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392조 투자' 걸린 대청호 녹조 잡는다

충청권에 392조원 규모의 첨단산업 투자가 예고된 가운데, 정부가 이 지역의 핵심 식수원이자 산업용수 공급원인 대청호의 녹조를 잡기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바이오 공장은 막대한 양의 깨끗한 물이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용수 확보가 첨단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달부터 '대청호 녹조 종합대책'을 본격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대청호는 대전·세종·청주 등 충청권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산업단지에도 공업용수의 원수를 공급하는 핵심 수자원이다. 이날 산업통상부가 삼성,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의 충청권 투자와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포함해 총 392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안정적인 용수 확보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대청호는 물이 오래 머무는 지형적 특성과 주변 농경지 등에서 흘러드는 영양물질 때문에 최근 3년 연속 조류경보가 발령될 정도로 녹조가 반복되고 있다. 녹조는 먹는 물의 안전성뿐 아니라 산업용수 처리 비용도 높인다. 공장에서는 녹조가 발생한 물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추가 정수처리가 필요하고 약품 사용과 필터 교체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선 녹조의 원인인 인(총인) 유입을 줄이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하수처리시설을 확충하고 공공 정화조 관리 지역을 확대하는 한편, 비에 씻겨 내려가는 가축분뇨를 줄이기 위해 야적 퇴비 덮개를 보급한다. 농경지에서도 비료 사용을 줄이고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는 3단계 관리체계를 도입한다.
이미 녹조가 발생한 지역에는 첨단 장비를 투입한다. 녹조가 자주 생기는 물이 정체된 구간에는 수중 드론(원격무인잠수정)을 넣어 호수 바닥에 쌓인 오염 퇴적물을 골라 제거하고, 녹조를 분해하는 저온플라즈마 설비도 녹조 발생 지역으로 옮겨 집중 운영한다.
예측 기술도 활용한다. 실제 대청호와 똑같은 환경을 컴퓨터 안에 구현한 '디지털트윈'을 구축해 녹조 발생 시기와 위치를 미리 예측하고, 집중호우 때는 인공지능(AI)이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댐 방류량을 조절해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흘려보내는 방안도 시범 운영한다.
국립환경과학원도 AI와 인공위성, 초분광 센서를 활용한 실시간 녹조 감시체계를 확대한다. 초분광 센서는 사람의 눈이나 일반 카메라로는 보이지 않는 조류 색소까지 찾아낼 수 있는 장비다. 정부는 대청호와 낙동강 등에 관측 지점을 늘려 초기 녹조를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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