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톡스] 닷컴·모바일 거쳐 AI…이젠 '양자 시대'로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선임기자 = # 2000년대는 산업과 자본시장에서 새로운 전환기로 기록된다. 1990년대 말 닥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디지털 시대가 열렸다. 닷컴 버블로 인한 충격이 가시자 초고속 통신망이 깔리고 정보기술(IT) 벤처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자본시장도 IT산업에 집중했다. 중국에서 인프라 투자 붐이 일면서 전통 제조업도 호황을 누린 시기이기도 하다.
2010년대는 스마트폰과 플랫폼 사업의 과열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 부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에 들어갔고, 모바일 앱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의 산업이 커졌다. 자본 역시 이들 산업으로 몰렸다.
현재 2020년대 들어선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으로 세상과 인간의 삶이 바뀌고 있다.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한 AI 반도체가 전 세계 자본시장과 산업의 핵심으로 떠올랐고,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 전기차와 이차전지 산업에서 결실을 보게 됐다. 기업들도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전 세계 산업 환경이 시시각각 달라지고 기술의 진화와 확장이 너무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성공 사례들만 주목받아서 그렇지, 투자가 실패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 현재 세계는 전반적으로 소프트웨어의 지능이 극대화하는 인프라 구축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도체와 AI 랠리는 당분간 끝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 2030년대에 들어서면 시장의 관심은 AI 그 자체보다, AI가 어떻게 활용될지에 쏠릴 것이다. 인터넷 시대가 가고 스마트폰 시대가 온 것처럼 AI 인프라가 구축되면, AI 범용기술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반도체·AI데이터센터(AIDC)·피지컬 AI를 대한민국의 3대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세웠다.
노동인구가 줄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 판단하고 학습하는 능력이 뛰어난 AI는 어떤 형태로 효용성을 극대화할까. 현재 많은 기업이 주목하고 있는 AI 에이전트, AI와 인간형 로봇이 결합한 휴머노이드, 피지컬 AI 산업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AI가 디지털 노동을 대체한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물리적 노동까지 대체하는 것이다.

# AI 시장이 커지는 것과 동시에 양자컴퓨터와 바이오, 로보틱스 등이 '융합'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가 오랜 시간 걸려야 할 수 있는 계산을 몇 초, 몇 시간 안에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컴퓨터로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해서 AI가 생각하는 능력을 갖춘 지능의 신이라면, 양자컴퓨터는 계산의 신이라고 부를 수 있다.
현재 양자컴퓨터는 오류 수정 작업과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실제 사업 효용이 있는지를 증명해내는 초입 단계에 있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팅이 오류 수정과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대규모 상용화 가능성까지 확인되면 신약, 신소재,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할 차세대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미국 제3의 도시 시카고는 양자컴퓨팅을 기회로 보고 베팅에 나섰다. '일리노이 양자·마이크로전자 파크'(IQMP) 공사가 최근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시기는 아직 불확실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자본시장은 2010년대 모바일 데이터 전송의 병목을 풀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와 통신망에 주목했다. 2020년대 들어 세계 자본은 AI 열풍 속에 수요가 늘어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에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 자본시장 내 무게중심은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나 자율 제조 산업, 차세대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양자컴퓨터로 이동할 수 있다. 자본시장은 늘 시대를 앞서 움직였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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