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AI투자 이미 과잉인가… 메타 ‘클라우드’ 카드에 글로벌 파장

팽동현 2026. 7. 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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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남는 AI연산자원 판매 검토에 주가↑
CAPEX 축소 우려 확산에 반도체는 주가↓
메타 참전 소식에 네오클라우드들도 급락
AWS·MS·구글 3사 구도에 균열 낼지 주목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초인공지능(ASI) 개발을 내걸고 천문학적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해온 메타플랫폼스가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타진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하이퍼스케일러 3사가 주도해온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AI 컴퓨팅파워를 사는 쪽이었던 메타가 파는 쪽으로 돌아선다는 소식에 AI 연산자원 공급과잉 우려가 세계에 충격을 줬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AI 컴퓨팅파워와 AI 모델 접근권한을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도 메타가 잉여 컴퓨팅자원을 외부 고객에 판매할 것이라고 자체 취재로 확인했다.

사업 구상은 두 갈래다. 하나는 최신 자체 AI 모델 '뮤즈 스파크' 등을 자사 인프라에 올려놓고 외부 개발자들이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유료로 이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AWS '아마존 베드록'과 유사한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PaaS) 모델이다.

다른 하나는 순수 연산능력 자체를 통째로 임대하는 방식으로, 코어위브·네비우스 등 이른바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이 채택한 클라우드 그래픽처리장치 서비스(GPUaaS) 모델에 가깝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투자자들에게 컴퓨팅 판매가 "확실히 검토 대상"이라며, 인프라를 과잉 구축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이 오면 잉여자원을 팔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메타가 AI 인프라 구축·운영을 총괄하기 위해 내부에 신설한 '메타 컴퓨트' 조직이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은 초기라 향후 방향 등이 바뀔 가능성도 남아있다.

메타의 이번 행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조돼온 AI 과잉투자 우려를 불식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ASI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가 AI 칩을 대량 확보하고 루이지애나·오하이오 등지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올해 자본지출(CAPEX)은 최대 1450억달러(약 22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메타는 투자비 회수 가능성이 보다 구체화하면서 주가는 8.8% 오른 612.91달러에 마감하며 4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번 소식을 AI 연산자원이 남기 시작했다는 신호로도 받아들였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3% 급락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10.6%)·샌디스크(-10.6%)·인텔(-9.0%)·브로드컴(-2.2%)·엔비디아(-1.3%) 등 반도체주가 줄줄이 밀렸다. 향후 빅테크들의 CAPEX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탓이다.

잉여 컴퓨팅 판매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먼저 보여준 경로이기도 하다. xAI의 모회사인 스페이스X는 올해 테네시주 멤피스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콜로서스' 연산자원을 앤트로픽(월 12억5000만달러), 구글(월 9억2000만달러)에 장기 임대하는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테크크런치는 메타와 스페이스X의 잇단 컴퓨팅 판매 행보에 대해 "AI 경쟁의 승자는 최고의 모델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소유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짚었다.

메타가 뛰어들려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AI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1290억달러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AWS 28%, MS 애저 21%, 구글클라우드 14%로 3사가 60% 이상을 과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타의 가세로 AI발 클라우드 시장 재편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수십 년간 플랫폼·영업망·고객지원 체계를 쌓아온 기존 3강과 겨루려면 상당한 시간과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AI 인프라 투자 경쟁은 이미 사상 최대 규모로 치닫고 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 약 2000억달러, MS 약 1900억달러, 알파벳(구글 모회사) 약 1800억∼1900억달러, 메타 약 1450억달러 등 4대 빅테크의 올해 CAPEX는 합산 7000억달러(약 1085조원) 이상으로 지난해보다 77%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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