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 美 동부까지 덮쳤다...1억5000만명 폭염 '비상'

기록적 폭염이 유럽을 강타한 데 이어 미국 동부까지 달구고 있다. 워싱턴DC와 뉴욕, 필라델피아, 보스턴 등 주요 도시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고온이 예보됐다.
2일 CNN은 미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확산하면서 거주민 약 1억5000만명, 전체 미국인 2명 중 1명이 폭염 경보 영향권에 들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DC는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낮 최고기온이 약 38℃까지 오르고, 이러한 기온 추세가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이는 1919년 세운 기존 독립기념일 최고기온인 37.7℃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예보대로라면 1930년 이후 가장 더운 사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시도 3일 낮 기온이 10년만에 38℃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필라델피아는 4일 낮 40℃, 보스턴은 이날부터 4일까지 매일 37.7℃ 안팎의 고온이 이어지며 일 최고기온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이 크다.
이번 폭염은 강한 '열돔'의 영향으로 발생했다. 열돔은 강력한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한 지역에 가둬두는 현상이다. 대기 흐름이 정체되면 고온이 며칠에서 수주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지구 온난화로 한층 강해졌다고 보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극한 고온 현상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더 오래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엘니뇨와 전세계 해수면 온도 상승도 폭염을 증폭하는 요인이다. 현재 전세계 해수면 온도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엘니뇨도 본격화되고 있다.
마이클 만 펜실베이니아대 기후과학자는 "현재와 같은 기록적 해수면 온도는 엘니뇨와 장기적인 인간 유발 온난화가 함께 만든 결과"라며 "따뜻한 바다는 대기에 더 많은 수증기를 공급해 폭풍과 폭우를 강화하고, 전 지구적 해양 고온은 더 극단적인 폭염으로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다만 엘니뇨가 미국과 유럽의 여름철 폭염 패턴에 곧바로 강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컬럼비아대 기후과학자 마이클 티펫은 평균적으로 엘니뇨와 미국·유럽의 여름철 날씨 패턴 변화 사이에는 강한 관련성이 없고, 가을과 겨울에 더 뚜렷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제트기류의 정체도 폭염을 키우는 원인으로 거론된다. 제트기류는 고도 높은 대기에서 날씨 시스템을 이동시키는 강한 바람대다. 이 흐름이 크게 굽이치고 느리게 움직이면 특정 지역에 열돔이 오래 머물 수 있다. 마이클 만 교수는 최근 수십 년간 제트기류 정체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여러 극단적 폭염과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 동부 도시들은 폭염 대응에 나섰다. 냉방센터, 수영장, 도서관 등 공공시설 운영을 확대하거나 연장하고 있으며 노숙인과 고령층, 야외 노동자 등 폭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현장 안내와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뉴욕시는 이동식 의료 차량을 배치하고, 도심 디지털 안내판을 통해 냉방센터 위치를 안내하고 있다. 사업장에는 노동자 폭염 보호 조치를 재차 알리고 있다.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리는 '그레이트 아메리칸 스테이트 페어' 등 주요 독립기념일 행사에는 급수대와 냉방텐트, 미스트 시설 등 폭염 안전 대책이 추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동부 폭염이 유럽에서 이어진 기록적 폭염과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올해 유럽에서는 불과 몇 주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치명적인 폭염이 발생했고, 다음주 또다른 폭염이 예고돼 있다. 최근 발표된 분석에 따르면 최근 유럽서 발생한 폭염이 관측사상 최악이었으며,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가 아니었으면 사실상 불가능했을 수준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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