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했는가? 국내 주식 비중 상향한 국민연금을 향한 질문 [불장의 이면⑥]

강서구 기자 2026. 7. 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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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수급을 책임지는 호재로 작용하면서 코스피지수의 급등세를 견인했기 때문입니다.

내용을 간단하게 복기해볼까요? 국민연금은 올해 1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상향조정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17일(현지시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상향 조치는 주식을 매각하지 않은 것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정부가 코스피지수 부활을 주요 정책 목표로 내세웠다는 걸 감안하면 정치적인 의도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 기금위는 어떤 과정을 거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상향 조정했을까요? 이를 결정한 국민연금 기금위원은 누구일까요? 정족수는 어떻게 맞췄고, 누가 참여하고 불참했을까요? 더스쿠프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관련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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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커버스토리 視리즈
강세장 이면과 위험요인 6편
국내 주식 비중 20.8% 상향
자세한 이유 알 길 없는 국민들
회의록도 2030년에나 공개
국민연금, 국장 변동성 키웠나

# 국민연금이 올해 들어 상향 조정한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국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시장의 수급을 책임지는 호재로 작용하면서 코스피지수의 급등세를 견인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국민연금 적립금을 지렛대로 삼아 국장을 떠받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이유입니다. 실제로 심상치 않은 징후는 조금씩 나타나고 잇습니다.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 극심한 변동성, 원·달러 환율의 이례적 상승 등입니다.

# 물론 국민연금의 정책적 선택이 국장을 장기적으로 어떻게 바꿔놓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당장 살펴봐야 할 문제는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투자 전략을 변경하는 과정을 국민에게 얼마나 친절하고 소상하게 설명했느냐입니다. 視리즈 '불장의 이면' 6편, 국민연금 또다른 논쟁입니다.

☞ 視리즈_불장의 이면
1편 하락장에 베팅하는 사람들, '포모'의 그림자
2편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위험한 역설
3편 '증시 방정식' 흔드는 외국인 투심
4편 탈출 아닌 리밸런싱… '25거래일 투심'의 기록
5편 "안전판인가 불쏘시개인가" 국민연금 논쟁
6편 국내 주식 비중 상향한 국민연금을 향한 질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상향한 것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사진|연합뉴스] 
우리는 視리즈 '불장의 이면' 5편에서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끌어올린 국민연금의 '선택'을 살펴봤습니다. 내용을 간단하게 복기해볼까요? 국민연금은 올해 1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상향조정했습니다. 그 결과, 1월 14.4%였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5월 20.8%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의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도 기존 ±3%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확대했습니다. 국민연금 재량으로 조절할 수 있는 ±2%포인트의 전술적 자산배분(TAA)까지 보유하고 있죠. 이를 모두 적용하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을 최대 28.8%까지 보유할 수 있습니다. 이전엔 최대 19.9%(SAA3%+TAA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중이 8.9%포인트나 커진 셈입니다.

국민연금은 시장의 상황과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목표 비중을 현실화했다고 밝혔습니다만, 시장 안팎에선 이견도 쏟아졌습니다. 그중엔 "증시 부양이라는 정부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민연금이 국장을 떠받치고 있다"는 우려 섞인 해석도 적지 않았죠. 국내에서만 나온 주장은 아닙니다. 영국계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Barclays)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비슷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아직까지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를 따지긴 어렵습니다. 다만, 반드시 살펴봐야 할 건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투자 방향성'을 변경하면서 그 과정과 목표를 국민에게 친절하게 설명했느냐입니다. 국민연금이 가입자가 낸 보험료로 운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과정이지만, 정부가 그렇게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국민연금이 3장짜리 보도자료를 통해 짧은 설명을 내놓은 게 전부였으니까요.

■ 의문➀ 2030년 공개되는 회의록 =그렇다고 국민이 이 과정을 '온전히' 알아낼 수도 없습니다. 여기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법적 문제'가 깔려 있습니다. 국민연금법 제103조의2(운용위원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은 1년이 지난 후에 공개하는 게 기본 원칙이지만, 금융시장의 안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안건은 운용위원회 의결을 거쳐 4년 후에 공개할 수 있습니다. 기금위는 이 법을 근거로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상향 조정한 근거를 4년 후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사진|뉴시스] 
사실 이 이야기는 중대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가 지금처럼 '불장'일 땐 별문제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하락세로 방향을 틀면 '예기치 않은 이슈'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주식 목표 비중을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높였는지 4년 내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책임 소재'가 불투명하단 겁니다.

'불장의 이면' 5편에서 설명한 '바클레이스 보고서'가 꼬집은 내용도 이것입니다. 바클레이스는 6월 1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이 금융시장의 안정판이 아닌 증폭기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Pensions are typically considered a stabilizer in the financial market. However, we believe the NPS tweak of its operations became an amplifier instead)." 목표 비중을 높이면서 국내 주식 리밸런싱에 나서지 않은 게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를 부추겼다는 것입니다.

■ 의문➁ 국민연금 외인 순매도 부추겼나 = 블룸버그는 바클레이스 보고서를 인용해 "국민연금이 원칙대로 리밸런싱을 했다면 5월 말까지 130조원의 국내 주식을 매도했어야 했다"며 "국민연금을 대신해 외국인 투자자가 리밸런싱에 나서면서 원·달러 상승 압력을 키웠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 말까지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6조3954억원을 순매도하는 데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100조4215억원을 팔아치웠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5월에만 44조7146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1400원대를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웃돌기 시작한 것도 그쯤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17일(현지시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상향 조치는 주식을 매각하지 않은 것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정부가 코스피지수 부활을 주요 정책 목표로 내세웠다는 걸 감안하면 정치적인 의도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더불어 "사상 최대 무역 흑자 기조에도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4.8% 하락했다"며 "국민연금이 코스피 시장을 불필요한 과열 국면과 폭락 위험에 노출시켰다"고 꼬집었습니다.

물론 국민연금의 리밸런싱과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를 연관 짓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정부의 반박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다만,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자금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런저런 오해와 변수를 따져보는 건 나쁘지 않은 절차입니다.

바클레이스는 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이 금융시장의 안정판이 아닌 증폭기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사진|연합뉴스] 
김상봉 한성대(경제학) 교수의 말을 들어볼까요? "코스피지수가 떨어지면 그동안 쌓아놨던 국민연금을 까먹을 수밖에 없다. 코스피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하긴 했지만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은 조금 과한 편에 속한다."

그렇다면 국민연금 기금위는 어떤 과정을 거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상향 조정했을까요? 이를 결정한 국민연금 기금위원은 누구일까요? 정족수는 어떻게 맞췄고, 누가 참여하고 불참했을까요? 더스쿠프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관련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불장의 이면 7편에서 이어나가겠습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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