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관위, 배우자 업체와 '셀프계약'도‥"금액 적어 문제라 생각 안 해"

투표용지 부족사태로 개혁의 도마에 오른 선거관리위원회. 외유성 출장, 선거철 무더기 휴직, 수의계약 등 다양한 문제가 함께 드러났는데요, 최근엔 선관위가 최근 5년간 진행한 전체 계약 2천665건 중 82.1%가 수의계약(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으로 이뤄진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MBC가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실제로 선관위에서 이뤄진 수의계약 사례를 확보했는데요, 선관위 직원이 자신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신생 업체와 업무계약을 맺는 식이었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10월, 울산선관위 총무과에서 방역 업무를 담당했던 A씨는 한 방역 업체와 청사 소독 수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문제는 이 업체가 A씨의 배우자가 2021년 9월에 설립한 업체였다는 건데요, 이후 2022년 1월과 4월까지 총 3회, 75만 원에 계약했습니다.

A 씨는 배우자 업체를 다른 청사에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지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이 업체는 울산시 단위 선관위와 투·개표소의 방역 소독 등을 3천5백여만 원에 수의로 계약했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배우자는 방역업체를 차리기 전, 1년여간 지인이 운영하는 방역업체 B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런데 총무과 직원 A는 B 회사와도 2019년 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19차례(총액 475만 원)에 걸쳐 청소·소독과 관련한 수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배우자가 근무하던 시점과 약 10개월 겹쳐있습니다.
총액 약 4천1백만 원 상당의 '셀프 수의계약'은 제보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지난 2023년 울산시 선관위 총무과에 대해 기강감사를 시행한 중앙선관위는 "타 업체와의 정당한 경쟁을 배제하고 배우자·지인 소속 업체를 선정해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며 감사보고서에 위반사항을 적시했습니다. 계약을 담당하는 직원이 배우자·지인이 운영하는 업체를 경쟁 없이 선택한 '셀프 수의계약' 구조였던 걸 선관위도 인정한 겁니다.
해당 직원은 감사에서 "금액이 크지 않아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단위 선관위에 소개한 건 "자신이 잘 아는 업체라 문의하는 직원들에게 알려준 것이고, 관련하여 식사나 금품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는데요, 중앙선관위의 '경징계' 요구로 이 직원은 감봉 3개월에 처했습니다.
이 사례는 '최근 5년간 직원 가족이 계약업체에 재직해 내부감사한 사례'를 제출하라는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요구에 선관위가 제출한 '유일한' 사례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것 하나뿐일까요? 선관위는 "직원 가족이나 퇴직자가 계약업체에 취업한 현황은 별도로 파악하지 않아 자료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용만 의원은 "선거의 공정을 관리하는 기관이 정작 본인들 계약에서는 담당 직원이 배우자·지인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다른 지역 위원회에도 수의계약을 하도록 했다"며 "실제 이런 사건이 얼마나 있는지는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한 알 수 없어서 선관위 수의계약 업체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장슬기 기자(seul@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6/politics/article/6834456_369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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