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만 내는 줄 알았는데…서울 아파트 상속, 세금 폭탄 막는 법 [헤럴딥_이·보·소]

박성준 2026. 7. 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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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먼저 떠나 배우자공제 못 받는 단독상속…일괄공제 5억뿐
상속세 끝이 아냐…취득세, 공시가 기준·유주택자면 3300만원 더
현금 없으면 최대 10년간 연부연납…취득세는 물려받은 예금으로
현금 확보가 제일 중요…미리 가입해 둔 보험이 상속세 부담 줄여
종신보험은 ‘누가 보험료 냈냐’ 관건…부부 교차가입이 절세 열쇠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보험료는 약 515만원. 매달 성실하게 내는 돈을 더 값지게 쓰기 위해. ‘이’왕 낸 ‘보’험료를 ‘소’중한 우리 인생에 ‘이보소’.
[제미나이를 활용해 제작함]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정훈(52·가명) 씨는 최근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신 뒤 홀로 지내던 아버지였다. 정훈 씨에게 남겨진 것은 시세 16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와 예금 5000만원. 주변에서는 “요즘 집값이 많이 올라서 상속세가 장난 아닐 텐데, 당장 그 돈 낼 현금은 있냐”는 걱정이 먼저였다.

정훈 씨는 아버지가 평생 일군 아파트를 당장 팔 생각이 없다. 그렇다고 수중에 수천만원의 여윳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속세라고는 부자들이나 내는 줄로만 알았던 정훈 씨는 막막하기만 하다.

최근 몇년새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껑충 뛰면서, 상속세는 더 이상 ‘부자들만 내는 세금’이 아니게 됐다. 이른바 ‘금수저’의 삶을 살지 않았더라도, 부모가 남긴 아파트 한 채 때문에 수억원의 세금 고지서를 받아 드는 일이 현실이 됐다.

한 번 오른 집값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니, 상속세는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일이 아니라 예정된 일에 가깝다. 결국 기본 규칙을 미리 알고 준비하는 것이 부담을 더는 길이다. 정훈 씨는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기로 했다.

Q. 부자만 내는 줄 알았는데, 저도 상속세를 내야 하나요?

A. 상속세는 부모 중 누가, 언제 돌아가셨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현행 상속공제에서 가장 큰 항목은 일괄공제(5억원)와 배우자공제(5억~30억원)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더라도 어머니가 살아계신다면, 일괄공제 5억원에 배우자공제 최소 5억원을 더해 최소 10억원까지는 상속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훈 씨처럼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시고 아버지 혼자 계시다 별세한 경우에는 배우자공제를 쓸 수 없습니다. 상속세를 계산해 보면 일괄공제 5억원에 예금에 대한 금융재산공제 2000만원만 적용됩니다. 정훈 씨의 상속재산 16억5000만원에서 이 5억2000만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11억3000만원. 여기에 누진세율(10억~30억원 구간 40%, 누진공제 1억6000만원)을 적용한 산출 세액은 약 2억9200만원입니다.

기한 내 자진신고로 3%를 깎으면 최종 납부세액은 약 2억8324만원. 서울에 아파트 한 채만 있어도 상속세 대상이 된다는 말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참고로 정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일괄공제와 배우자공제를 올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만, 아직 입법이 마무리되지 않아 현재는 종전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Q. 우리 아파트는 기준시가로 잡나요, 실제 시세로 잡나요?

A. 무조건 시가(실거래가)가 원칙입니다. 감정평가를 받았다면 그 감정값도 시가로 인정됩니다. 시가를 매기기 어려울 때만 유사 매매 사례가액이나 공시가격 등으로 정합니다.

그런데 아파트는 같은 단지·같은 평형의 거래가 워낙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공시가격으로 신고하기는 어렵습니다. 상가주택이나 빌딩이라면 공시가격으로 신고해 세금을 줄여볼 여지가 있지만, 이마저도 2020년부터 국세청이 공시가와 시가 차이가 큰 부동산을 직접 감정평가하고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이때 국세청 감정가는 납세자가 받은 감정가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커, 빌딩이나 주택을 상속받을 때는 신고 전에 전문가 상담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Q. 공제를 조금이라도 더 받을 방법은 없나요?

