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 투자도 버블 신호"…'빅쇼트' 마이클 버리, 삼성·SK까지 겨눴다

임서아 기자 2026. 7. 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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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예측한 월가 대표 역발상 투자자
삼성·SK 초대형 투자에 "AI 사이클 끝의 시작" 공매도 베팅
AI 슈퍼사이클 지속론도 여전…월가 전망은 엇갈려
[출처=연합뉴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월가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이번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버블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발표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을 AI 투자 사이클이 정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신호로 지목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과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베스팅닷컴등에 따르면 버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유료 뉴스레터 '카산드라 언체인드(Cassandra Unchained)'를 통해 AI 관련 종목에 대한 신규 공매도 전략을 공개했다.

◆ '빅쇼트' 주인공…2008년 금융위기 적중

버리는 원래 신경과 의사 출신이다. 그는 헤지펀드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를 설립한 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을 가장 먼저 간파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에 대규모 투자했다.

당시 대부분의 투자은행이 미국 주택시장의 상승세를 전망했지만 버리는 반대로 움직였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수억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그의 실화는 마이클 루이스의 베스트셀러와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이 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후에도 게임스톱 투자, 중국 기술주 투자 등 시장과 반대 방향의 투자로 '월가의 대표 역발상 투자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마이클 버리. [출처=연합]

◆ 삼성·SK 투자도 "끝의 시작"

버리는 이번 뉴스레터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약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언급하며 "최근 증시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은 한국의 대규모 투자 발표였지만 내 눈에는 그것이 '끝의 시작(Beginning of the End)'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엔비디아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테슬라, 캐터필러는 물론 미국 반도체 ETF인 SOXX에 대해서도 신규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했다고 공개했다.

특히 SOXX 풋옵션의 만기를 2027년 3월까지 연장하고 행사가격도 높이며 단기 조정이 아닌 중기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버리는 "현재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역사적으로 보기 드문 수준까지 웃돌고 있다"며 "2000년 닷컴 버블과 유사한 과열 양상"이라고 주장했다.

◆ "버블 경고" vs "AI 슈퍼사이클"

다만 시장에서는 버리의 전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분위기다.

국제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최근 AI 슈퍼사이클이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고, 주요 투자은행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HBM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현재는 버블이 아니라 구조적인 성장 국면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실제로 버리는 2008년 금융위기 예측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이후 테슬라 공매도와 2023년 미국 증시 하락 베팅에서는 시장 흐름을 맞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위기를 읽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시점을 맞추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버리의 이번 공매도 전략이 AI 반도체 랠리에 대한 대표적인 경고 신호가 될지, 아니면 또 한 번 시기상조의 비관론으로 남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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