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만이 아니다…美 AI 데이터센터도 전력 확보 ‘사활’

강민성 2026. 7.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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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브릿지, 아크라이트 11억달러에 인수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사들이 직접 전력 개발사를 사들이며 자산을 내재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최근 호남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전국에 걸친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확보를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AI용 전력 확보는 이제 글로벌 화두로 부상했다.

2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디지털 인프라 투자 전문 기업인 디지털브릿지는 최근 전력 인프라 개발사 아크라이트캐피탈을 11억 달러(약 1조711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디지털브릿지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초대형 데이터센터 설계 기업 투자,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사 인수 등 AI·클라우드 인프라 분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아크라이트는 가스 발전, 태양광,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지난해 31기가와트(GW)에서 오는 2027년 66GW로 두 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반면 신규 발전 설비 구축과 전력망 연결 승인은 규제와 인허가 문제로 수년씩 지연되고 있다.

이 같은 ‘전력 병목 현상’은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수익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결국 기다리다 못한 디지털 인프라 기업들이 직접 전력 자산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

마크 간지 디지털브릿지 최고경영자(CEO)는 “AI가 글로벌 전력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며 “앞으로의 성장 단계에서는 디지털 인프라와 에너지 인프라 모두를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는 기업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융합’ 전략은 이미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재생에너지 개발사인 인터섹트 파워를 47억5000만달러(약 7조3910억원)에 인수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발전소, 대규모 배터리 저장 장치(ESS)를 한곳에 묶는 ‘에너지 파크’를 독자적으로 구축해 전력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와 전력 개발을 한 회사가 통제할 때 발생하는 시너지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샘 찬단 NYU 스턴 경영대학원 친 연구소 이사는 “전력 확보가 디지털 인프라 확장의 절대적인 제약 요인이 됐다”며 “두 영역을 모두 지배하는 플랫폼으로 자본이 쏠리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전력과 데이터센터 개발을 수직 계열화하면 인허가 경험과 전력망 연결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고, 대규모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설 구축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는 전력 업계의 인수합병(M&A)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 분야의 M&A 거래 규모는 약 1420억달러(약 220조8526억원)에 달했다. 블랙스톤의 TXNM 에너지 인수(115억달러),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의 칼파인 인수(160억달러)에 이어, 최근에는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도미니언 에너지가 668억달러(103조9408억원) 규모의 초대형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AI 시대의 주도권 싸움은 소프트웨어나 반도체를 넘어 ‘누가 더 안정적이고 막강한 전력망을 선점하느냐’라는 인프라 전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존 케첨 넥스트에라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규모가 중요한 시기”라며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만 자금 조달, 건설, 운영 등 모든 면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강민성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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