A. 먼저 정훈 씨가 받은 금융재산공제부터 짚어보겠습니다. 금융재산공제는 순금융재산 규모에 따라 공제액이 달라집니다. 예컨대 ▷2000만원 이하면 전액 ▷2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면 2000만원 ▷1억원 초과 10억원 이하면 20% ▷10억원을 넘으면 2억원이 한도입니다. 정훈 씨의 예금 5000만원은 두 번째 구간이라 2000만원을 공제받습니다.

추가로 챙길 수 있는 것은 장례 비용입니다. 장례비는 1000만원까지 공제되고, 봉안시설이나 자연장지에 쓴 비용은 별도로 500만원까지 공제됩니다. 정훈 씨가 장례비 1000만원을 공제받으면 상속세는 약 2억7936만원으로 388만원가량 줄어듭니다.

이름만 들으면 솔깃한 공제도 있습니다. ‘동거주택 상속공제’는 최대 6억원까지 공제되는 큰 항목입니다. 다만 요건이 까다롭죠. 자녀가 부모와 10년 이상 한집에서 1가구 1주택으로 같이 살았고, 그 무주택 자녀가 집을 상속받아야 합니다. 80대 부모가 돌아가실 때 50~60대 자녀가 자기 집 하나 없이 10년 넘게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경우는 현실에서 흔치 않습니다.

Q. 상속세만 내면 끝인가요? 취득세도 있다던데요.

A. 부동산을 상속받으면 상속세와 별개로 취득세를 또 내야 합니다. 그런데 알아둘 점이 하나 있습니다. 상속으로 인한 취득세는 시가가 아니라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매긴다는 것입니다. 상속세는 시가(16억원)로 신고하더라도, 취득세는 공시가격으로 계산됩니다.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은 대체로 시세의 60~70% 수준입니다. 정훈 씨 아파트를 70%로 보면 약 11억2000만원이 취득세 과세표준이 됩니다.

세율은 상속인의 집 유무에 따라 갈립니다. 무주택자라면 0.96%(취득세 0.8%+지방교육세 0.16%)로 약 1075만원, 이미 집이 있는 유주택자라면 2.96%(취득세 2.8%+지방교육세 0.16%)로 약 3315만원이 부과됩니다. 전용면적 85㎡를 넘으면 농어촌특별세 0.2%가 더 붙습니다. 정훈 씨가 유주택자라 취득세가 3315만원이라 해도, 물려받은 예금 5000만원으로 충당하고 1685만원이 남습니다.

Q. 신고와 납부는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은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입니다. 아버지가 6월 15일에 돌아가셨다면 6월 말일부터 따져 12월 31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신고하고 세금을 내야 합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무신고가산세(원래 낼 세금의 20%)에 납부지연가산세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반대로 기한 안에 스스로 신고하면 낼 세금의 3%를 깎아주는 신고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정훈 씨 사례에서 약 876만원을 줄인 것이 바로 이 공제입니다.

Q. 지금 낼 현금이 없어요. 방법이 있나요?

A. 상속세는 한꺼번에 내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금이 부족하면 최대 10년에 걸쳐 나눠 내는 ‘연부연납’ 제도를 쓸 수 있습니다. 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넘으면 신청할 수 있고, 보유한 부동산 등을 담보로 제공해야 하며, 늦게 내는 만큼 가산금(이자)이 붙습니다. 신청은 보통 세무사를 통해 상속세를 신고할 때 함께 처리합니다. 연부연납 허가신청서와 등기승낙서 등을 내고, 담보는 통상 상속받은 부동산으로 잡되 원한다면 다른 부동산으로 해도 됩니다.

정훈 씨처럼 아파트를 팔고 싶지 않다면 연부연납이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취득세는 연부연납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물려받은 예금 5000만원으로 취득세를 먼저 내고, 상속세는 연부연납으로 나눠 내는 식으로 짜면 부담을 한결 덜 수 있습니다.

다만 나눠 내는 만큼 이자(가산금)가 붙는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정훈 씨가 상속세 약 2억8000만원을 연부연납한다고 가정하면, 이자를 더한 총 부담은 약 3억2700만원으로 늘어납니다. 대신 이를 11번(첫 신고 1회+10년)에 걸쳐 나누므로, 매년 원금에 이자(첫 해 제외)를 더해 약 2500만~3300만원을 냅니다. 다달이 따지면 200만원대로 쪼개져 한 번에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압박은 크게 줄어듭니다.

