것이고 비용도 내가 냈다”고 주장했다.
조재복은 지난 3월 대구 중구 한 오피스텔 원룸에서 50대 장모를 손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아내와 장모를 상대로 폭행과 감시, 경제적 통제를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특수중감금치상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4월 조재복과 함께 구속 송치됐던 최씨는 불기소 처분하고 석방했다. 최씨는 송치 당시에도 조재복에 의해 늑골 골절 등 상해를 입은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최씨가 감금돼 지속적인 폭력을 당하는 등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강요에 따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첫 공판에서도 조재복 측은 존속살해, 시체유기 혐의는 인정했지만 특수존속감금, 특수중감금치상 등 혐의는 부인했다. 당시 변호인 측은 “배우자에게 ‘건달들을 불러 산 채로 묻겠다’고 말한 사실은 있으나 장모에게 한 말은 아니며 홈캠은 강아지를 돌보기 위해 설치한 것일 뿐 감시 목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들이 임의로 외출할 수 있었고 출입을 막기 위한 시정장치도 없었다며 감금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과 달리 조재복은 법정에서 “이 정도로 때렸다고 해서 사람이 죽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재판부가 미필적 고의의 의미를 설명했지만, 조재복이 “그 생각까지는 못 했다”고 답하고 반성문에도 “장모님을 죽일 생각은 절대로 아니었다”는 내용이 반복되자 살인의 고의도 부인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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