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강국, 도입 경쟁 ‘초지평선 레이더 위력’은…韓, 北만 겨우 커버[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6. 7. 2. 06: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초지평선 레이더 감시거리는 약 5500㎞
中 수천㎞ 레이더 운영·주변국 軍동향 감시
韓 탐지거리 900㎞·전라·부산 등 4곳 배치
中 네이멍구에 설치된 3000㎞ 초지평선 레이더 탐지거리. 연합뉴스

캐나다가 최근 호주로부터 초장거리 감시망인 초지평선 레이더(OTHR·Over The Horizon Radar) 시스템을 25억 호주달러(약 2조7000억 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도입 대상은 호주군이 운용 중인 ‘진달리(JORN·Jindalee Operational Radar Network) 레이더망’으로, 수평선 너머에서 적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초기 단계부터 탐지가 가능하다.

JORN은 약 3000㎞ 거리에서 항공기와 선박, 미사일 등을 탐지할 수 있는 초장거리 감시체계다. 캐나다는 이 기술을 광대한 면적에 인구 밀도가 낮은 북극권 감시에 활용할 계획이다. 초지평선 레이더는 일반 레이더의 탐지 범위를 벗어난 지평선 너머의 물체를 탐지하는 첨단 기술로, 단파(HF) 전파가 이온층에서 반사되는 특성을 이용한다.

초지평선 레이더의 핵심 가치는 장거리에서 포착한 미약한 신호를 다른 정보와 결합하는 데이터 융합 능력에 있다. 인공위성과 해상초계기, 함정 레이더, 지상 방공망 정보를 하나의 작전 상황도로 통합해 수평선 너머의 움직임까지 탐지하는 조기경보 체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전에서 초대형 레이더가 방공망의 핵심 전력으로 부상하면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군사 강국들은 탐지거리 수천㎞급 초지평선 레이더를 경쟁적으로 배치하는 등 ‘레이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감시·추적하기 위해 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SBX·Sea-Based X-Band Radar)를 한반도 인근 해역에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SBX는 바다 위를 이동하는 부유식 레이더 기지로, 가로 73m, 세로 119m, 높이 85m 규모다. 최대 탐지거리는 약 4800㎞이며, 야구공 크기의 작은 금속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정밀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와 함께 장거리 식별 레이더(LRDR·Long Range Discrimination Radar)도 알래스카에 배치했다. LRDR은 냉전 시기 소련의 핵미사일을 탐지·추적하기 위해 운용했던 조기경보 레이더(EWR)를 발전시킨 체계로, AN/FPS-132 레이더의 후속 모델이다.

AN/FPS-132는 높이 35m의 삼각기둥 형태로, 각 면이 120도씩 총 360도 방향을 감시한다. 탑재된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약 5500㎞에 달한다. 같은 계열의 레이더는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도 배치됐으며, 최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일부 성능이 저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군 AN/FPS-132 레이더. 사진 제공=미 국방부

중국과 러시아도 탐지거리가 5000㎞에 달하는 초장거리 고성능 레이더를 운용하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헤이룽장성 솽야산 항공우주관측제어소 인근에는 미국의 조기경보시스템인 페이브 포(Pave Paws)와 유사한 초대형 레이더가 설치돼 있다. 탐지거리는 5500㎞에 달하며 미국의 신형 AN/FPS-132 페이브 포 레이더와 맞먹는 성능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한국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톈보(天波)’ 초지평선(OTH·Over The Horizon) 탐지 레이더도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등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탐지 반경은 3000㎞로, 사드(THAAD)의 X밴드 레이더 탐지거리인 600~800㎞를 크게 웃돈다.

중국은 미국처럼 해상 기반 레이더를 탑재한 전자정찰선도 운용하고 있다. 특히 전자통신 기술을 활용해 수집한 전자신호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의 암호를 해독하고 통신 주파수를 탐색해 전자파를 교란하는 전자전 자산으로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은 지상 기반 대형 위상배열 레이더(LPAR)도 운용 중이다. 저장성과 신장위구르자치구, 헤이룽장성 등에 LPAR 기지를 구축했으며, 최대 5500㎞ 밖의 표적까지 탐지할 수 있다. 한반도는 물론 일본 전역과 러시아 극동 지역까지 감시권에 포함된다.

한반도 주변 4강 가운데 하나인 군사 강국 러시아도 중국을 겨냥한 탐지 반경 6000㎞급 방공 레이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이 레이더는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에 배치돼 있으며, 동서 길이가 약 5500㎞에 이르는 중국 대륙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레이더의 성능은 2016년 4월 중국이 최대 사거리 1만5000㎞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41’을 시험 발사했을 당시 비행 궤적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목받았다.

반면 한국의 초장거리 대형 레이더 운용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 군은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를 위해 ‘EL/M-2080 그린파인 레이더’를 전라권과 부산 등 4곳에 배치했지만 탐지거리는 약 900㎞ 수준이다. 일본은 탐지거리 약 2000㎞의 조기경보 레이더 2기를 운용하고 있다.

우리 군은 탐지거리가 향상된 EL/M-2080S 슈퍼 그린파인 레이더도 도입했다. 그린파인 대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블록-B’형의 개량형인 ‘블록-C’형으로, 대전자전 성능과 동시 추적 표적 수, 안테나 이득, 추적 정밀도, 탄착점 및 발사 원점 산출 정확도 등을 대폭 향상했다. 다만 탐지거리는 150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