그럼에도 연부연납은 ‘없는 현금을 나눠 내는’ 고육책일 뿐, 이자 부담까지 떠안아야 합니다. 만약 정훈 씨가 미리 확보해 둔 현금성 자산이 있었다면 이런 고민의 상당 부분을 덜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상속세를 ‘닥쳐서 막는 것’이 아니라 ‘미리 대비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Q. 다음엔 이런 일을 겪지 않으려면요? 보험을 든다는데, 보험금에 또 세금이 붙는다던데요.

A. 이번 일을 겪고 나니 미리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상속세 재원을 미리 마련하는 데는 보험이 유용합니다. 적금이나 펀드로 현금을 모을 수도 있지만, 목표한 금액을 다 모으기 전에 상속이 닥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죠.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상속에 대비하려면, 가입과 동시에 보장이 시작되는 종신보험이 효과적입니다.

보험이 상속세 재원으로 특히 유용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우선 가입과 동시에 약정한 보험금이 확보되는 ‘선취성’이 있습니다. 적금처럼 목표액을 채울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또 사망 시점에 곧바로 현금으로 지급돼, 6개월이라는 짧은 신고·납부 기한에 맞춰 쓰기 좋습니다. 부동산처럼 급히 팔아 현금화할 때 제값을 못 받을 걱정도 없습니다.

다만 보험에 가입할 때도 유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보험을 잘못 설계하면 사망보험금이 다시 상속재산에 포함돼 ‘세금 위에 세금’이 붙게 됩니다. 핵심은 보험료를 ‘실제로 누가 냈느냐’입니다. 세금은 명의가 아니라 실질을 따지기 때문입니다. 가령 아버지가 계약자이자 피보험자이고 자녀가 수익자인 보험은 사망보험금이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반대로 자녀가 계약자가 돼 보험료를 직접 내고, 아버지를 피보험자로, 자녀를 수익자로 하면 그 보험금은 상속재산에서 빠집니다. 자녀가 여유가 있어 직접 부모를 피보험자로 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경우는 많지 않죠. 그래서 전문가들은 부부가 서로를 피보험자로 ‘교차 가입’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피보험자로 들어두면, 부부가 같은 날 함께 세상을 떠나는 일은 드물기 때문에 적어도 한쪽은 비과세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험료 수준은 한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사망보험금 1억원·20년납) 기준으로 40세 남성이 월 15만7000원, 50세 남성이 월 21만2000원 정도입니다. 필요한 보험금만큼 곱해서 설계하면 됩니다.

Q. 보험 말고 다른 정석은 없나요? 사전증여는 어떤가요?

A. 사전증여와 보험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함께 쓰는 조합입니다.

예를 들어 30억원을 가진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망하면 상속세가 약 8억4000만원이 나옵니다. 반면 생전에 자녀에게 10억원을 미리 증여하고 20억원을 남기면, 증여세 2억2500만원에 상속세 4억4000만원을 더해 총 6억6500만원이 됩니다. 세 부담이 8억4000만원에서 6억6500만원으로 약 1억7500만원(21%) 줄어드는 셈이죠. 증여한 재산의 가치가 나중에 오르거나, 여러 자녀에게 나눠 증여하면 효과는 더 커집니다. 단 증여 후 10년 안에 사망하면 그 증여재산이 다시 상속세 계산에 합산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가장 권할 만한 방식은 두 단계입니다. 먼저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고, 자녀가 그 재산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보험료를 내 부모를 피보험자로 한 보험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절세와 비과세 보험금 확보를 동시에 노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법인 유증이나 공시가 신고, 가업승계 같은 세법의 빈틈을 노린 절세 컨설팅은 솔깃하게 들리지만 권하지 않습니다. 상속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라, 컨설팅을 받은 뒤 세법이 바뀌거나 국세청이 감정평가에 나서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절세를 위해 사들인 건물이 애물단지가 되기도 하죠. 상속세 대비는 사전증여와 보험 같은 정석을 가장 먼저 염두에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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