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뒤 ‘오메가 열돔’… 7·8월 극한폭염 온다
고기압이 뚜껑처럼 덮는 현상
뜨거운 공기 내려오며 비 줄어
밤에도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낮40도 넘나드는 무더위 올 듯

평년보다 늦은 장마에 한국은 6월까지도 낮은 습도를 유지하며 비교적 ‘선선한 여름’을 보냈지만, 장마 이후인 7월 말∼8월 초부터 한국에도 유럽처럼 ‘오메가 블록(열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이중 열돔’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서울 평균 습도가 70%에 달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평균 습도가 6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66%)과 비교해도 확연히 낮은 수치다. 한낮에는 30도 안팎까지 기온이 올랐지만 평년보다 습도가 낮은 탓에 공기가 끈적이지 않아 다른 때보다 선선한 효과를 만들었다. 실제로 올해 6월 평균 기온은 24.0도로 지난해 6월과 동일했고, 평년(22.7도)보다도 1.3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습도가 낮았던 건 통상 우리나라 장마는 6월에 시작됐지만 올해는 평년보다 늦은 탓이다. 역대급으로 장마가 늦어지면서 한반도 상층에는 비교적 차고 건조한 공기가 머물렀고,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이 늦어지면서 남쪽의 고온 다습한 수증기가 본격적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강원을 비롯한 중부 지방의 경우 장마가 평년(6월 25일) 대비 6일 늦었다. 평년 기준 한반도 장마는 중부지방은 26일, 남부지방은 24일, 제주 지역은 20일에 종료됐다.
7월 말 장마가 끝난 이후부터는 한국에도 유럽의 ‘오메가 블록’과 비슷한 대기 정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장마 이후에는 지난해처럼 북쪽의 티베트고기압과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두 개의 이불처럼 덮는 ‘이중 열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도 두 고기압이 이중 고기압층을 형성한 가운데, 남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소백산맥을 넘어오면서 ‘푄 효과’(바람이 산을 넘을 때 고온건조해지는 현상)가 더해져 서울을 비롯한 서쪽 지역에는 찜솥 효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이중 열돔 현상으로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나드는 극한 더위가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북극 해빙이 최근 3년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점과 북인도양,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가 한반도의 무더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같은 6월 북반구인 프랑스와 스페인, 독일 등 서유럽과 중부 유럽에는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유럽 폭염의 원인으로 기후 전문가들은 ‘오메가 블록’ 현상을 지목했다. 이는 상층 제트기류가 오메가(Ω) 모양으로 휘면서 강한 고기압이 한곳에 오래 머무는 대기 패턴을 일컫는다. 고기압이 뚜껑처럼 덮이면 공기는 아래로 가라앉으며 더 뜨거워지고, 구름과 비는 줄어든다. 지표면은 계속해서 달아오르고 밤에도 열이 충분히 빠져나가지 못해 극한 더위가 발생했다.
노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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