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상기후·생산비 급등 속 ‘올해 첫 경매’…‘햇건마늘’ 시세 어땠나
5~6월 강우 영향 저품위 증가
대서종 1㎏ 상품 4506원 거래
작년 평균가보다 8.9% 높지만
농가 “생산원가 보전 역부족”

“인건비·자재비 등 생산원가가 많이 올랐어요. 경락값이 부디 높게 나오길 바랍니다.”
1일 오전 10시 경남 창녕농협(조합장 성이경) 농산물공판장. 올해산 햇건마늘 첫 경매를 앞둔 이곳엔 마늘 재배농가로 가득했다. 늦장마로 이른 아침부터 굵은 비가 내려선지 현장 분위기는 차분했다. 하지만 대다수 농민 표정은 시세에 대한 기대와 걱정으로 상기된 모습이었다.
경북 구미시 도개면에서 왔다는 마늘농가 홍혁씨(50)는 “수확철 작업인부 일당이 지난해 16만원에서 올해 18만원으로 또 올랐다”면서 “비료·비닐 등 자재비 인상까지 고려하면 경락값이 1㎏ 상품 기준 최소 5000원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5월말∼6월 상중순 비가 많이 내려 품위가 기대만 못하다는 말도 나왔다. 농민 최만기씨(62·창녕군 유어면)는 “수확 직전과 건조작업 때 비가 자주 내려 마늘통이 벌어지고 갈변됐다”며 “생산량 중 절반은 날씨 피해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출하물량을 살피던 한 중도매인은 “벌마늘(2차 생장)이 생각보다 많고 껍질이 얇은 것도 다수 보인다”면서 “껍질이 얇으면 저장했을 때 품위가 빨리 저하돼 상인들이 잘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도매인은 “평년보다 중하품 비중이 20∼30% 늘어난 것 같다”면서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상품이 귀해져 품위간 시세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월 양념채소 관측’에서 2026년산 마늘 생산량을 28만2000t으로 전망했다. 전년보다 3.5% 감소한 규모다. 또한 농경연은 저품위 비중이 2025년산 대비 늘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오전 11시 초매식에선 성이경 조합장, 배민식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장, 정승일 농협경제지주 산지도매본부장 등이 차례로 나와 농민의 노고를 격려했다. 32분 후 드디어 경매가 개시됐고, 농민은 마른침을 삼키며 시선을 가격 전광판에 고정했다. 대서종 마늘의 첫 경락값은 1㎏ 상품 기준 4390원. 이후 4300∼4700원을 오가며 속속 낙찰됐다.
시세에 관한 반응은 엇갈렸다. 충남 태안 마늘농가 고충식씨(60·태안읍 장산리)는 “이 정도 시세로는 원가도 못 건진다”며 “농가로선 1㎏ 상품 기준 6000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농민은 “현실적으로 1㎏ 상품 기준 4500∼5000원을 예상했는데, 그 선에서 시세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창녕농협 공판장 마늘 경매는 대서종 1㎏ 상품 기준 평균 4506원에서 마무리됐다. 지난해 첫 경매일(6월30일) 시세(4136원)와 견줘 8.9% 높다. 거래량은 19만7100㎏(20㎏들이 9855망)에 달했다. 같은 날 첫 경매를 한 합천동부농협(조합장 노태윤) 농산물공판장에선 1㎏ 상품이 4363원에, 경북 영천 신녕농협(조합장 이구권) 마늘경매식집하장에선 4597원에 거래됐다.
한편 농식품부는 6월30일 충남도·경북도·경남도·제주도·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농협경제지주에 공문을 보내 “경북·경남 산지 공판장 거래 동향을 파악해 정부가 수매·비축하는 상·중품 비율과 출하연기 물량을 결정하고, 저품위 출하연기에 필요한 저장·감모·판매손실비 등은 정부·지방정부·농협이 분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